(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조세 무리뉴 경질 후 에릭 턴하흐를 선임하는 실수를 저지를 뻔 했다.
영국 스포츠바이블은 23일(한국시간) "토트넘은 턴하흐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가기 전 무리뉴 후임으로 데려오려고 했다. 하지만 두 가지 이유로 인해 턴하흐를 감독으로 선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토트넘은 무리뉴의 뒤를 이을 감독으로 아야스의 영광을 이끈 턴하흐를 고려하고 있었다. 네덜란드 출신 감독인 턴하흐는 당시 아약스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아약스를 이끌고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3회 우승을 기록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강까지 오르는 등 성공가도를 달렸다.
무리뉴 감독 체제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던 토트넘은 턴하흐를 새 감독 후보로 낙점했고, 미팅까지 가졌다. 하지만 토트넘 고위층들은 턴하흐를 실제로 만나본 후 계획을 철회했다.
스포츠바이블은 "북런던 클럽은 2021년 여름 아약스 감독이었던 턴하흐와 대화를 나눴지만 미팅은 실망스러웠다. 턴하흐는 토트넘 고위층들을 설득하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이유는 턴하흐의 말도 안 되는 요구와 능숙하지 않은 영어 실력 때문이었다. 매체는 "턴하흐는 미팅 내내 너무 무미건조한 태도를 보였다. 보드진들을 당황하게 만든 요구도 있었다"라면서 "턴하흐는 아약스에서 특정 코치 한 명만 데려오겠다고 고집했고, 이는 토트넘 임원들의 눈썹을 치켜세우게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토트넘 보드진들은 턴하흐의 영어 구사력과 아이디어 전달 능력에 대해 우려했다"라며 턴하흐가 선수단과 소통에 문제가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턴하흐를 후보에서 제외한 토트넘이 데려온 감독은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였다. 누누는 부임한지 단 4개월 만에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이후 안토니오 콘테가 부임해 토트넘을 이끌었다.
콘테 체제도 실패의 연속이었다. 콘테는 부임 첫 시즌이었던 2021-22시즌 누누 체제에서 이어졌던 부진을 극복하고 토트넘을 리그 4위에 올려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시즌 다시 부진을 거듭한 끝에 지난해 3월을 끝으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토트넘은 감독 대행 체제를 두 번이나 거쳤으나 무관 사슬을 끊어내지 못했다.
다만 현재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선임해 조금씩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시즌 초반 10경기 연속 무패(8승2무)를 달리기도 했고, 5경기 연속 무승에 빠졌다가 다시 상위권 경쟁을 이어가는 중이다.
반면 토트넘 부임에 실패한 턴하흐는 1년 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향했다. 아약스에서 보여주던 뛰어난 지도력으로 부임 첫 시즌 맨유를 리그 3위로 이끌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역대 최악의 부진을 선보이며 전반기를 마쳤다. 이적시장에서 네덜란드, 특히 친정 아약스 출신 선수들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고, 선수들과의 마찰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을 만큼 의사소통과 관련해 문제를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토트넘 보드진의 눈이 정확했던 것이다. 턴하흐를 걸렀던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라는 명장을 데려왔으나 턴하흐를 선임한 맨유는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