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중국의 자존심' 쑨양(20, 중국)이 다시 한번 박태환(22, 단국대)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박태환은 24일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1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남자자유형 400m에서 3분42초04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예선전에서 3분44초87의 기록으로 1위에 오른 쑨양은 결선에서 2위에 머물렀다. 올 시즌 400m 최고 기록보유자인 쑨양은 홈팬들의 성원에 보답하지 못했다.
약관의 20세인 쑨양은 경영에서 중국의 첫 금메달의 후보로 꼽혔다. '중장거리의 간판'인 장린(24)이 부진한 사이 쑨양은 중국 수영의 새로운 에이스로 거듭났다. 이번에야 말로 박태환을 이길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겼지만 노련미에서 앞선 박태환의 벽을 극복하지 못했다.
초반부터 스퍼트를 펼친 박태환 견제하지 못해
이번 대회에서 박태환은 처음으로 1번 레인에서 경기를 펼쳤다. 예선전에서 7위에 머문 점은 좋지 않은 결과로 나타났다. 내심 2번이나 3번 레인에서 뛰기를 원했던 박태환에겐 '적색경보'가 켜졌다.
하지만, 초반부터 폭발적인 스퍼트를 낸 경기력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초반은 물론, 막판스퍼트에서도 박태환은 다른 경쟁자들을 제쳤다. 1위로 결선에 진출한 쑨양은 가장 좋은 자리인 4번 레인에서 경기를 펼쳤다.
쑨양은 1번 레인에 위치한 박태환을 의식하기 힘들었다. 1번 레인은 다른 선수들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단점이 있다. 하지만, 박태환은 자신의 경기에만 집중하는 방법으로 이러한 악재를 이겨냈다.
반면, 쑨양은 박태환의 움직임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했다. 마지막 스퍼트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던 쑨양은 초반 스퍼트와 막판 스퍼트에서 힘을 발휘한 박태환을 전략을 꿰뚫지 못했다.
큰 경기에 강한 정신력과 심리전에서 박태환이 한수 위
장거리 선수인 쑨양은 중장거리인 400m보다 800m와 1500m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쑨양은 400m에서 박태환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의견을 종종 밝혀왔다.
쑨양은 지난 4월 중국춘계선수권대회에서 박태환의 최고기록 3분41초53을 0.05초 앞서며 올 시즌 최고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박태환 측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긴장한 점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예선전에서 힘을 비축하고 결선에서 최선을 다한 전력이 효과를 발휘했다. 또한, 큰 경기에서 강한 박태환의 '강심장'도 쑨양의 '패기'를 제압했다. 쑨양은 "내가 박태환에 뒤처지는 부분은 나이로 인한 경험"이라고 밝혔었다.
초반 스퍼트에서 기선을 제압한 박태환은 막판 스퍼트에서도 전력을 다했다. 반면, 200m 이후부터 나오는 막판 스퍼트에 초점을 맞춘 쑨양의 전략은 실패로 끝났다. 박태환이 치고나간 초반에 당황한 경기 운영은 승패에 영향을 미쳤다.
198cm의 장신인 쑨양은 유럽과 북미권 선수들이 지닌 유리한 체격조건을 지녔다.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중국 수영의 '에이스'로 급부상했지만 박태환의 노련함에 다시 한번 무릎을 꿇고 말았다.
[사진 = 박태환, 쑨양 (C) Gettyimages/멀티비츠]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