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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갈고 있는 국민타자 "와카 패배 못 잊어, 가슴 깊이 새겼다"

기사입력 2024.01.15 13:13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2024 시즌 선전을 다짐하며 지난해 가장 뼈아팠던 패배를 곱씹었다. 자신부터 변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선수단에도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두산은 15일 서울 잠실야구장 식당에서 창단기념식을 개최하고 프런트, 선수단, 코칭스태프 상견례를 진행했다. 고영섭 두산 구단 대표이사를 비롯해 이승엽 감독, 김태룡 단장 등이 참석했다.

이승엽 감독은 이 자리에서 "반갑다. 오랜만에 사장님과 단장님, 선수들을 뵙고 인사를 하니까 너무 기분 좋다"며 "지난해 마무리 캠프를 마치고 약 2개월 정도가 지났는데 앞으로 보름 후부터 진정한 2024년이 시작된다. 준비를 잘해서 성공하는 두산 베어스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승엽 감독은 2023 시즌 두산 지휘봉을 잡으면서 지도자로 데뷔했다.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타자가 사령탑으로 KBO리그에 돌아온 것만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두산은 2023 시즌 이승엽 감독의 지휘 아래 74승 68패 2무, 승률 0.514로 정규리그 5위에 올랐다.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이 부상 여파로 일찌감치 퇴출되고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속출하는 악재 속에서 꾸준히 5할 승률 이상을 유지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후반기 막판에는 KIA 타이거즈와의 치열한 5강 경쟁에서 마지막 순간 웃었다. 1경기 차이로 가을야구 막차 탑승에 성공, 2022 시즌 9위에 그쳤던 아쉬움을 털고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두산은 기세를 몰아 와일드카드 결정전 사상 첫 업셋(Upset)을 노렸다. 정규리그 4위 NC 다이노스와 시즌 전적 8승 8패로 호각세였던 데다 NC는 2023년 KBO리그를 지배했던 에이스 에릭 페디를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는 활용할 수 없었다. 

두산도 1선발 라울 알칸타라를 선발 로테이션상 마운드에 올릴 수 없었지만 토종 에이스 곽빈의 어깨를 믿었다. NC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투수 태너보다 매치업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두산은 지난해 10월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1회초 선취점을 얻고 2회초 김인태의 1타점 2루타, 3회초 호세 로하스의 솔로 홈런으로 3-0 리드를 잡고도 마운드 붕괴 속에 9-14로 패하면 허무하게 2023 시즌 여정을 마감했다.




이승엽 감독은 "작년 10월 19일 창원에서의 패배를 잊을 수 없다. 그 패배가 우리가 도약하는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며 "나부터 변하겠다. 변화가 없다면 승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는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2024년이 됐으면 좋겠다. 올해부터 달라지는 KBO리그 환경에 잘 적응한다면 다른 팀보다 더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당부했다.

두산은 지난해 10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 경기도 이천의 2군 훈련장에서 강도 높은 마무리 캠프를 실시했다. 두산 프런트도 주전 1루수이자 중심타자 양석환을 계약기간 4+2년, 총액 78억 원에 붙잡으면서 전력 출혈을 막았다.

라울 알칸타라, 브랜든 와델 원투펀치와 재계약에 이어 새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를 영입, 2024 시즌을 대비한 선수단 구성을 완료했다. 또 다른 내부 FA(자유계약) 투수 홍건희와의 계약이 마지막 남은 숙제다.

이승엽 감독도 자신과 함께 2024 시즌 게임을 운영할 코칭스태프 구성에 큰 변화를 줬다. 일부 코치들의 타 구단 이적 영향도 있었지만 이승엽 감독 스스로 지난해와 달라져야 한다는 필요성을 크게 절감했다. 



2024 시즌 두산 1군 코칭스태프는 이승엽 감독을 필두로 박흥식 수석코치, 조웅천·박정배 투수코치, 김한수·이영수 타격코치, 조성환 수비코치, 고토 고지 작전(3루)코치, 정진호 주루(1루)코치,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코치, 천종민·조광희·유종수 트레이닝코치로 구성된다.  

가장 큰 변화는 수석코치다. 지난해 이승엽 신임 감독과 함께 수석코치로 팀을 이끌었던 김한수 코치는 1군 타격 메인 코치를 맡아 야수들의 지도에 집중할 예정이다. 고토 고지 코치는 1군 타격 메인에서 3루 작전/주루 파트로 이동했다. 

박흥식 수석코치는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에서 수석 겸 타격코치를 맡아 김민석, 윤동희 등 젊은 유망주들의 성장을 이끌어 냈던 가운데 2024년 두산에서 베어스의 도약에 힘을 보태게 됐다.

박흥식 수석코치는 이승엽 감독과 인연이 깊다. 이승엽 감독은 1995년 경북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뒤 프로 2년차였던 1996 시즌부터 박흥식 코치를 만나 KBO 역사상 최고의 홈런 타자로 성장했다. 스승과 제자에서 이제는 수석코치와 감독으로 새롭게 동행을 이어간다.



이승엽 감독은 "김한수 코치가 수석에서 타격으로 이동하는 것도 신중하게 생각했다. 우리 팀이 지난해 타격이 좋지 않았는데 김한수 코치가 타격 파트를 오랫 동안 맡으셨던 경험이 있고 나도 선수 시절 지도를 경험했다"며 "고토 코치도 일본에서 3루 작전 주루코치 경험이 있다. 우리가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려면 이 자리가 굉장히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절대로 게임을 포기하는 경우는 없지만 내줘야 할 때와 가져와야 할 때를 빠르게 판단을 해야할 것 같다"며 "지난해보다 더 많은 승리를 팬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내 결단력도 필요하겠지만 조금 더 사람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선수들이 최상의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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