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엔 베테랑 선발투수가 필요하다. 류현진은 어떨까.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볼티모어의 선발진을 평가하며 베테랑 에이스의 부재를 지적했다. 대안으로 류현진의 이름을 언급했다. 매체는 "카일 깁슨의 192이닝을 대체할 투수가 여전히 부족하다"며 "마이크 엘리아스 볼티모어 단장은 제임스 팩스턴, 마이클 로렌젠, 마이크 클레빈저, 류현진 등 자유계약(FA) 선수로 선발진을 보강할 수 있다"고 전했다.
볼티모어는 이번 오프시즌 FA 시장에서 깁슨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떠나보냈다. 깁슨은 1987년생으로 2013년 미네소타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했다. 지난해까지 11시즌 동안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300경기에 출전했다. 통산 104승100패 2홀드 평균자책점 4.54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엔 33경기 192이닝에 선발 등판해 15승9패 평균자책점 4.73을 선보였다.
깁슨 없이 새 시즌을 준비 중인 볼티모어는 올 시즌 카일 브래디시, 그레이슨 로드리게스, 딘 크레머, 존 민스로 로테이션을 꾸릴 예정이다. 1993년생인 민스가 최연장자일 정도로 선발진이 젊은 편이다. 빅리그 경험도 전반적으로 많지 않다. 무게감을 실어줄 자원이 절실하다.
우완투수 브래디시는 1996년생으로 2022년 볼티모어 소속으로 빅리그에 첫선을 보였다. 지난해 30경기 168⅔이닝서 12승7패 평균자책점 2.83으로 선전했으나 메이저리그 경력은 통산 2시즌뿐이다. 1999년생인 우완투수 로드리게스는 지난 시즌 빅리그에 첫발을 내디뎠다. 23경기 122이닝서 7승4패 평균자책점 4.35를 빚었다. 아직 유망주라 물음표를 완전히 떼진 못했다.
1996년생인 우완투수 크레머는 202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지난해 32경기 172⅔이닝서 13승5패 평균자책점 4.12를 만들었다. 통산 4시즌 동안 71경기(선발 70경기) 370⅓이닝서 22승20패 평균자책점 4.35를 올렸다. 좌완투수 민스는 2018년 볼티모어와 함께 빅리그에 고개를 내밀었다. 지난 시즌 4경기 23⅔이닝에 선발 등판하는 데 그쳤다. 1승2패 평균자책점 2.66의 성적을 남겼다. 볼티모어 선발투수 중 빅리그 데뷔는 가장 빠르지만, 통산 6시즌 동안 74경기(선발 69경기) 380⅓이닝에만 나서 21승26패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했다.
그래서 볼티모어엔 류현진이 딱 어울린다. 1987년생인 류현진은 빅리그 경력이 풍부하다.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선발 에이스로 이름을 떨친 류현진은 2012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LA 다저스와 6년 36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류현진은 2013년 30경기 192이닝서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데뷔 시즌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2014년에도 26경기 152이닝서 14승7패 평균자책점 3.38로 순항했다. 2015년엔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로 한 시즌 간 휴식을 취했다. 2016년에도 1경기에만 출전해 1패 평균자책점 11.57을 떠안았다. 그해 왼쪽 팔꿈치 괴사 조직을 제거했다.
2017년 다시 로테이션을 돌기 시작했다. 25경기(선발 24경기) 126⅔이닝서 5승9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77을 만들었다. 2018년엔 15경기 82⅓이닝서 7승3패 평균자책점 1.97로 반등을 알렸다. 2019년 29경기 182⅔이닝서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로 완벽히 부활했다.
2019시즌 종료 후 류현진은 FA 자격을 얻었다. 4년 8000만 달러의 잭폿을 터트리며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했다. 당시 구단 역사상 투수 FA 최고액이었다.
계약 첫해였던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팀당 60경기의 단축 시즌이 진행된 가운데 류현진은 12경기 67이닝서 5승2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했다. 2021년엔 31경기 169이닝서 14승10패 평균자책점 4.37을 빚었다. 2022년엔 6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로 조기에 시즌 아웃됐다. 6경기 27이닝서 2승 평균자책점 5.67에 머물렀다.
지난해 재활을 마치고 돌아왔다. 8월 2일 볼티모어서 복귀전을 치렀다. 총 11경기 52이닝서 3승3패 평균자책점 3.46을 만들었다. 다시 FA 시장에 나왔다. 류현진의 빅리그 통산 성적은 10시즌 186경기(선발 185경기) 1055⅓이닝 78승48패 평균자책점 3.27이다.
부상 이력은 있지만 류현진은 맏형이자 농익은 베테랑으로서 볼티모어 선발진을 이끌어 줄 수 있다. 동갑내기인 깁슨이 지난해 맡았던 역할이다. 또한 현재 선발투수 중 좌완은 민스 한 명뿐이다. 류현진은 좌완투수라는 점에서도 볼티모어에 제격이다. 현재 FA 시장에 남은 선발투수 중 몸값도 비교적 높지 않은 편이다. 1년 혹은 1+1년의 단기 계약을 추진한다면 영입하는 데 부담도 적다.
당초 류현진은 뉴욕 메츠와 강하게 연결됐다. 그러나 메츠는 지난 7일 좌완투수 션 마네아와 2년 총액 28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지난 12일 데이비드 스턴스 메츠 구단 야구 운영 부문 사장과 인터뷰를 통해 "메츠는 류현진, 로렌젠 등 낮은 등급 투수들의 몸값이 떨어지면 영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 외에도 류현진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보스턴 레드삭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과 연결돼 왔다. 샌디에이고엔 내야수 김하성과 투수 고우석, 샌프란시스코엔 외야수 이정후가 몸담고 있다. 만약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새 소속팀을 찾지 못한다면 친정팀 한화로 복귀하는 것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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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