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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아프고 안 다치는 게 우선"…'1270G 베테랑' SSG 이적 뒤 '새 경쟁' 준비한다

기사입력 2024.01.14 21:00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KBO리그 최고의 팀으로 거듭난 2010년대 초반, 팀의 중심에는 '베테랑 포수' 진갑용이 있었다. 하지만 늘 그에게만 포수 마스크를 맡길 수 없었던 삼성은 대안을 찾아야 했고, 그때 이지영(SSG 랜더스)이라는 새로운 포수를 발견했다.

2008년 육성선수 입단 이후 상무(국군체육부대)에서 군 문제를 해결한 이지영은 2012년부터 1군에서 기회를 얻었고, 점차 자신의 입지를 넓혀나갔다. 2013년(113경기)에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 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진갑용의 뒤를 이어 주전 포수를 맡게 됐다.

'삼성 왕조'는 2010년대 중반 막을 내렸지만, 주전 포수가 이지영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었다. 2015년에도, 2016년에도, 2017년에도 팀 내 포수 중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진 선수는 이지영이었다.

하지만 그런 이지영에게도 변화가 찾아왔다. 삼성이 2018시즌을 앞두고 FA(자유계약)로 강민호를 영입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자연스럽게 주전 포수는 강민호의 몫이 됐고, 이지영은 뒤를 받쳐주는 역할을 맡았다. 2018년 이지영의 출전 경기 수는 90경기였다.



결국 이지영은 2018시즌 이후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 히어로즈로 이적했다. 당시 키움에도 박동원(LG 트윈스)이라는 확실한 주전 포수가 버티고 있었지만, 이지영은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하며 2019시즌 106경기에 출전했다. 여기에 박동원과 이지영의 시너지 효과로 키움 안방의 무게감이 확 달라졌다.

'생존'에 성공한 이지영은 2019시즌 이후 3년 총액 18억원에 FA 계약을 맺으면서 영웅군단과의 동행을 이어갔다. 2020~2022년에도 꾸준히 그라운드를 밟으며 제 몫을 다했고, 2022년에는 2016년 이후 6년 만에 400타석을 소화했다.

물론 이지영이 기대만큼 잘해주긴 했지만, 키움으로선 미래도 생각해야 했다. 2023 신인 드래프트 당시 안방 보강에 초점을 맞췄고, 2라운드 전체 12순위로 지명된 김동헌의 성장세를 눈여겨봤다. 김동헌이 지난 시즌 211타수 51안타 타율 0.242 2홈런 17타점 OPS 0.631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는 가운데서도 꾸준히 기회를 받은 이유다.



예년과 다른 상황에 놓인 이지영은 2023시즌 종료 이후 FA 자격 취득과 함께 시장에 나왔고,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다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SSG와 손을 잡았다. 해를 넘긴 뒤에도 도장을 찍지 못했던 이지영으로선 빨리 계약을 마치고 새 시즌을 준비하길 원했다.


이지영은 "항상 즐겁게 야구를 했는데, 2023년은 많이 우울했던 해였다"며 "지난해 키움이 일찍 시즌을 마감해서 휴식을 취하기도 했고, 또 11월 초부터 운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스피드나 이런 걸 유지할 수 있게끔 몸 상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일단 새로운 팀과 동료들에 대해 파악하는 게 첫 번째 과제다. 이지영은 "SSG 투수들의 공에 먼저 적응해야 하고, 스프링캠프에서 많이 받아봐야 할 것 같다. 나름대로 분석도 하면서 투수들을 이끌어갈 생각"이라며 "팀에 어떤 부분을 기여하기보다는 팀이 우승을 할 때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은 마음"이라며 자신보다는 팀을 강조했다.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발탁되기도 했던 이지영은 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포수 중 한 명이다. 큰 경기 경험도 풍부하고, 수비에서의 안정감도 뛰어나다. 비교적 젊은 포수가 많은 SSG가 이지영에게 기대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동안 1000경기 넘게 출전할 수 있었던 '꾸준함'의 비결은 무엇일까. 이지영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안 아프고 안 다친 게 우선이었고, 그냥 계속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을 것 같다"며 "내가 따로 선수들에게 얘기하는 것보다 그냥 앞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 또 좋은 모습을 보이면 선수들이 알아서 그런 걸 보며 따라올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모든 프로 선수라면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삼성과 키움에서 경쟁을 경험했던 이지영은 이제 SSG에서 조형우, 박대온, 신범수 등과 함께 자리를 놓고 다퉈야 한다. 어느 누구에게도 '주어진 자리'는 없다.

또 한 번의 경쟁을 앞둔 이지영은 "나이가 적든 많든 그걸 떠나서 항상 운동장에서는 실력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후배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그래도 내가 지지 않기 위해서 나 또한 열심히 해야 하고 잘하려고 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SSG 랜더스,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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