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레스터 시티가 일부 코벤트리 시티 팬들이 걸어놓은 걸개에 대해 분노를 표하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레스터는 13일(한국시간) 영국 코벤트리에 위치한 코벤트리 빌딩 소사이어티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27라운드 경기에서 코벤트리에 1-3으로 패배했다. 키어넌 듀스버리-홀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전 막바지 내리 세 골을 허용한 레스터는 이번 패배로 11경기 무패행진을 마쳤다.
리그 순위에는 변동이 없었다. 레스터는 이번 시즌 압도적인 기세로 챔피언십 1위를 달리고 있는데, 특히 코벤트리전에서 패배하기 전까지 11경기 무패를 기록 중이었다. 레스터가 마지막으로 패배했던 경기는 지난해 11월 중순 열린 미들즈브러전이었고, 당장 최근에도 3연승을 거두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아직 리그 일정이 많이 남았지만, 현지에서는 레스터가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PL)에 복귀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여겼다. 그만큼 레스터의 분위기는 좋았다.
그러나 레스터는 이번 경기에서 자신들보다 순위가 한참 떨어져 있던 코벤트리에 패배를 당했다. 리그 중위권에서 치열한 승점 싸움을 벌이는 중이던 코벤트리는 레스터전 승리로 순위를 순식간에 6위까지 끌어올렸다. 게다가 전반전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후반전에 동점골과 역전골, 쐐기골까지 얻어맞으며 당한 패배이기 때문에 이번 경기 결과는 레스터 팬들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경기 외적으로 충격적인 일도 있었다. 일부 코벤트리 팬들이 레스터의 전 구단주 쿤 위차이 시왓타나쁘라파(태국)가 사망했을 당시 터진 헬리콥터 추락 사건을 조롱하는 걸개를 내걸은 것. 지난 2018년 10월 레스터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경기 이후 발생한 이 사고는 조종사는 물론 레스터의 전 구단주와 그의 애인, 그리고 직원들까지 모두 사망하며 큰 충격을 줬다. 일부 코벤트리 팬들은 모두가 추모했던 사건을 조롱하는 걸개를 만들어 레스터 팬들을 분노하게 했다.
레스터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레스터는 경기가 끝난 뒤 구단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는 클럽과 커뮤니티에 깊은 영향을 미친 비극적인 사건을 조롱한 일부 코벤트리 팬들의 무례한 행동에 대해 실망스럽게 생각한다. 이런 행동은 축구가 추구하는 존중과 화합이라는 가치에 위배되는 행동이다"라며 일부 코벤트리 팬들의 행동에 대해 실망감과 분노를 표했다.
이어 레스터는 "우리는 이러한 행동을 규탄하고, 이 사건을 관련 당국에 알리기 위해 도와준 코벤트리 구단과 축구 커뮤니티에 감사를 전한다. 우리는 모든 당사자와 관련자를 찾아내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다"라며 해당 일을 벌인 사람들을 찾아내 엄벌하겠다고 경고했다.
코벤트리도 팬들을 감쌀 생각이 없었다. 코벤트리는 "우리는 레스터를 공격하는 내용이 담긴 걸개가 걸린 사건을 비난한다. 구단 측은 웨스트 미들랜드 경찰과 협력해 이런 걸개를 만든 사람들을 찾아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이런 행동은 축구와 사회에서 용납되지 않으며, 이런 팬들은 우리 구단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라는 내용의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해당 걸개를 만들었다고 추정되는 일부 팬들의 신상이 밝혀질 경우, 코벤트리 구단 측에서 경기장 출입 금지 등의 징계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레스터 시티, X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