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5회(최다) 우승에 빛나는 브라질이 법적인 문제로 큰 위기를 맞았다.
AP통신이 지난 25일(한국시간) 브라질 주재원을 통해 FIFA가 브라질축구협회(CBF)에 서한을 보내 브라질 각급 대표팀과 구단들이 오는 1월 새로운 회장 선거가 있을 경우 국제대회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FIFA가 CBF에 만약 기다리지 않고 에드날두 로드리게스 회장을 대신할 새 회장 선거를 진행할 경우 징계를 받을 것이라고 서한을 통해 밝혔다"라며 자신들이 이 서한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리우데자네이루 스포츠 법원은 로드리게스를 지난 8일 CBF 회장직에서 퇴출했다. 지난해 선거 과정에서 규정 위반이 이유였다. 브라질의 상위 두 최고 법원이 지난주 이 판결을 지지했다.
다만 FIFA는 역사적으로 각국 정부나 제3자의 축구협회 운영 개입을 거부하고 있다. 브라질도 이 위기가 해결되기 전까지 국제 대회에서 퇴출당할 수 있다.
언론은 이어 "리우 법원은 호세 페르디스 브라질 최고 스포츠 법원장을 30일 이내에 새로운 회장 선거를 진행할 중재자로 지명했다. FIFA는 CBF에 보낸 이전 서한에서 이런 개입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라며 FIFA가 이를 '개입'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FIFA와 남미축구연맹(CONMEBOL)은 서한을 통해 오는 1월 8일까지 브라질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FIFA와 CONMEBOL은 서한을 통해 "우리는 위원회가 시작하기 전까지 어떠한 선거를 포함한 CBF에 영향을 줄 결정도 이뤄져선 안 된다고 강하게 강조하고 싶다. 이는 존중받지 못한다. FIFA는 이 사안을 관련 결정 기구에 회부해 판단하고 결정하도록 해 징계를 내릴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질서를 위해, 우리는 CBF가 관련 FIFA 기구에 의해 최종적으로 징계를 받을 경우 즉시 효력이 발생하고 FIFA에 의해 징계가 중단될 때까지 모든 회원 권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이는 또 CBF가 징계받는 동안 CBF 대표팀과 클럽팀들이 더 이상 어떠한 국제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서한은 또 회원 협회에 대한 모든 불규칙한 간섭은 징계를 포함해 FIFA 법령에 규정된 대로 제재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제3자의 영향이 있었더라도 해당 회원협회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명시했다.
중재자인 페르디스는 FIFA의 서한에 성명서를 내고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명성과 진실정이 요구되는 선거를 정해진 기한 내에 요구할 것"이라고 밝혀 선거 강행 의지를 밝혔다.
기존 회장인 로드리게스는 지난 2021년 전임자인 호제리우 카보클로가 징계를 받으며 임시 회장으로 처음 자리에 올랐다. 현지 언론들은 로드리게스가 다시 회장직에 도전하거나 다른 후보를 돕기 위해 협상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카보클로가 2021년 9월 성범죄 혐의로 징계를 받아 물러났다. 그러면서 부회장이 로드리게스를 회장으로 선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는 협회 최초로 흑인 회장이 됐다. 기존 로드리게스 체제는 오는 2026년까지 임기가 예정돼 있다.
브라질은 이번에 징계를 받을 경우, 준비 중인 2027 여자 월드컵 유치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고 내년에 열리는 코파 아메리카, 장기적으로는 2026 북중미(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월드컵 출전까지 불투명하다.
당장 직면한 문제는 바로 새로운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이다. 브라질은 현재 플루미넨시를 이끌고 있는 페르난두 디니스가 임시 감독으로 1년 반 동안 활동하기로 돼 있다.
지난해 12월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크로아티아와의 8강에서 패해 탈락했고 치치 감독이 카타르에서 사임을 발표했다. 브라질은 안첼로티 감독을 새 감독으로 선임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였지만, 레알이 이를 막으면서 내년 여름으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안첼로티의 계약이 이때 끝나기 때문이다.
이를 추진한 것이 로드리게스 회장인데 그가 회장직을 박탈당하면서 안첼로티의 브라질 감독 부임 여부도 아주 불투명해졌다. 더군다나 레알이 안첼로티에게 재계약을 제안하면서 브라질은 더욱 위태로워졌다.
사진=AP,EPA/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