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데뷔 시즌에 보여준 활약상을 인정 받아 전반기 베스트 11 일원으로 뽑혔다.
축구통계매체 '후스코어드'는 22일(한국시간) SNS을 통해 "현재까지 분데스리가 올해의 팀"이라는 제목으로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 11을 발표했다.
3-4-3 전형으로 돼 있는 전반기 베스트 11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과 바이엘 레버쿠젠이 총 9자리를 차지했다. 뮌헨이 4자리를 배출한 가운데 전반기 베스트 11에 뽑힌 뮌헨 4인방 중엔 '괴물 센터백' 김민재도 포함됐다.
김민재는 지난 21일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있는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볼프스부르크와의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1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2-1 승리에 기여했다.
전반 33분 토마스 뮐러의 크로스를 자말 무시알라가 머리로 받아 넣으면서 선제골을 터트렸다. 10분 뒤 해리 케인이 뮐러의 패스를 받아 박스 앞 먼 거리에서 엄청난 슈팅으로 팀의 두 번째 골을 터트리며 리드를 벌렸다.
뮌헨은 전반 추가시간에 만회골을 내주긴 했지만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2023년 마지막 경기를 2-1 승리로 마무리했다. 같은 시각 분데스리가 선두 바이얼 레버쿠젠도 보훔을 상대로 승리해 승점을 42(13승3무)로 늘렸고, 한 경기 덜 치른 뮌헨이 승점 38(12승2무1패)로 2위에 위치한 채 전반기를 마쳤다.
볼프스부르크 원정 경기를 마친 뮌헨 선수들은 앞으로 약 3주간 겨울 휴식기에 돌입한다. 뮌헨은 다음 공식 경기는 내년 1월 13일 호펜하임과의 17라운드 홈경기로, 전반기를 쉴 틈 없이 달려온 선수들은 겨울 휴식기를 통해 재충전 시간을 갖는다.
뮌헨 핵심 수비수로 매 경기 꾸준히 선발로 출전한 김민재도 숨 돌릴 시간을 갖게 됐다. 지난 여름 SSC나폴리를 떠나 뮌헨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는 신입생임에도 전반기 동안 22경기(선발 21경기, 교체 투입 1경기)에 출전해 1903분이나 소화했다.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뮌헨의 주전으로 활약한 김민재가 분데스리가 전반기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건 예견된 일이었다. 후스코어드는 독일이 겨울 휴식기에 들어가자 개막 후 1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들의 전반기 평점을 토대로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베스트 11을 선정했다.
개막전부터 16라운드까지 기록한 평점을 평균으로 나눠 포지션별로 점수가 가장 높은 11명을 뽑은 결과, 이번 시즌이 뮌헨과 분데스리가에서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민재가 베스트 11의 한 축을 맡으면서 눈길을 끌었다.
폭설로 인해 취소된 15라운드 우니온 베를린전을 제외한 나머지 15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한 김민재는 매체로부터 평균 평점 7.14를 받아 전반기 베스트 11 백3의 일원으로 등극했다. 김민재와 함께 요나탄 타와 오딜롱 코수누(이하 레버쿠젠)가 수비진을 구성했다. 골키퍼 자리엔 올리버 바우만(호펜하임)이 뽑혔다.
중원에 배치된 4명은 르로이 자네, 자말 무시알라(이하 뮌헨), 플로리안 비르츠, 알렉스 그리말도(이하 레버쿠젠)였다. 마지막 최전방 3톱 라인엔 올시즌 21골로 분데스리가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해리 케인(뮌헨)과 17골을 터트린 득점 2위인 세루 기라시(슈투트가르트) 그리고 10골로 득점 랭킹 4위에 오른 빅터 보니페이스(레버쿠젠)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맹활약해 리그 우승까지 거머쥔 김민재는 새 시즌을 앞두고 이적료 5000만 유로(약 710억원)에 독일 분데스리가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는 나폴리 때와 마찬가지로 합류하자마자 핵심 수비수로 등극하면서 매 경기 선발로 출전했다.오히려 너무 많은 경기를 뛰는 탓에 과부하에 대한 걱정이 생길 정도였다. 어느덧 김민재가 15경기 연속 선발 풀타임을 기록하자 독일 현지 언론도 우려를 표했다.
힘겨운 일정 속에서도 김민재는 내색 하지 않고 꾸준히 경기에 나와 최선을 다하면서 뮌헨 수비를 든든하게 책임졌다. 새로운 팀과 리그에서 뛰고 있어 때때로 실수를 범할 때도 있지만 부상자가 많은 뮌헨 수비수들 사이에서 건강히 제 위치를 지키며 팀의 우승 경쟁을 도왔다.
특히 김민재는 지난 18일 슈투트가르트와의 15라운드 맞대결에서 뮌헨 이적 후 가장 좋은 경기력을 펼쳤다. 이날 김민재는 분데스리가 득점 2위 기라시를 꽁꽁 묶었을 뿐만 아니라 후반전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 득점에 성공해 시즌 마수걸이 골이자 뮌헨 데뷔골까지 터트리면서 3-0 완승을 이끌었다.
15라운드가 끝난 후 분데스리가는 공식 SNS을 통해 '이주의 팀(Team of the Week)'을 발표했다. 포지션별로 15라운드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11명의 선수들 중엔 당연히 김민재도 포함됐다.
김민재를 뽑은 이유에 대해 분데스리가는 "'더 몬스터(The Monster)' 김민재는 슈투트가르트 상대로 3-0 승리를 거둔 경기장 양쪽 끝에서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며 뮌헨 유니폼을 입은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라고 설명하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전반전에 골을 넣었지만 오프사이드로 인해 취소된 김민재는 결국 후반전에 분데스리가에서 첫 골을 넣었다"라며 "또 케인이 2-0으로 만들 수 있도록 도왔고, 몸싸움 승률 67%를 기록하면서 멋진 하루를 마무리했다"라고 덧붙였다.
또 독일 '빌트'와 '키커' 모두 김민재에게 가장 높은 평점인 1점을 줬다. 독일은 1점이 가장 높은 평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부정적인 평가를 의미한다. 독일 최대 축구전문지 키커는 멀티골을 터뜨린 케인(1.5점)보다 김민재에게 높은 평점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이날 경기 MVP로 선정됐다. 빌트는 김민재와 케인에게 동시에 1점을 줬다.
슈투트가르트전에서 맹활약한 후 2023년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면서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 11에 뽑혔지만 김민재는 자신의 현 성적에 만족하지 않았다.
김민재는 지난 20일 독일 매체 'T-온라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분데스리가에서 첫 6개월은 만족스럽지 않다. 아직도 내가 주전 선수라는 것에 대해 확신이 없다"라며 "더리흐트가 부상으로 전반기 대부분을 결장한 게 확신하지 못하는 이유이다. 우리 3명(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마테이스 더리흐트)이 제대로 경쟁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센터백 더리흐트는 올시즌 '김민재-우파메카노' 센터백 라인에 밀려 계속 벤치만 지키다가 지난 10월 오른쪽 무릎 인대가 부분 파열돼 2023년 최종전인 볼프스부르크에서 교체로 나와 복귀전을 가졌다.
동료의 부상이 있었지만 꾸준히 선발로 나와 안정된 플레이를 펼쳐 매체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음에도 김민재는 겸손함을 드러내며 더 나은 경기력을 추구했다. 만족을 모르는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후반기에 더 좋은 활약을 펼쳐 명실상부 올시즌 분데스리가 최고의 수비수로 인정받을지 주목된다.
한편, 김민재뿐만 아니라 이강인(PSG)도 프랑스 데뷔 시즌에 후스코어드가 뽑은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1 전반기 베스트 11에 뽑히면서 한국 축구 팬들을 기쁘게 했다.
지난 여름 스페인 라리가 RCD마요르카를 떠나 PSG(파리 생제르맹) 유니폼을 입은 이강인은 올시즌 리그에서 10경기에 나와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리그1 선두 PSG 주전 선수로 자리 잡아 전반기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사진=후스코어드, 분데스리가 SNS, 연합뉴스, 키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