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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오진 날' 감독 "이성민·유연석·이정은 '1순위' 캐스팅, 기대보다 200% 좋아"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3.12.15 10:50



(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운수 오진 날' 필감성 감독이 주연 배우들을 향한 깊은 신뢰와 애정을 드러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운수 오진 날'(극본 김민성·송한나, 연출 필감성)의 연출을 맡은 필감성 감독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운수 오진 날'은 평범한 택시기사 오택(이성민 분)이 고액을 제시하는 묵포행 손님(유연석)을 태우고 가다 그가 연쇄 살인마임을 깨닫게 되면서 공포의 주행을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그간 영화를 위주로 연출했던 필감성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첫 드라마, OTT에 진출했다. 그는 "전 항상 캐릭터에 끌리는 사람이다. 영화는 점점 짧아지고 있는데, (드라마는) 캐릭터 흐름을 잘 보여줄 수 있으니까 그걸 원 없이 한 것 같아서 재밌는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필 감독이 웹툰 원작이 있는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세 가지였다. 그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스릴러를 10부작을 통해서 어떻게 할까에 대한 도전의식이 들었다. 본 적이 없는 드라마 형식을 해보고 싶다는 게 컸다. 또 로드무비를 좋아했는데 로드무비 형식과 스릴러가 합쳐진 게 흥미로웠다. 그리고 악역 금혁수를 제대로 그려보고 싶었다"고 이유를 이야기했다.

원작과 다르게 풀어가고자 한 지점도 설명했다. 그는 "한정된 공간에서 대화 통해 전개되는 게 매력적이었다. 이걸 10부작 드라마로 끌고 가기엔 한정된 부분이 있어 오택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넣는 게 중요했다. 왜 이렇게 말려들었고, 어떤 감정을 느끼고 다시 만나는가였다. 또 한 가지는 황순규(이정은 분) 이야기를 끌어들여 세 명이 충돌하면서 만나는 리듬감, 에너지를 만들어 보자는 게 원작과 가장 큰 차이점이었다"고 했다.



이성민, 유연석, 이정은까지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연기도 호평을 받고 있다. 필 감독은 "기대보다도 200% 잘 나온 것 같다. 첫 러브콜한 배우들이 응해주셔서 '이게 맞나' 싶기도 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세 배우에게 첫 '러브콜'을 보내 꿈의 조합을 완성했다. 각각의 캐스팅 이유에 대해서 먼저 그는 "황순규는 원작에 없었다. 처음 받은 대본엔 남자였는데 자칫 그 부성애가 오택의 부성애와 겹치는 측면이 있지 않을까 우려됐다. 작가님들과 이야기하면서 여성으로 바꾸고 '이정은 선배같은 배우 캐스팅하면 어떨까' 했다"며 "이정은 선배님  생각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이어 그는 "오택 역할은 (이성민 외) 다른 배우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 천하의 순둥이 아저씨부터 딸과 부인 잃고 바닥을 쳐서 점점 금혁수를 닮아가는 복수의 화신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누가 가장 잘 설득할 수 있을까 했다"고 신뢰를 보였다.


필 감독은 "연석 씨는 다정하고 스윗한 부분도 좋지만 서늘함이 너무 좋았다. 언젠간 작품에서 그 이미지를 최대한 많이 쓰고 싶다 했는데 마침 만난 것"이라며 한 작품에서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부터 CEO까지 다 소화하는 '유연석 종합선물세트'라고 표현했다.

유연석은 앞선 인터뷰에서 자신이 고등학생 시절까지 소화할 것이라곤 예상을 못했다고 이야기하기도. 이에 대해 필 감독은 "사실 아역을 생각 했었다. 이 역할을 다른 아역이 한다면, 사이코패스 형성기를 연석 씨가 안 하면 구멍이 있을수도 있겠다 했다"고 했다.

이어 "연석 씨가 안 할까봐 걱정했는데 '더 이상 저에게 아역을 제안하는 사람이 없다'며 (제안에) 놀라더라"며 "(유연석이) 너무 걱정을 했다. 그래서 노안 고등학교를 만들 거라고 걱정 말라고했다. 보조 출연 분들도 전부 30대 이상으로 맞췄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연출 포인트에 대해서는 "좁은 공간 안에서의 긴장감이나 반응을 어떻게 하면 잘 보여줄 수 있을까 했다. 3회까지는 계속 택시 안에 있어서 최대한 단조롭지 않게 하는 게 챌린지였다. 배우들의 연기에만 의존할 수 없어서 차에서 찍을 수 있는 건 다 해본 것 같다"며 다양한 촬영 기법을 사용했다고 했다.

파트1과 파트2의 포인트도 달랐다. 필 감독은 "오택의 운수 오진 날이 최악의 날이었던 흐름을 보여주면서 금혁수가 점점 올라오고, 황순규가 계속 따라 붙어서 '얘를 잡을 수 있을까' 이런 긴장감으로 가는 이야기가 파트1이었다. 파트2는 사실을 알게된 오택이 '얘의 정체를 밝혀내 복수를 할 수 있을까하는, 다른 결의 드라마였다. 그걸 중점적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파트2는 원작의 웹툰의 엔딩 이후 시점. 그는 "요즘은 웹툰 엔딩이 (검색만 해도) 다 나와있으니까 이대로 보여주는 건 의미가 없고 허를 찌르는 걸 보여주자 했다. 처음 1, 2화 공개되고 '이 설정으로 10부까지 간다고?' 그런 댓글이 많았는데 이 예측을 벗어나는 전개를 해보자 했다. 뻔한 복수극으로 가진 않았으면 했다. 오택이 리암니슨이 아니니까, 이 순한 아저씨가 어디까지 가는지 그리고 결국은 승리하는 건 착한 마음이라는 걸 보여주자 했다"고 밝혔다.



작품은 OTT 티빙에서 공개 후 tvN을 통해 TV로도 전파를 탔다. '운수 오진 날'이 잔인하다는 반응이 있는 것에 대해선 처음엔 TV 방영을 생각하지 않아서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었다고 했다. 그는 "사운드 같은 걸로 간접적으로 표현해 더 공포스럽게 느끼셨던 것 같다. 처음엔 OTT만 의도해서 만들었다. TV에서 하기엔 너무 (수위가) 높지 않았나 싶다"며 "후반 작업 중에 (방송이) 결정이 돼서, 처음부터 결정됐다면 좀 더 고려 했을 것 같다"고 했다.

끝으로 필 감독은 "평들 중에서 오택의 결정이 답답하다는 반응이 있었는데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시원하게 되갚아주는 면들이 있다. 선배님들의 쟁쟁한 연기 보면서 즐겨주시면 감사하겠다"며 "'5부보다가 그만 두신 분 6부 보라'고 읍소하는 댓글이 있던데 그 분께 감사드린다. 참아주시면 명연기를 보실 수 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운수 오진 날'을 성공적으로 마친 필 감독은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스릴러를 좋아하지만, "연이어 스필러 두 편을 해서 다음 작품은 다른 길을 가보고 싶다"는 그는 드라마를 연출할 계획도 물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 참 재밌는 경험을 했다. 드라마 만드시는 분들을 존경하게 됐다. 이런 환경에서 걸작을 만들어내는 선배님들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기회가 되면 다시 또 드라마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한편, '운수 오진 날'은 최근 티빙을 통해 Part1(1~6화)과 Part2(7~10화)까지 전편이 공개됐다.

사진=티빙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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