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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 여성·성소수자 향한 시선…최수영·송재림 연극 도전 [종합]

기사입력 2023.12.13 18:42 / 기사수정 2023.12.13 18:42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네 시대를 통해 성 소수자를 바라보는 사회 인식과 개인의 평등과 자유를 이야기하는 연극 '와이프'가 3년 만에 돌아온다.

연극 ‘와이프’는 26일부터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에서 관객과 만난다.

연극 ‘와이프’는 영국 극작가 사무엘 아담슨의 2019년 작품으로 여성의 권리 신장과 성소수자에 대한 시선이 어떠한 형식으로 변화를 거듭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2019년 초연 당시 동아연극상 3관왕에 오르며 화제가 됐다. 

헨리크 입센의 연극 '인형의 집'이 끝나는 1959년부터 시작해 2042년까지 4개의 시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여성과 성소수자로서의 삶을 집중력 있게 표현한다.

1959년 수잔나와 데이지, 1988년 에릭과 28세의 아이바, 2019년 카스와 58세의 아이바, 2042년의 수잔나와 데이지 커플의 이야기에서 각 시대의 통념을 비교한다.

연극 ‘튜링머신’, ‘엔젤스 인 아메리카’, ‘그을린 사랑’ 등의 신유청이 연출한다.



신유청 연출은 13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JTN에서 진행한 연습 현장 공개에서 "마치 교통사고를 당한 것처럼 우연하게 대본을 받았다. 영국에서 핫하게 공연을 마치고 3, 4개월도 안 된 채로 대본을 받고 2개월 안에 번역해 부랴부랴 공연을 올렸다"라고 말했다.

신유청 연출은 "되게 재밌게 잘 올리고 관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외부의 반응을 떠나 내 삶에 큰 변화를 일으켜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막상 작업할 때는 몰랐다가 공연을 볼 때마다 클레어가 내 안에 살아있는 것 같은, 울렁거리는 감정을 느꼈다. 다시 이 작품을 만나고 싶었고 제작사 글림과 함께 관객을 찾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신 연출은 "첫 리딩을 하는데 알 수 없는 울렁거림이 있는데 그 감정이 매우 슬프기도 하지만 모두와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강렬하게 들었다. 성숙한 연출가가 됐다고 생각하며 만났는데 이 감정을 정리하기 어렵다. 열심히 그 길을 찾아가고 있다"라며 마음가짐을 밝혔다.

연극 '인형의 집'의 주인공 노라를 연기하는 여배우 수잔나 역에는 박지아와 김소진이 캐스팅됐다. 수잔나와 비밀스러운 관계를 갖는 젊은 여성 데이지, 클레어 역에는 김려은과 최수영이 출연한다. 

김소진은 "수잔나 역할이 1950년대에서 80년대, 현재, 가까운 미래까지 각 시대의 연극 배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 건지, 이 시대에 걸맞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 게 맞는 건지, 그냥 나로서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건지 이런저런 생각과 시도를 하고 있다"라며 고심했다.

그는 "오늘은 시도의 한 부분이고 이것이 어떻게 구체화되는지 공연에서 확인해주면 좋을 것 같다. 우리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정신과 의식, 생각들을 관객에게 잘 전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 연습해나가면서 적절한 순간을 잘 찾겠다"라며 다짐을 들려줬다.



첫 연극에 도전한 최수영은 "어려우면서 새롭다. 새로움 안에서 정말 '와이프'의 내용처럼 나 자신을 찾는 과정을 스스로도 겪고 있다. 규칙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정시에 와서 정해진 시간에 밥 먹고 정해진 시간까지 리딩하고 같이 고민하고 연구하는 시간들이 루틴 안에 들어오는 것조차도 처음이어서 새롭다. 경험도 해볼 수 있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움직이는 것부터 무대를 쓰는 것, 발성 등 다 해본 적이 없어서 어렵다. 이 대본과 작품의 깊이를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는지 어렵다. 이런 억압을 이렇게까지 당해본 적이 없으니 어디까지 그 마음을 다 느끼고 할 수 있을지 어렵다"라고 털어놓았다.

김려은은 "모든 배우들과 연출밋, 스태프들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걸 얻어갈 수 있을 거로 자신한다"라며 관람을 당부했다.



이승주와 송재림은 로버트, 28세 아이바, 핀을 연기하며 정웅인과 오용은 피터, 58세 아이바 역을 맡는다. 에릭, 카스 역에 정환, 홍성환이 무대에 오른다. 마조리 역은 신혜옥, 표지은이 함께한다.

송재림은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며 그동안 했던 것들이 익숙해지고 틀에 갇혀 있다고 생각했다. 나이도 39, 40세로 가면서 그동안에 해왔던 것과 달리 스트레스, 좋은 의미로 자극이 필요했다. 좋았던 것이든 나쁜 것이든 내가 가진 프레임을 깨줘야 하는 스트레스를 찾던 찰나에 연극을 도전해보게 됐다"라며 연극 무대에 도전한 이유를 밝혔다.

또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배우 입장에서 보기는 하지만 송재림이라는 사람에 대해 이해해 나갈 수 있는 단초를 매번 발견하게 되더라. 대사에도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 남자 혹은 여자에 대한 성별이 나온다. 생물학적으로 남자, 여자가 아니라 다양해진 사람 마음의 형태, 퀴어스러운 것들이 사람들이 이해해나갈 부분이 아닌가, 인간적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는 대본이 아닐까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정웅인은 "연출님이 훌륭하다고 해서 출연을 결정했다. 왜 캐스팅했냐고 물었더니 나의 쓰임을 다르게 활용하고 싶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막상 덤벼보니 작품이 어렵다. 아이바가 왜 이러는지 아직도 숙제다. 몇 단어들이 이제야 들어오는 중이다. 꼰대는 아니지만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아들로서 삶의 변화를 가져가는 대본 같아서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감 나는 게이 연기를 보여준 홍성환은 "공연을 보지 못했다. 새로운 도전이다. 대본 안에서 찾으려고 했고 선배님들과 연출부와 같이 리딩 작업을 많이 하면서 대사 안에서 의미를 찾았다. 관객에게 카스를 통해 보여줄 수 있는 메시지가 무엇일까 많이 고민한 시기가 있었다. 유튜브에 있는 영상도 참고했다. 단순 겉핧기가 아니라 나로서 시작하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 고민을 많이 하고 준비했다"라고 털어놓았다.

오용은 "우리 삶이 그렇다. 서로가 오해로 인해 삶이 시작되고 관계성을 회복하면서 많은 것이 풀린다고 생각한다. 엄마와의 관계 회복이 나를 찾는 과정일 수 있지만 엄마를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엄마를 통해 날 다시 바라보게 된다. 엄마와 나와의 관계를 다시 바라보면서 새로운 나를 바라볼 수 있는 무엇이 되지 않았을까. 그런 것들을 보여주고 싶다"고 바랐다.



삼연 째 '와이프'에 출연 중인 오용은 "초연할 때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어렵다. 조금씩 우리 엄마를 찾고 있는 것 같다. 나도 우리 엄마와 사이가 안 좋다. 서로의 오해가 중요한 거구나 한다. 엄마의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관객도 관계, 회복에 대한 이야기를 생각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 "하면 할수록 어렵다. 연기를 20년 넘게 해오는데 연기를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들더라. 삼연을 하는데도 뭔가 풀리겠지 한다. 삶은 계속 찾는 과정이 아닌가 한다"라며 곁들였다.

정환 역시 삼연 째 공연하고 있다. "이 작품이 처음 만났을 때, 두 번째 만나고 세 번째 만났을 때 녹차를 우려내듯 다른 걸 우려내는 느낌을 받았다. 이 작가가 얼마나 고민하고 자기 삶을 녹여가면서 모든 걸 쏟아냈나 할 만큼 여러 면들을 날카롭게 찌르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느낀다.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관객에게 전달되도록 작품을 잘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연합뉴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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