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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미쳤다! 1골 2도움 맹활약…토트넘, 뉴캐슬 4-1 대파+5G 무승 탈출 [PL 리뷰]

기사입력 2023.12.11 07:20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부상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포함해 1골2도움을 올리며 무승 탈출에 앞장섰다.

토트넘은 1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홈 맞대결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4-1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홈 3연패 탈출과 동시에 5경기 무승을 끝냈다. 9승3무4패, 승점 30으로 리그 5위를 유지했다. 뉴캐슬은 8승2무6패, 승점 26으로 7위에 머물렀다.

이날 원톱이 아닌 측면 윙어로 배치된 손흥민은 전반에만 2골을 도우며 리드를 만들더니 후반 막판 페널티킥으로 득점에 성공, 1골2도움으로 맹활약했다. 또한 2016/17시즌부터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고, 프리미어리그 통산 113호골로 공동 23위에 올랐다.

◆부상 우려 손흥민, 톱 아닌 날개로 선발 출격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이날 손흥민을 톱이 아닌 측면애 배치했다.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선 가운데 이탈리아 국가대표인 굴리에모 비카리오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백4는 왼쪽부터 데스티니 우도기, 벤 데이비스,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로 짜여졌다. 중원 2자리는 이브 비수마, 파페 사르가 채웠다. 2선에는 브레넌 존슨, 데얀 쿨루세브스키, 손흥민이 자리했고, 브라질 공격수 히샤를리송이 최전방 원톱으로 출격했다.

토트넘은 현재 부상 병동이다. 잉글랜드 대표인 공격형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 로메로와 센터백 콤비를 이루는 미키 판더펜이 각각 발목과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재활 중인 가운데 로드리도 벤탄쿠르, 라이언 세세뇽, 마노르 솔로몬 등 윙어와 미드필더들도 다쳐서 이탈한 상태다.

벤치에는 올리버 스킵,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 브리안 힐, 지오반니 로셀소, 프레이저 포스터, 에메르송 로얄, 알레호 벨리스 등 1군 선수 외에도 제이미 돈리, 알피 도링턴 등 유망주들까지 자리했을 정도로 선수단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정팀 뉴캐슬 역시 부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정상 컨디션인 선수들을 모두 빼들어 토트넘 원정에 임했다.


4-3-3 포메이션으로 맞선 가운데 주전 골키퍼 닉 포프가 에버턴전에서 다쳐 마르틴 두브라브카가 문지기로 나섰으며, 백4는 왼쪽부터 발렌티노 리브라멘토, 자말 라셀레스, 파비안 셰어, 키어런 트리피어로 구성됐다.

중원은 조엘린톤과 브루누 기마랑이스, 루이스 마일리 3명이 호흡을 맞췄다. 앤서니 고든, 알렉산데르 이삭, 미겔 알미론이 3톱으로 출전해 득점을 노렸다.

두 팀은 직전 경기에서 나란히 패해 이날 경기 승리가 절실했다. 토트넘은 웨스트햄을 맞아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후반 체력 고갈 등으로 수비에 구멍이 생기면서 2골을 얻어맞아 1-2로 역전패했다. 8승3무4패(승점 27)가 되면서 5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4위를 차지해 21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본선에 오른 뉴캐슬 역시 직전 경기 에버턴 원정에서 0-3 충격패를 당해 승점을 쌓지 못했다. 뉴캐슬은 승점 26으로 토트넘보다 1점 적다. 순위는 승점 27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은 7위였다.

서로를 넘어야 4강 싸움 진입이 보이는 가운데 토트넘은 주포 손흥민을 변함 없이 공격수 선발로 내세웠다. 다만 그동안 재미를 봤던 원톱이 아닌 측면에 배치했다.

손흥민의 선발 출전이 주목을 받았다. 앞서 손흥민은 웨스트햄전에서 후반 43분 교체아웃 됐다. 허리를 만지면서 다리를 절뚝여 코칭스태프와 토트넘 팬들의 걱정을 불러일으켰다. 실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뉴캐슬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출전 여부에 대한 확답을 피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새로 나온 얘기는 정말 없다. 가장 최근 기록은 어제 늦은 밤이었고 경기 후 통증이 있었다는 것이다"며 "그 정도 갖고는 모른다. 오늘 그가 어떻게 회복하는 지를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토트넘 구단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발언이 나오자마자 '복붙'해서 홈페이지에 띄웠다.

다만 영국 언론은 손흥민의 몸 상태에 의문을 표시하면서도 결국 뉴캐슬전에 나올 것으로 전망했고, 결국 적중했다.





영국 유력지 가디언은 토트넘의 뉴캐슬전 베스트11을 공개하면서 웨스트햄전과 비교해 호이비에르를 빼고 원래 이번 시즌 주전 미드필더였던 파페 사르를 집어넣었다. 그리고 손흥민도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브닝스탠더드 역시 손흥민이 4-3-3 포메이션의 원톱을 맡을 것으로 전망했다. "통증을 호소해서 회복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긴 하다"고 했다.

손흥민은 뉴캐슬전 앞두고 동료들과 그라운드를 밟으면서 감각을 점검한 것은 물론 자신의 몸 상태에 이상 없음을 알렸다. 그리고 선발 라인업에 포함돼 몸 상태가 문제 없음을 알렸다.

앞서 웨스트햄전 충격 역전패 이후 손흥민은 경기 후 구단 인터뷰에서 굳은 표정으로 "용납할 수 없다"라며 "이렇게 5경기 연속 지는 건 용납할 수 없다. 더 말할 것도 없다. 모든 선수들이 책임이 있다. 더 강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웨스트햄전까지 5경기 연속 무승(1무4패)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것에 대한 분노였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1-0은 절대 충분하지 않다. 선수들도 이를 알아야 하고 나도 그렇다. 2-0, 3-0도 상황이 바뀔 수 있다. 상대는 언제든 문제를 만들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1-0인 상황에서 더 강한 에너지를 가지고 자비 없이 임해야 한다.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우리가 경기를 지배했건 말건 실망스럽다. 경기에서 졌다"라며 "전반에 좋았고 후반에 좋지 않았건 무엇이건 간에 우리는 경기를 끝냈어야 했다. 우리는 분명히 경기를 끝낼 기회가 있었다. 우리는 너무 연약했다. 파이널 서드 패스나 오프더볼 움직임 등 우리는 이를 확인하지 못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나도 그에 대해 책임이 있다. 팬들이 등을 돌려 집으로 갔고 행복하지 않아 슬프다. 너무나 죄송하다. 모든 선수들, 어린 선수든, 베테랑이든 슈퍼스타든 누구든 책임감을 갖고 더 강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례적으로 쓴소리를 가하며 팀 동료들을 일깨운 손흥민은 정신무장을 하고 뉴캐슬전 승리에 도전했다.

◆각성한 손흥민, 전반에만 2도움 '펄펄'

손흥민의 발언이 자극이 됐던 것일까. 토트넘은 경기 초반투버 뉴캐슬을 몰아붙였다. 전반 3분 히샤를리송이 좋은 기회를 잡았다. 왼쪽 측면에서 손흥민으로부터 시작된 공격에서 히샤를리송이 공을 잡아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막히고 말았다. 1분 뒤 다시 한 번 손흥민으로부터 공격이 시작됐다. 쿨루세브스키와 연계를 통해 기회를 만들었고, 히샤를리송이 슈팅을 했지만 이번엔 수비 맞고 굴절돼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뉴캐슬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6분 기마랑이스의 강력한 슈팅은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8분 뉴캐슬이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 조엘린톤이 고든에게 침투 패스를 넣어줬다. 고든은 쇄도하던 이삭에게 연결했다. 발만 제대로 갖다댔으면 골이 될 수 있었지만 걸리지 않으면서 기회가 무산됐다.

뉴캐슬이 강력하게 전방 압박을 시도하면서 토트넘도 쉽게 공격을 시도하지 못했다. 오랜만에 토트넘이 기회를 잡았다.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로메로의 강력한 헤더가 나왔지만 수비가 막아냈다. 전반 18분 손흥민의 왼발 크로스는 히샤를리송을 지나쳤다. 3분 뒤 토트넘이 빠르게 역습을 전개했으나 존슨이 부정확한 크로스를 날려 너무 쉽게 공을 내줬다.





어려운 경기를 펼치던 토트넘을 구해낸 건 손흥민이었다. 전반 25분 날카로운 크로스로 우도기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손흥민이 드리블로 공간을 만들어낸 뒤 크로스를 시도했다. 날카롭게 연결된 크로스가 우도기에게 향했고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풀럼,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 이어 이번 경기에서도 도움을 올리며 이번 시즌 3호 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의 활약으로 리드를 잡았지만 안심할 수 없었다. 토트넘은 최근 5경기에서 선제골을 기록하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이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토트넘은 계속해서 집중력을 유지했다.

추가골 기회가 찾아왔다. 전반 29분 쿨루세브스키의 패스에 이어 존슨이 크로스를 시도했다. 하지만 사르가 헛발질로 기회를 날렸다.

뉴캐슬이 오랜만에 반격에 나섰다. 역습 상황에서 고든이 침투하는 알미론에게 정확히 패스를 찔러줬다. 알미론이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지만 비카리오가 쉽게 막아냈다.





토트넘의 추가골이 터졌다. 주인공은 히샤를리송이었다. 이번에도 손흥민이 어시트트를 기록했다. 전반 37분 히샤를리송이 공을 빼앗아 역습이 시작됐다. 트리피어의 클리어링 미스로 공을 잡은 손흥민은 공을 직접 몰고 가다 중앙으로 패스를 시도했다. 이를 받은 히샤를리송이 왼발로 뉴캐슬 골망을 갈랐다. 지난 9월 세필드 유나이티드전 이후 약 3개월 만에 터진 득점이었다. 4호 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통산 56도움을 올려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리버풀), 에릭 칸토나 등과 함께 공동 29위에 올랐다.

2-0으로 앞서게 된 토트넘은 계속해서 공격을 시도했다. 존슨이 슈팅 각도가 나오자 직접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강타해 아쉬움을 삼켰다. 히샤를리송이 다시 한번 공을 빼앗아 역습을 진행했다. 쿨루세브스키가 마무리했지만 골키퍼가 쉽게 잡았다. 전반 43분에는 손흥민의 환상적인 드리블이 나왔다. 쿨루세브스키에게 연결했고,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그러나 히샤를리송 머리에 맞지 않으면서 기회가 무산됐다.

이후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토트넘의 2-0 리드로 전반전이 종료됐다.





◆페널티킥 골 손흥민,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달성

후반에도 토트넘의 분위기가 이어졌다. 후반 11분 비수마의 중거리 슈팅은 두브라브카 정면으로 향했다. 히샤를리송이 멀티골에 성공했다. 후반 14분 포로의 환상적인 크로스를 히샤를리송이 마무리했다. 토트넘 입단 후 활약이 변변치 않았던 히샤를리송은 멀티골을 넣은 후 포효했다.

토트넘의 공격이 이어졌다. 후반 17분 존슨의 슈팅이 또다시 골대를 강타했다. 계속해서 쿨루세브스키가 공을 잡아 크로스를 올렸고, 손흥민이 발에 맞혔지만 골문을 외면했다.

뉴캐슬은 후반 18분 알미론, 이삭을 불러들이고 맷 롱스태프, 칼럼 윌슨을 넣어 변화를 가져갔다. 하지만 효과가 없었다. 오히려 토트넘의 공격이 계속됐다. 쿨루세브스키의 오른발 슈팅은 두브라브카 품에 안겼다. 후반 22분에는 손흥민이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두브라브카가 막아냈다.

토트넘도 변화를 줬다. 후반 28분 로셀소, 호이비에르를 들여보내고 손흥민을 최전방으로 올렸다. 손흥민 자리에 쿨루셉스키가 섰고, 존슨이 우측에 배치됐다.





원톱이 된 손흥민이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후반 38분 일대일 상황에서 손흥민의 돌파를 두브라브카가 막아냈다. 태클로 끊어냈지만 주심이 휘슬을 불었고,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손흥민이 직접 키커로 나섰다. 깔끔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면서 4번째 골을 넣었다. 이 골로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토트넘은 추가골 기회를 놓쳤다. 후반 42분 스킵의 슈팅은 두브라브카 선방에 막혔고, 손흥민 슈팅은 골대를 빗나갔다.

손흥민은 후반 45분 기립박수를 받으며 돈리와 교체됐다. 손흥민이 나가자마자 조엘린톤의 득점이 터졌다. 그러나 승부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토트넘의 4-1 대승으로 경기 종료됐다.

◆1골2도움 원맨쇼 손흥민, 경기 최고 평점, MOTM 싹쓸이

1골2도움으로 6경기 만에 승리를 안긴 손흥민은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경기 후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진행한 맨 오브 더 매치 팬 투표에서 손흥민은 72.2%의 득표율로 활약상을 인정 받았다. 멀티골을 넣은 히샤를리송(9%)과 큰 격차를 보였다.

평점도 훌륭했다. 통계 전문 매체 풋몹은 손흥민에게 9.5점을 줬다. 멀티골을 넣은 히샤를리송은 9.0으로 그 뒤를 이었다. 후스코어드닷컴도 손흥민에게 9.4점을 줬다. 양 팀 통틀어 유일한 9점대 평점을 기록했다. 소파스코어 또한 9.5점으로 최고점을 부여했다.

현지 언론 평가도 최고 수준이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에게 9점을 줬다. 포로와 우도기, 존슨, 쿨루세브스키, 히샤를리송 등이 8점으로 뒤를 이었다. 풋볼런던은 히샤를리송과 함께 9점을 부여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전반전에 우도기와 히샤를리송에게 어시스트 2개를 제공했다. 후반전에는 두브라브카를 상대로 팀의 첫 번째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켰다. 진정한 주장의 활약이었으며 팀에 영감을 줬다"라고 극찬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토트넘은 하프타임 전에 2골을 넣었다. 손흥민이 모두 도움을 기록했다. 우도기, 히샤를리송이 손흥민의 도움을 받아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트리피어를 이겨내고 도움을 기록했다"라면서 "손흥민은 공을 잡을 때마다 뉴캐슬 수비 중심으로 40야드를 달린 것 같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이 세운 대기록도 조명했다. BBC는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 1경기에서 2도움을 올린 건 이번이 5번째다. 마지막은 2022년 2월 맨체스터 시티전이었다"라고 했다. 스코틀랜드 국가대표 출신이었던 펫 네빈은 "손흥민의 주 포지션이 왜 왼쪽 측면 윙어였는지 알 수 있었다. 손흥민은 알고도 못 막는 선수였다"라고 극찬했다.

손흥민은 2015년 독일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입단했다. 데뷔 첫 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의 강한 피지컬에 밀려 고전했다. 직전 시즌 레버쿠젠에서 리그 11골을 넣었지만 토트넘에서 28경기에 출전하는 동안 4골에 그쳤다. 하지만 2번째 시즌부터 날아올랐다. 해리 케인,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함께 'DESK' 라인을 결성해 팀 공격을 이끌었다. 34경기에서 14골을 득점하며 리그 두 자릿수 골에 성공했다.

2017/18, 2018/19시즌 2시즌 연속 리그 12골을 넣은 손흥민은 2019/20시즌 리그 11골 11도움으로 처음으로 '10-10'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어 2020/21시즌에도 17골 10도움으로 커리어하이를 달성하더니 2021/22시즌에는 무려 23골을 터뜨려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리버풀 에이스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올랐지만 살라와 달리 페널티킥 골 없이 순수 필드골로 달성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시즌에는 다소 부진했음에도 10골을 넣으면서 7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7시즌 연속 10골 이상을 넣은 건 손흥민까지 11명에 불과하다. 손흥민은 마이클 오언, 웨인 루니, 프랭크 램파드, 세르히오 아게로, 티에리 앙리 등 최고의 레전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측면에서 중앙 공격수로 위치를 이동한 후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개막전에서는 수비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내줘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4라운드 번리전 해트트릭을 시작으로 득점 행진을 시작했다.





최대 라이벌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서는 2-2 무승부를 만드는 멀티골을 기록했고, 이어진 리버풀과의 경기에서도 득점에 성공해 토트넘의 승리를 이끌었다. 풀럼전에서는 1골 1도움을 올린 손흥민은 팰리스전에서도 골문을 열어젖혔다.

이후 3경기에서 침묵했지만 맨시티전 득점 후 2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10호골을 기록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엘링 홀란(14골‧맨시티), 모하메드 살라(11골‧리버풀)에 이어 단독 3위에 올랐다.

또한 이골로 프리미어리그 역대 7번째로 8시즌 연속 득점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손흥민 앞에 있는 건 이제 웨인 루니와 프랭크 램파드, 해리 케인, 세르히오 아구에로 뿐이다.

지난 1992년 프리미어리그가 창설된 뒤 웨인 루니가 11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을 넣어 이 부문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램파드가 10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케인과 아구에로가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한 선수는 티에리 앙리, 사디오 마네다. 손흥민은 이 두 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통산 113골을 달성해 아스널 레전드 공격수 이안 라이트와 함께 공동 23위가 됐다. 이제 손흥민은 공동 21위인 라힘 스털링(첼시), 스티븐 제라드(이상 120골)에 도전한다. 1위 앨런 시어러(260골)의 기록은 어렵지만 제이미 바디(136골), 로빈 판페르시(144골), 마이클 오언(150골)의 기록에는 도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날 도움 2개를 추가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통산 56개의 어시스트를 작성하며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리버풀), 에릭 칸토나 등과 공동 29위에 오르기도 했다. 골과 도움 모두 프리미어리그 역대 기록에 근접하고 있는 손흥민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에게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시작부터 경기를 토트넘 분위기로 만들었다. 우리가 필요로 했던 리더십이었고, 다른 선수들에게도 큰 도움이 됐다"며 손흥민의 영향력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원톱이 아닌 왼쪽 측면 공격수로 보낸 것에 대해서는 "히샤를리송은 현재 몸 상태가 좋고, 중앙 공격수가 최적의 포지션이다. 또한 지난 몇 주간 살펴봤을 때 팀 공격 기회가 대부분 공간이 넓은 선수들에게 돌아간다는 걸 알았다. 손흥민은 여전히 최고의 공격수다. 손흥민을 왼쪽에 세우는 게 우리가 골을 넣을 수 있는 더 많은 방법을 줄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손흥민 '10골 드라마' 역사는 계속 된다

손흥민은 아울러 이번 골로 프리미어리그 득점 단독 3위를 유지했다.

손흥민은 지난 9월3일 번리 원정에서 토트넘이 5-2 쾌승을 거둘 때 해트트릭을 폭발했다. 당시 손흥민은 평점 9.61점을 받았다. 이는 올시즌 프리미어리그 단일 선수의 단일 경기 평점 중 7위다.

손흥민은 사실 번리전 전까지 주춤했다. 1~3라운드에서 왼쪽 날개로 나섰으나 특유의 돌파는 물론 득점력도 변변치 않았다. 주장으로 선임된 탓인지 해결사보다는 도우미에 집중했다. 플레이메이커처럼 움직였다. 토트넘은 2승1무로 초반 쾌속행진했으나 손흥민 만큼은 좋은 컨디션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번리전에선 달랐다. 지난여름 토트넘에 부임한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기존 공격수 히샤를리송이 가운데서 부진하자 손흥민을 중앙에 세우는 이른바 '손톱' 전술을 번리전부터 가동했는데 즉시 효과를 봤다.

손흥민은 0-1로 뒤지던 전반 16분 왼쪽 날개 마노르 솔로몬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환상적인 오른발 로빙슛으로 마무리, 시즌 첫 골이자 동점골을 터뜨렸다.



번리가 빌드업 플레이를 위해 수비 라인이 높게 올라온 틈을 이용했다. 후방에서 한 번에 손흥민에게 연결됐고, 손흥민이 잘 잡아 솔로몬에게 내줬다. 솔로몬은 수비 시선을 끈 후 다시 손흥민에게 연결했다.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이한 손흥민은 골키퍼가 앞으로 나오자 살짝 툭 찍어차는 오른발 로빙슛으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이어 토트넘이 3-1로 앞서던 후반 18분엔 솔로몬의 컷백 패스를 오른발로 통렬하게 꽂아 넣어 멀티골을 기록했다. 드리블로 왼쪽 측면을 허문 솔로몬은 한 박자 늦게 침투한 손흥민에게 컷백을 내줬다. 손흥민은 아무런 방해 없이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넣어 멀티골을 기록했다.

후반 21분엔 페드로 포로의 패스를 침착하게 왼발 슛으로 연결해 골을 넣고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3골을 몰아치며 이번 시즌 골가뭄에서 순식간에 벗어난 손흥민은 후반 27분 히샤를리송과 교대하며 벤치로 들어갔다.

'9번 공격수' 손흥민 효과를 톡톡히 본 토트넘은 지난달 24일 아스널과의 리그 6라운드이자 통산 194번째 '북런던 더비'에서도 손흥민을 최전방에 배치했다. 손흥민은 이날 토트넘 최대 라이벌을 상대로 2골을 뽑아내며 다시 한번 감독 기대에 부응했다. 손흥민 활약에 힘입어 토트넘은 아스널 원정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손흥민의 아스널 활약상은 큰 찬사를 받았는데, 1992년에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후 아스널 원정에서 2골을 터트린 선수는 손흥민이 처음이었다. 토트넘 레전드였던 해리 케인과 가레스 베일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2골 이상 터트리지 못했는데, 이를 손흥민이 해낸 것이다.

번리전에 이어 아스널전에서도 만점짜리 활약을 펼친 손흥민은 기세를 이어가 지난 1일 리그 7라운드 리버풀과의 홈경기에서도 선제골을 터트리며 2-1 신승에 일조했다. 리버풀 선수 한 명이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에 처한 틈을 노려 히샤를리송의 컷백을 그대로 골문 안으로 밀어넣으면서 리그 6호골을 터트렸다.

이어 지난 10월 24일 풀럼과의 홈 경기에서 7호골을 쏘며 2-0 승리에 공헌했다.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후반 37분까지 경기를 소화하며 팀의 선제골과 더불어 후반에는 매디슨의 득점까지 도와 시즌 첫 도움까지 적립했다. 손흥민은 이번 득점으로 리그 득점 순위 공동 2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10월28일 크리스펄 팰리스와 원정 경기에선 2-1 승리의 결승포를 작렬시켰다.

이날 경기에선 후반 21분 사르의 패스를 받은 존슨이 매디슨에게 공을 내줬고, 다시 매디슨의 패스를 받은 존슨이 컷백패스를 시도했는데, 페널티박스 중앙에 위치한 손흥민이 이를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한 달 넘게 손흥민의 득점포가 잠잠했는데 유럽 최강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그의 발 끝이 불을 뿜었다.

토트넘은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리드를 잡았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었다.

맨시티 코너킥 공격을 막아낸 토트넘은 곧바로 역습을 진행했다. 이때 쿨루세브스키가 중앙선부터 전방으로 쇄도 중인 손흥민을 발견해 앞으로 침투 패스를 넣었다. 공을 잡은 손흥민은 빠른 속도로 페널티 박스를 향해 달렸다. 도쿠가 손흥민을 막기 위해 끝까지 따라붙었으나, 이를 이겨낸 손흥민은 박스 안까지 들어오는데 성공했다.

박스 안으로 들어온 손흥민은 지체 없이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이 슈팅은 맨시티 수문장 에데르송 옆구리를 뚫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면서 토트넘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기쁨도 잠깐이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선제골이 터진 지 불과 3분 만에 동점골을 내줬다. 첫 골 주인공 손흥민이 이번엔 맨시티에 자책골을 헌납했다.

전반 8분 맨시티 프리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알바레스가 박스 안으로 오른발 크로스를 올렸다. 이 크로스는 점프한 홀란의 머리를 그냥 지나쳤는데, 뒤에 있던 손흥민의 허벅지를 맞고 그대로 토트넘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경기가 3-3으로 끝나면서 손흥민의 이날 활약은 토트넘 연패 기록을 저지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었다.



토트넘은 지난 2004년 11월 데이비드 플리트 감독 시절 이후 단 한 번도 리그 4연패를 기록한 적 없다. 이번엔 첼시와 울버햄프턴, 애스턴 빌라에 차례로 패한 뒤 맨시티한테도 무릎 꿇을 위기였지만, 데얀 쿨루셉스키의 극적인 동점골로 기사회생했다.

정말 치열한 난타전이었다. 양 팀을 합쳐 슈팅 26개, 총 6골이 터진 정신 없는 경기였다. 토트넘은 전반 내내 맨시티의 강력한 전방 압박에 고전했지만, 후반 들어 기세를 올리며 승점 1점을 따냈다. 맨시티의 슈팅이 두 차례나 골대를 때리는 행운도 따랐다.

그런 가운데 손흥민이 '맨시티 킬러'다운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은 이날 전까지 맨시티를 상대로 만난 17경기에서 7골 3도움을 터트렸다. 그는 여기에 한 골을 더 추가하며 맨시티 상대 8골을 기록하게 됐다.

맨시티전 직후 영국 현지 매체는 손흥민에게 평점 8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주며 활약을 인정했다. 9점을 받은 쿨루셉스키에 이은 팀 내 2위였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은 에티하드에서 골을 사랑한다. 에데르송 밑으로 슈팅을 꽂아넣기 전에 쿨루셉스키의 패스를 머리에 맞추며 자기 앞으로 떨궈놨다. 그는 전반에만 몇 차례 아름다운(lovely) 패스를 했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매체는 "맨시티의 프리킥이 그의 허벅지에 맞고 굴절되며 자책골로 연결된 건 불행한 일이었다. 그리고 나서 손흥민은 후반에 로 셀소에게 패스하며 도움을 추가했다. 평점 9점을 받아 마땅한 활약이었지만, 불운한 자책골 때문에 8점을 매긴다"라고 했다.

'이브닝 스탠더드'도 같은 생각이었다. 매체는 "손흥민은 선제골 장면에서 눈부신 열망과 기술을 보여줬다. 또한 맨시티 상대 좋은 기록을 이어갔다. 후반에도 로 셀소의 동점골을 도왔다"라며 평점 8점을 부여했다.

그리고 두 경기 만인 뉴캐슬전에서 공격포인트 해트트릭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월요일 아침을 깨웠다.




◆손흥민 2023/24시즌 출전 일지

2023년 8월13일 프리미어리그 1R 토트넘 2-2 브렌트퍼드 : 선발 출전 74분 소화

2023년 8월19일 프리미어리그 2R 토트넘 2-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90분 풀타임

2023년 8월26일 프리미어리그 3R 토트넘 2-0 본머스 : 90분 풀타임

2023년 8월29일 리그컵 64강 토트넘 1-1 풀럼 : 후반 25분 교체투입 20분 소화

2023년 9월 2일 프리미어리그 4R 토트넘 5-2 번리 : 선발 출전 71분 소화 3골

2023년 9월 16일 프리미어리그 5R 토트넘 2-1 셰필드 유나이티드 : 선발 출전 79분 소화

2023년 9월 24일 프리미어리그 6R 토트넘 2-2 아스널 : 선발 출전 78분 소화 2골

2023년 9월 30일 프리미어리그 7R 토트넘 2-1 리버풀 : 선발 출전 68분 소화 1골

2023년 10월 7일 프리미어리그 8R 토트넘 1-0 루턴 타운 : 선발 출전 75분 소화

2023년 10월 23일 프리미어리그 9R 토트넘 2-0 풀럼 : 선발 출전 81분 소화 1골 1도움

2023년 10월 27일 프리미어리그 10R 토트넘 2-1 크리스털 팰리스 : 90분 풀타임 1골

2023년 11월 6일 프리미어리그 11R 토트넘 1-4 첼시 : 90분 풀타임

2023년 11월 11일 프리미어리그 12R 토트넘 1-2 울버햄프턴 : 90분 풀타임

2023년 11월 26일 프리미어리그 13R 토트넘 1-2 애스턴 빌라 : 90분 풀타임

2023년 12월 3일 프리미어리그 14R 토트넘 3-3 맨체스터 시티 : 90분 풀타임 1골 1도움 1자책골

2023년 12월 7일 프리미어리그 15R 토트넘 1-2 웨스트햄 : 선발 출전 87분 소화

2023년 12월10일 프리미어리그 16R 토트넘 4-1 뉴캐슬 : 선발 출전 89분 소화 1골 2도움  

사진=연합뉴스, 토트넘, 뉴캐슬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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