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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 풋볼] 파브레가스, '바르셀로나 이적설'의 전말

기사입력 2011.07.15 11:16 / 기사수정 2011.07.15 11:36

박시인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시인 기자] 아스날 '캡틴'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이적설이 여전히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파브레가스의 바르셀로나 이적이냐, 아스날 잔류냐의 여부는 해마다 불거져 나오는 뉴스거리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소식에 축구팬들도 지겨워하는 눈치다. 파브레가스 때문에 두 구단 사이가 더욱 악화됐으며 온갖 설전을 벌이는 관계로 전락했다.

과감한 결단, 아스날에서 꿈을 시작하다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서 줄곧 몸담았던 파브레가스는 2003년 과감한 결단을 단행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16살이었다. 자신이 꿈꾸던 바르셀로나가 아니라 잉글랜드로 건너가 프로 선수로 데뷔하게 된 것이다. 파브레가스는 2003년 아르센 벵거 감독의 설득으로 아스날행을 결심했다.

스페인 라리가 팀들은 노동법에 명시된 '18세 미만 청소년들은 정식 직업을 가질 수 없다'라는 조항에 막혀 프로 계약이 불가능한 반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16세 선수와 계약할 수 있다.

이러한 조항은 유망주들에게 유혹의 대상이 되기 쉽다. 바르셀로나와 같은 빅클럽에서 앞으로 펼쳐질 살얼음판 경쟁과 앞날이 보장되지 않은 불투명한 미래는 파브레가스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심지어 '2003 FIFA 17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에서 득점왕과 대회 MVP를 독식한 파브레가스의 이적이었기에 충격으로 다가왔다.

파브레가스는 지난 2006년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어렸을 때 바르셀로나를 떠난 결정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며 아스날 이적에 따른 후회는 없다고 단언했다.

어릴 때부터 비범한 재능을 지녔던 파브레가스는 10대 나이에 팀의 핵으로 자리 잡았다. 2005/06 시즌 아스날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견인하며 주가를 올리자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파브레가스에 구애를 보낸 쪽은 바르셀로나가 아닌 레알 마드리드였다. 하지만 파브레가스는 아스날 생활이 행복하다며 거절 의사를 내비쳤고 2006년 여름 8년 계약 연장에 성공했다.

계속되는 무관, 서서히 지쳐가다

2007/08시즌 아스날은 시즌 중후반까지 리그 선두를 달리며 우승의 꿈에 부풀었으나 뒷심 부족으로 리그 3위에 머물렀다. 이후 아스날은 기나긴 침체기를 맞았다.

아스날은 2006년 새 경기장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건립에 따른 재정 악화로 긴축재정에 들어갔고, 벵거 감독은 값싼 유망주 육성에 힘을 기울여야 했다. 아스날은 2005년 FA컵 우승 이후 점점 무관에 익숙한 팀으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팀 성적에 파브레가스도 서서히 지쳐갔다.

사비, 카를레스 푸욜, 헤라르드 피케, 빅토르 발데스와 같은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옛 친구의 바르셀로나 복귀를 권유했다. 2008년 12월 파브레가스는 21살의 나이에 주장으로 부임하며 마음을 다잡는 듯 보였다. 하지만 스페인 라디오 방송 '라디오 마르카'를 통해 "내가 언젠가 스페인 복귀를 할 것이란 생각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스페인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라고 밝혀 마음이 흔들리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그럼에도 파브레가스는 아스날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그러나 2009/10시즌에도 무관에 그치자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고, 결국 시즌 종료 직후 구단에 바르셀로나 이적을 정식으로 요청하기에 이른다. 벵거 감독의 설득으로 끝내 바르셀로나 이적이 무산됐지만 이미 파브레가스의 마음은 아스날을 떠나고 있었다. 

이후 파브레가스는 2010 남아공 월드컵 우승을 기념하는 축하 행사에 참여했다. 행사 도중 피케와 푸욜이 파브레가스에게 강제로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히는 장면이 방송 전파를 탔다. 당시 파브레가스의 웃는 장면을 지켜본 아스날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진척 없는 협상, 언제까지

팀 잔류로 잠잠했던 이적설은 아스날이 지난 시즌 6년 무관에 그치자 다시금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의 부진으로 아스날이 파브레가스를 붙잡기 위한 명분은 사라졌다. 파브레가스는 아스날 유니폼을 입고 뛴 8년 동안 FA컵 우승 1회에 그쳤다. 

그럼에도 벵거 감독은 파브레가스를 지키고 싶은 입장을 고수했다. 수년간 다져온 파브레가스 중심의 패싱 풋볼에서 중심축을 담당하는 선수가 팀을 나간다면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벵거 감독은 파브레가스가 바르셀로나로 가게 되면 주전 확보가 어렵다며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파브레가스가 바르셀로나에서 주전 자리를 보장받을지는 미지수다. 대부분 바르셀로나 선수로 짜여진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파브레가스의 보직은 주전이 아닌 벤치 멤버다. 이는 바르셀로나에서도 통용되는 부분이다. 사비, 이니에스타, 세르히오 부스케츠로 짜여진 최강의 미드필드진에서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란 쉽지 않다.

때마침 아스날 팬들은 파브레가스의 인터뷰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파브레가스는 지난 달 15일 스페인의 프로모셔널 행사에서 "나는 아스날 선수다. 바르셀로나로 간다고 말하지 않겠다. 아스날에서 8년간 행복했고 팀에 해를 끼치고 싶지 않다"라며 아스날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하지만 3일 뒤 BBC에서 "아스날이 바르셀로나 측에서 충분한 제안을 제시받을 경우 파브레가스를 팔 것이다"라며 아스날 고위 인사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아스날은 최소 4,000만 파운드(약 691억 원) 이상의 이적료가 아니면 팔 수 없다는 입장. 반면 바르셀로나는 3,500만 파운드(약 604억 원) 이상을 지불하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두 팀은 파브레가스를 놓고 지금까지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사비는 최근 파브레가스를 만나 아스날에서 고통스럽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사비 발언에 분노한 벵거 감독은 "사비는 아스날에 대한 존중심이 없다"라며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파브레가스를 쟁취하기 위한 줄다리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사진 = 파브레가스 ⓒ 스카이 스포츠, 더 선 홈페이지 캡처]



박시인 기자 cesc@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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