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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얻으면 쉽게 잃어" 남지현, 마약 파문 속 묵직한 소신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3.11.24 19:50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하이쿠키'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남지현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U+모바일tv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쿠키'(감독 송민엽) 남지현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하이쿠키'는 한 입만 먹어도 욕망을 실현시켜 주는 의문의 수제 쿠키가 엘리트 고등학교를 집어삼키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쿠키가 만든 늪 안에서 각자의 욕망에 휩싸여 발버둥치는 인간 군상을 그린다. 남지현은 극중 여동생을 돌보기 위해 18세의 이른 나이에 공장에 취직한 소녀 가장 최수영 역을 맡았다.

'하이쿠키'는 지금까지 남지현이 보여준 모습과는 사뭇 다른 이미지를 접할 수 있어서 신선한 충격을 안긴 작품이었다. 이에 대해 남지현은 "사실 그건 제가 보여드리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보시는 분들이 그렇게 받아들이셔야 가능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작은 아씨들'에서는 정의롭고 진실을 향해 쫓아가는 크고 강단있고 단단한 캐릭터였다면, 수영이는 굉장히 개인적인 욕망에 치중되어 있다. 살인까지 생각하며 이모(장영남 분)를 위협하는 모습이나, 친구들에게 쿠키를 팔면서 학교생활에 물들어가는 모습 등 극적인 상황을 많이 맞이한다"며 "지극히 개인적인 욕망에 충실한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 싶어서 끌렸고, 그 속에서 다양한 모습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배우 본인은 그런 수영의 모습이 이전에 보여준 캐릭터들과 다른 모습이라는 걸 인지하지 못했다고.

남지현은 "캐릭터에 집중해서 연기하니까 새로운 모습인가 하는 걸 생각 못했다. 저는 여느 때와 같이 열심히 했는데, 주변에서 그런 반응을 해주셔서 감사했다. 작품이 나오면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 궁금하긴 했는데, 스태프분들의 반응과 비슷하게 보셔서 뿌듯하다"고 이야기했다.

학원물이면서 장르물인 '하이쿠키'를 시작부터 끝까지 끌고가야하는 역할이었던 만큼 부담감은 상당했을 터. 남지현은 "일단 분량이 굉장히 많았는데, 그 부분은 감사했다. 그만큼 저의 개인 캐릭터 서사가 자세히 쓰여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했기에, 개인적으로는 체력 싸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 그런 노하우는 많다보니 잘 조절하면서 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시청자들이) 수영을 따라가는 느낌이 있는데, 감정변화가 드라마틱하고 상황 전환도 굉장히 빠른 드라마이기 때문에 최대한 매끄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공을 많이 들였던 것 같다"며 "메인으로 끌고 가는 첫 경험이기도 했고 최선을 다했는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몰라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하이쿠키'는 연예계 마약 파문이 한창인 시기에 공개되면서 뜻하지 않게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남지현은 "우연의 일치"라면서 "('하이쿠키'는) 직접적으로 마약에 관련된 이야기라기보다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간의 욕망을 다룬 작품은 과거에서부터 많이 있었는데, 우리 작품은 쿠기가 매개체인 것일 뿐이다. 자기의 무언가를, 자신의 욕망을 이뤄줄 수 있는 게 눈 앞에 나타났을 때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인간 군상을 보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욕망을 이뤄주는 하이쿠키가 있다면 한 입이라도 먹겠냐는 물음에는 "절대 안 먹을 거다"라며 웃은 남지현은 "개인적으로 쉽게 얻는 것은 쉽게 잃는다고 생각한다. 또 인간 남지현으로서는 욕망이 크지 않아서 쉴 때도 집안일을 하거나 요리를 하면서 평범하게 지내는 걸 좋아하기에 쿠키가 탐나지 않는다. 반면 배우로서는 차근차근 하나씩 해나가자는 느낌이어서 되게 소소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배우라는 직업의 끝은 어디일지 모르고, 바라는 게 많을 수록 실망이 많은 직업이라 한 스텝 한 스텝씩 밟아가는 게 중요할 수 있겠다 싶다"면서 "물론 칸 영화제 같은 곳을 가게 된다면 좋을 거다. 배우로서 큰 영광이겠지만, 적당한 시기에 그런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그런 일이 찾아왔을 때 순수하게 즐거움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는 타이밍에 벌어지길 소망한다. 제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까 운에 맡겨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사실 '작은 아씨들'을 끝내고 장르물을 너무 많이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나오는 작품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피곤할 수도 있겠다 생각했는데 '하이쿠키'가 오더라. 어떻게 보면 전작 캐릭터와 반대라서 '이것까지는 봐주시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다음엔 정말로 편안한 작품을 하려고 한다. 조금 더 따뜻하고, 사람 냄새나고, 생활 속에서 마주하는 상황을 잘 헤쳐나가려는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사진= 매니지먼트 숲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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