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전차군단' 독일이 A매치 3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해 유로 대회 개최국으로서 자존심을 구겼다.
독일은 22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에른스트 하펠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스트리아와의 친선전에서 수적 열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0-2로 완패했다.
현재 유럽 국가들은 내년 6월에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본선 진출을 위해 예선전을 치르고 있지만, 독일은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자동 진출해 친선전을 가지며 대회를 준비했다.
36년 만에 자국에서 개최되는 유로 대회이기에 독일은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대회까지 1년도 남지 않은 가운데 감독 교체 카드까지 꺼내든 독일이지만 최근 A매치에서 연달아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두며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이날 원정팀 독일은 4-2-3-1 전형을 내세웠다. 케빈 트랍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카이 하베르츠, 안토니오 뤼디거, 마츠 후멜스, 요나탄 타가 백4를 구성했다. 3선은 레온 고레츠카와 일카이 귄도안이 지켰고, 2선엔 세르주 그나브리, 율리안 브란트, 리로이 자네가 출전했다. 최전방 원톱 자리엔 니클라스 퓔크루크가 이름을 올렸다.
홈팀 오스트리아는 4-3-3으로 맞섰다. 알렉산더 슐라거가 골문을 지켰고, 필리프 음베네, 데이비드 알라바, 필리프 린하르트, 슈테판 포슈가 백4를 형성했다. 중원에서 크사버 슐라거, 니콜라스 자이발트, 크리스토프 바움가르트너가 호흡을 맞췄고, 최전방에서 마르셀 자비처, 미하엘 그레고리치, 콘라트 라이머가 독일 골문을 노렸다.
독일은 지난 19일 튀르키예와의 친선전에 이어 다시 한번 공격수 하베르츠(아스널)를 왼쪽 풀백으로 기용했다. 수비수로 깜짝 변신한 하베르츠는 비록 튀르키예한테 2-3으로 패했지만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주목을 받았다.
홈에서 열린 튀르키예전 때 역전패를 당한 독일은 오스트리아 원정 승리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으나 전반 29분 선제골을 내주면서 좋지 않은 출발을 끊었다.
오스트리아 역습 상황에서 왼쪽 측면에 위치한 자비처(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공을 잡은 후 천천히 박스 안으로 들어왔다. 기회를 엿보던 자비처는 가까운 포스트를 향해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이 슈팅은 골망을 흔들면서 오스트리아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슈팅 속도가 워낙 빨라 독일 수문장 트랍(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이 반응조차 제대로 못했다.
독일은 전반전 동안 점유율 62%를 기록하면서 공 소유 시간은 많았지만 슈팅 횟수는 3 대 6으로 오히려 오스트리아보다 적었다. 유효슈팅도 단 1개뿐이면서 독일은 끝내 동점을 만들지 못하고 전반전을 0-1로 마쳤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독일은 퓔크루크를 빼고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을 투입하면서 공격에 변화를 줬는데, 변화를 체감하기도 전에 자네(바이에른 뮌헨)가 퇴장을 당하면서 위기를 맞이했다.
후반 4분 자네는 오스트리아 풀백 음베네(마인츠)와 충돌해 넘어진 뒤 곧바로 신경전을 벌였다. 이때 음베네가 자네를 몸으로 밀었는데, 순간 자네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음베네 얼굴을 손으로 밀쳐 넘어뜨렸다.
선수 얼굴에 고의적으로 가격을 했기에 심판은 지체 없이 자네한테 레드카드를 꺼내면서 다이렉트 퇴장을 명했다. 자네와 신경전을 벌였던 음베네도 경고를 받았다.
끌려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수적 열세까지 처한 독일은 최대한 분투하면서 동점골을 터트리기 위해 노력했으나 후반 28분 오스트리아가 한 골 더 추가하면서 독일 추격 의지를 꺾어버렸다.
후방에서 오스트리아 주장 알라바(레알 마드리드)의 패스로부터 시작된 공격 전개는 공을 잡은 그레고리치(SC프라이부르크)가 박스 안으로 쇄도 중인 바움가르트너(RB라이프치히)한테 패스하면서 이어졌다. 완벽한 팀 플레이로 수비수까지 따돌리면서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이한 바움가르트너는 침착하게 골키퍼 키를 넘기는 칩슛으로 골망을 가르면서 스코어를 두 골 차로 벌렸다.
끝내 독일은 수적 열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한 골도 넣지 못하면서 오스트리아 원정을 0-2 패배로 마무리했다.
오스트리아전 패배로 독일은 최근 A매치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을 기록했다. 지난 10월 멕시코와의 친선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둔 후 튀르키예와 오스트리아한테 2연패를 당하면서 유로 개최국으로서 자존심을 구겼다.
독일은 지난 9월 A매치 일정 때 일본한테 홈에서 1-4 완패를 당한 후 유로 대회 개막을 약 9개월 앞두고 한지 플릭 감독을 경질하고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을 선임하면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플릭 감독이 경질된 후 독일은 이후 프랑스를 2-1로 격파하고, 미국 원정에서도 3-1로 승리하면서 분위기를 타는 듯했다.
그러나 곧바로 A매치 3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면서 유로 우승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회 개막까지 약 7개월 정도 남은 가운데 '전차군단' 독일이 현 위기를 어떻게 타파할지 주목된다.
사진=EPA, AP/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