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이계진이 아나운서가 된 계기부터 아내와의 러브스토리를 공개했다.
19일 방송한 KBS 1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는 KBS 공채 1기 아나운서로 20여년 전 도시를 떠나 시골 마을에 정착한 이계진이 출연했다.
이계진은 "난 욕심이 많지 않다. 가난해서 악착같이 돈 모아서 돈을 위해 뭐든지 하도록 살지는 않았다. 내가 CF도 했었다. 출연료를 얼마 드려야 하냐고 하길래 준비한 대로 달라고 했다. 그쪽에서 놀라더라. 내가 나의 가치를 돈으로 매긴다는 게 싫었다. 방송을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라며 천상 '방송쟁이' 모습을 보였다.
박원숙은 "말씀을 들으면서 배우자는 얼마나 속이 터질까 한다"라며 웃었다.
이계인은 "그렇지 않다. 그 사람도 내가 그런 사람인 걸 안다. 아나운서 사회 초년생일 때 만났다. 실제 얼굴은 그때 봤다"라고 이야기했다.
이계진은 "군대에 있을 때 남자 같은 이름의 위문 편지가 왔다. 아무개군 그렇게 답장을 보냈다. 알고 보니 여학생이었다. 전역하고 연락이 됐다. 처음 만났다. 사람이 괜찮아 결혼했다. 내가 아나운서가 되니 여기저기에서 뚜쟁이가 들어온다. 난 여자하고 결혼할 건데 왜 아버지, 오빠 이야기를 하지 했다"라며 돌아봤다.
혜은이는 "열쇠 몇 개 받았냐"라며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다.
이계진은 "열쇠가 없는 집이었다. 그냥 평범한 집이었다. 그게 오히려 좋았다. '신분 상승을 해야겠다', '권력있는 사람의 딸이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라고 털어놓았다.
박원숙은 "저런 남자와 결혼했으면 세상 편했을 텐데 이 생각만 계속했다"라며 고백했다. 이계인은 "진작 연락하시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박원숙은 "저 사람과 결혼하면 힘들게 안 살 것 같은데 했다. 나도 욕심이 별로 없는 것 같다"라며 탐내 웃음을 자아냈다.
이계진의 아내는 이날 일일 매니저로 함께 왔다. 단아한 미모를 자랑했다. 아내는 "결혼한 지 48년 됐다"라고 말했다. 48년 동안 지루하지 않았냐는 박원숙의 질문에 "저 양반이 지루하게 생겼냐"라며 애정을 과시했다. 박원숙은 "염장 부부"라며 부러워했다.
이계진은 "귀농할 때 아내가 설계를 주도했다. 여자들이 안 가려고 하는데 시골에서 사는 것을 동의해 준 게 고맙다"라며 고마워했다.
이계진은 "우리 어머니가 시집살이를 시켰다. 내가 장남이다. 누나가 세 명 있다. 7남매다. 맏이의 아내가 돼 멋 모르고 시집살이를 하게 됐다. 어려운 데도 참고 했다. 그래서 내가 집사람에게 더 꼼짝 못한다. 한 30년 가까이 시집살이를 했다. 그거 하나만으로도 고맙다. 요새 누가 시집살이를 하겠냐"라며 아내의 노고를 알아줬다.
아나운서를 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어릴 때 라디오를 들으며 아나운서 목소리와 교양 있어 보이는 말투가 좋았다. 하고 싶었지만 강원도 원주 촌놈이 어떻게 하지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군대에 가고 전역을 6개월 앞두고 KBS 신입 사원 모집 공고를 봤다. 서울 후배에게 전화해서 원서를 내달라고 하고 사진은 군대에서 찍은 죄수 같은 사진을 보냈다. 부대장에게 시험보게 해달라고 허락을 받았다. '네가?' 이러면서 가라고 하더라. 합격했다"라고 덧붙였다.
또 "부모님께 아나운서 시험 본 얘기를 안했다. 합격했다고 하니 '네가 어떻게 아나운서가 됐니?'라고 하시더라 최대의 찬사이고 기쁨을 얘기한 거다"라며 당시 부모의 반응을 언급했다.
이계인은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내가 그런 재주를 가졌는지 몰랐는데 (아나운서를) 8년을 쉬면서 준비를 많이 했다. 내게 기회가 오면 저렇게 안 할 거다 했다. 어느 날 사장님이 라디오 방송을 하는 내 목소리를 듣고 누구냐고 했다더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기인데 배짱이 없어 PD들이 안 시킨다고 했다고 한다. (사장이) 내가 볼 때는 그게 아니라고 당장 시켜라'라고 해서 토크쇼 MC가 됐다. 그 당시의 스타들이 다 나왔다"라며 입사 8년 만에 '11시에 만납시다'의 MC를 맡아 이계진이라는 이름을 알렸다고 고백했다.
그는 "첫날 첫 시간부터 휘어잡았다. 그때부터 내 방송 인생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마이크 놓을 때까지 쉴 새가 없었다. 사람의 한쪽 면만 보지 말고 가능성을 볼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난 지금도 아나운서였음이 자랑스럽다"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사진= KBS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