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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위부터 2위까지, 이런 팀 어디 있나"…준우승 KT "더 강해진다!" 굳은 약속 [KS]

기사입력 2023.11.14 11:00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마법사들의 여정은 찬란했다.

KT 위즈가 13일 2023시즌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최종 성적은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다.

시즌 초반, 누구도 이 순간을 예상하지 못했다. 핵심 선수들이 줄지어 부상으로 이탈해 라인업을 꾸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패배만 쌓이며 팀 순위가 10위로 떨어졌다. 약 두 달간 웅크리고 있었다.

6월부터 저력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월간 승률을 6할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8월엔 무려 19승4패로 승률 0.826를 자랑했다. 수많은 팀들을 제치고 높이, 더 높이 도약했다. 지난달 10일 정규시즌 최종전인 두산 베어스전서 5-4로 승리하며 자력으로 2위를 확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주장 박경수는 "선수단 모두 하나로 뭉쳐 어려움을 극복했다.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선수들을 믿고 묵묵히 지켜봐 주셨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2021년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룬 KT는 올해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조준했다.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서 2연패 후 3연승으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썼다. 역대 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서 나온 세 번째 리버스 스윕이었다(1999~2000 양대리그·1995·2008·2021년 제외). 



한국시리즈서 정규시즌 1위 LG 트윈스와 격돌했다. 1차전서 3-2로 짜릿한 신승을 거뒀다. 나흘 휴식 후 등판한 고영표가 6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다. 손동현이 2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박영현은 타구에 정강이를 맞았음에도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올렸다. 문상철이 9회초 2사 1루서 상대 마무리투수 고우석에게 좌전 2루타를 뽑아내며 결승타를 장식했다. 황재균이 3타수 1안타 1타점, 장성우가 4타수 2안타 1타점 등을 보탰다.

2차전서 4-5, 3차전서 7-8로 석패했다. 4차전서 4-15로 패한 뒤 5차전서도 2-6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LG에 우승 트로피를 내주고 준우승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시리즈를 모두 마친 뒤, KT 선수단은 라커룸에 모였다. 이강철 KT 감독은 "정말 잘했다. 너무 고생했다"며 선수단을 다독였다.

이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서도 "정말 힘들게 여기까지 왔다. 시즌 초반 부상선수가 많아 힘들었지만 다들 무척 잘해줬다"며 "어떤 선수든 '팀 KT'답게 열심히 해준 덕에 올라올 수 있었다. 우리 선수들 정말 너무 고맙고 수고 많았다. 팬분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승은 못했지만 얻은 게 많은 1년이었다. 부족한 점을 잘 보완해 내년에도 '팀 KT'다운 야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경수를 비롯한 선배들은 후배들을 향해 "어느 팀이 10위에서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겠나. 이런 팀 없다. 모두 정말 고맙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우리가 못한 게 아니라 하늘에서 결과를 이렇게 정해준 것이다. 시즌 초반 10위부터 지금까지 다들 너무 고생했고 잘해왔다"고 덧붙였다.



토종 선발 에이스 고영표는 "올 시즌 정말 여러 위기가 있었다. 선수들이 잘 버텨주고, 또 버텨준 덕에 2위까지 올라온 것 같다"고 전했다.

첫 가을야구서 필승조의 핵심으로 발돋움한 손동현은 "'내가 더 잘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그래도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다. 잘해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필승조의 한 축인 박영현도 "1차전 승리 후 너무 행복했는데, 이후 내가 못했다. 아쉬움이 크다"고 돌아봤다. 그는 "솔직히 10위에서 이렇게 올라온 팀은 없는 것 같다. 우리 팀이 무척 대단한 것 같고, KT 소속이라 영광스럽고 뿌듯하다"며 "좋은 선배님들, 좋은 동료들을 만나 행복한 한 해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스트시즌 내내 타자들 중 최고의 타격감을 뽐낸 배정대는 "솔직히 슬프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에게 너무 잘했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며 "내년에 KT는 분명 더 높은 곳에 서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2024시즌에도 우승에 도전할 예정이다.



사진=잠실, 고아라 박지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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