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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의 한' 풀었다!…LG, KT 6-2 제압+한국시리즈 4승1패→통합 우승 달성! [KS5]

기사입력 2023.11.13 21:29 / 기사수정 2023.11.13 22:42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LG 트윈스가 지난 29년의 응어리와 한(恨)을 잠실에서 풀었다. KT 위즈를 꺾고 꿈에 그리던 'V3'를 달성하며 팬들과 함께 '승리의 함성'을 외쳤다.

LG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승제, LG 3승 1패) 5차전에서 KT를 6-2로 이겼다. 지난 7일 1차전 2-3 패배로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8일 2차전 5-4, 10일 3차전 8-7, 11일 4차전 15-4 승리에 이어 이날 5차전까지 삼켜냈다.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LG는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케이시 켈리가 우승의 발판을 놨다. 켈리는 1회초 수비 실책과 자신의 폭투 속에 시작과 동시에 고비를 맞았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5이닝 1실점으로 제 몫을 해냈다.

타선에서는 박해민이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맹타를 포함해 게임을 지배하는 수비로 LG 승리를 견인했다. 문성주 3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김현수 1안타 3타점 등 고른 활약을 펼쳤다.



이로써 LG는 지난 1994년 태평양 돌핀스를 꺾고 창단 2번째 통합우승 이후 무려 29년 만에 KBO리그 정상에 올랐다. 2002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마지막으로 길고 긴 암흑기를 겪었던 아픔을 깨끗하게 씻어냈다.

KT의 2023 시즌 여정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준우승과 함께 막을 내렸다. 2021 시즌 창단 첫 통합우승의 기쁨을 맛본 뒤 2년 만에 또 한 번 우승에 도전했지만 LG의 벽을 넘지 못했다.

KT도 LG 못지않게 박수받을 자격이 충분했다. 정규리그 개막 직후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 5월까지 최하위에 머무르기도 했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6월부터 서서히 반등의 시동을 걸었고 7월에는 5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8월을 2위로 마친 뒤 후반기 막판까지 자리를 지키면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KT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불발됐지만 끝까지 LG와 KBO리그 역사의 남을 명승부를 연출하고 내년 시즌 준비에 돌입하게 됐다. 



▲선발 라인업 

- KT: 
배정대(중견수)-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문상철(지명타자)-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경수(2루수)-정준영(우익수). 선발투수 고영표

1차전 승리 후 2, 3, 4차전에서 3경기 연속 패한 KT는 박경수가 선발 2루수로 복귀한 게 특징이었다. 루키 정준영이 베테랑 대신 우익수로 선발출전하는 것도 승부수다.

정준영의 경우 지난 11일 4차전에서 외국인 타자 알포드가 4회초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하면서 대신 투입돼 게임을 끝까지 소화했다. 3타수 1안타로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던 가운데 생애 첫 한국시리즈 선발출전의 영광을 안았다.

선발투수는 고영표였다. 고영표는 지난 7일 1차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7피안타 2사구 3탈삼진 2실점(1자책) 호투로 KT의 3-2 승리를 견인한 바 있었다.



KT는 고영표가 시리즈 전적 2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던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보여준 6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역투의 재현을 기대했다. 

고영표는 다만 정규리그에서는 LG전 4경기에 나와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7.36으로 부진했다. 1차전 때와 다르게 LG 주축 타자들의 타격감이 100%인 점도 불안 요소다.

이강철 KT 감독은 "정준영이 잘하고 있다. 타격감도 좋고 야무지게 잘한다"며 한국시리즈 5차전 선발 출전 배경을 설명했다. 

또 "고영표가 잘 던져줘야 한다. 5회만 버텨줬으면 한다"며 "오늘 5차전에서 쿠에바스를 안 쓰고 이기면 선발 로테이션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 그러면 LG도 쫓길 수 있다. 오늘이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고 내일 6차전을 할 수도 있지만 제일 중요한 건 오늘 선발투수를 아끼며 이겨야 한다는 점이다. 어떻게 되든 이겼으면 좋겠다. 오늘 이기면 분위기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플레이오프 때도 그랬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 LG: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신민재(2루수).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

LG는 예상대로 라인업에 전혀 변화를 주지 않았다. 앞선 1, 2, 3, 4차전의 선발 라인업을 그대로 가져갔다. 주축 타자들이 게임을 치를수록 타격감이 올라오고 있는 만큼 염경엽 LG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들에게 익숙한 위치에서 5차전에 돌입할 수 있도록 했다.

베테랑 김현수는 지난 11일 4차전에서 결승 선제 2점 홈런을 쏘아 올렸고 주전 3루수 문보경도 짜릿한 손맛을 보면서 좋은 기운을 안고 5차전을 준비했다.

선발투수는 켈리였다. 1차전에 이어 엿새 만에 고영표와 리턴 매치를 치르게 됐다. LG 벤치는 켈리가 지난 7일 1차전 6⅓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 호투 후 닷새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한 만큼 호투가 기대하고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어떤 감독이든 오늘(5차전) 끝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거다. 가장 중요한 건 기본기다. 중요한 게임일수록 기본기에 충실해야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며 "나도 그렇고 선수들도 기본기를 바탕으로 전략을 짜야지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홈런이 많이 나오면서 게임 흐름을 많이 바꿨다. 전력 분석 파트에서 계속 선수들에게 얘기를 해주고 있는데 선수들이 루틴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며 "선수들이 청백전을 치르면서 타격감 유지를 위해 노력한 게 빛을 보고 있다. 5차전에서는 KT 고영표의 체인지업을 누가 잡아서 장타를 만들어 내느냐가 관건이다"라고 내다봤다.

이날 경기 역시 개시 약 4시간 30분을 앞두고 일찌감치 전석이 매진됐다. 2만3750석이 모두 팔렸다. 1차전부터 5경기 연속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올해 포스트시즌 14경기 총관중은 26만1498명을 기록했다.


▲나란히 초반 위기 넘긴 켈리와 고영표, 팽팽한 '0'의 균형

LG와 KT 모두 경기 시작과 함께 득점 찬스를 맞았다. KT는 1회초 1사 후 김상수가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LG 우익수 홍창기의 포구 실책을 틈타 2루까지 내달려 1사 2루 기회가 중심 타선에 연결됐다.  

KT는 황재균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4번타자 박병호의 타석 때 LG 켈리의 폭투로 2루에 있던 김상수가 3루까지 진루했다. 박병호도 볼넷으로 출루하며 2사 1·3루 찬스가 차려졌다. 하지만 켈리가 장성우를 내야 땅볼로 솎아 내면서 KT의 1회초 공격은 소득 없이 끝났다.




LG도 1회말 선두타자 홍창기가 KT 1루수 박병호의 송구 실책으로 출루에 성공했다. 하지만 홍창기가 후속타자 박해민의 타석 때 2루 도루 시도가 KT 포수 장성우의 정확한 송구에 잡혔다. LG는 홍창기의 도루 실패 이후 박해민이 중견수 뜬공, 김현수가 1루수 땅볼에 그쳐 점수를 얻지 못했다.

2회도 흐름은 비슷했다. KT는 2회초 2사 후 박경수가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후속타자 정준영이 1루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상위 타선으로 찬스가 연결되지 않았다. 

LG는 2회말 선두타자 오스틴 딘, 1사 후 문보경의 안타로 1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2, 3차전 연이어 홈런포를 가동했던 박동원이 들어서며 큰 것 한방이 기대됐다. 그러나 박동원이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4-6-3 병살타를 치면서 2회말 공격이 허무하게 종료됐다.

2회까지는 켈리와 고영표 모두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하면서 고비를 넘겼다.

▲고영표 공략한 LG 하위타선, 해결사로 나선 박해민

팽팽하던 '0'의 균형은 3회말 LG 공격에서 깨졌다. LG는 선두타자 문성주가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가며 3이닝 연속 선두타자가 출루했다. 이어 신민재가 고영표에게 볼넷을 골라내며 무사 1·2루 찬스가 상위 타선 앞에 차려졌다.

LG 벤치는 여기서 홍창기에게 희생 번트를 지시했다. 홍창기가 침착하게 작전을 성공시키면서 1, 2루 주자들에 한 베이스씩 진루해 1사 2·3루가 됐다. 

LG는 이 기회를 살려냈다. 박해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박해민은 고영표를 상대로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LG에게 2-0의 리드를 안겼다. LG가 'V3'를 향한 불씨를 당기는 순간이었다.




박해민은 방망이에 이어 빠른 발로 KT를 괴롭혔다. 후속 타자 김현수의 타석 때 과감하게 도루를 시도했고 완벽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과 함께 성공시켰다. 

LG는 박해민의 도루로 이어간 1사 3루 추가 득점 기회에서 김현수가 내야 땅볼을 쳤지만 행운이 따랐다. KT 1루수 박병호의 포구 실책 속에 김현수가 출루했고 3루 주자 박해민까지 홈 플레이트를 밟아 3-0으로 달아났다.

▲KT 좌절시킨 박해민, 슈퍼캐치로 경기를 지배하다 

KT는 3회말 3실점 후 4회초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1사 후 문상철의 안타, 2사 후 박경수의 볼넷 출루로 주자를 모았다. 2사 1·2루에서 9번타자 정준영의 타석 때 대타 김민혁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좋은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는 김민혁의 한방을 기대했다.

김민혁은 켈리를 상대로 좌중간으로 향하는 날카로운 타구를 날려 보냈지만 이내 고개를 숙였다. LG 중견수 박해민이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로 타구를 낚아채면서 KT의 4회초 공격을 종료시켰다. 





박해민은 포구 직후 일어나 포효했고 잠실야구장을 가득 메운 2만 3천여 명의 LG 팬들은 박해민의 이름을 연호했다. 경기장이 떠내려갈 듯한 함성이 터져 나왔고 경기 흐름은 LG 쪽으로 기울어 갔다.

▲힘겹게 1점 만회한 KT, 5회까지 책임진 켈리 

KT는 5회초 선두타자 배정대와 김상수의 연속 안타로 5차전 시작 후 가장 좋은 득점 기회를 맞이했다. 황재균-박병호-장성우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에게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황재균이 내야 땅볼에 그치면서 아웃 카운트 하나만 소진됐다. 1사 1·3루에서는 박병호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됐다.



외려 득점은 상대 실수로 나왔다. KT는 2사 1·3루에서 장성우의 타석 때 켈리의 폭투가 나오면서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진루, 스코어가 3-1로 좁혀졌다. LG 포수 박동원의 홈 송구 실책으로 1루 주자 황재균이 3루까지 진루해 2사 3루 추가 득점 기회가 이어졌다.

그러나 켈리는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장성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추가 실점 없이 KT의 거센 추격을 잠재웠다. 5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강공으로 응수한 LG, 우승 트로피에 한 걸음 더 다가서다

LG는 5회말 곧바로 도망갔다. KT가 5회말 시작과 함께 이상동으로 투수를 교체했지만 LG의 화력을 감당하지 못했다. LG는 선두타자 홍창기의 내야 안타, 박해민의 안타로 무사 1·3루 찬스를 중심 타선에 연결했다. 

박해민은 여기서 또 한 번 재치를 발휘했다. 김현수의 타석 때 2루를 훔치면서 상황을 무사 1·3루에서 무사 2·3루로 만들었다. 김현수가 이에 화답하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LG는 5-1로 점수 차를 벌렸다.



LG는 6회말 1점을 더 보탰다. 선두타자 문보경의 2루타와 박동원의 희생 번트로 1사 3루 찬스를 잡았고 문성주가 깨끗한 우전 안타로 문보경을 홈으로 불러들여 스코어는 6-1이 됐다.

▲쉽게 물러서지 않은 KT, 마지막 희망의 불씨를 살리다

LG는 6회초 이닝 시작과 함께 투수를 켈리에서 유영찬으로 교체했다. 유영찬은 한국시리즈 2차전 2⅓이닝 2탈삼진 무실점, 3차전 2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의 좋은 기운을 5차전에서도 이어갔다.

유영찬은 6회초 선두타자 문상철과 알포드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빠르게 아웃 카운트를 늘렸다. 박경수까지 3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KT는 7회초 유영찬 공략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조용호가 우전 안타를 치고나갔고 배정대의 3루수 땅볼 때 2루까지 진루했다. 1사 2루에서 김상수의 잘 맞은 타구가 중견수 박해민에게 잡힌 사이에는 3루에 안착했다.

조용호는 기어이 홈 플레이트를 밟았다. 유영찬의 폭투로 득점하면서 KT에 귀중한 만회 득점을 안겼다. KT는 5-2로 추격하면서 마지막 희망의 불꽃을 태웠다.

▲리드 지켜낸 LG, 29년의 설움 날린 'V3'의 완성

LG 불펜은 3점의 리드를 지켜냈다. 7회초 2사 1루 추가 실점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함덕주가 KT 4번타자 함덕주를 삼진으로 잡아내고 추격 흐름을 끊어놨다. 

함덕주는 8회까지 KT 타선을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LG는 9회초 클로저 고우석이 헹가레 투수의 특명을 안고 마운드에 올라 마지막 아웃 카운트 3개를 책임졌다.



고우석이 승부에 마침표를 찍고 LG의 'V3'가 완성됐다. 1994년 이후 너무도 간절했던 트로피를 안방 잠실에서 품고 구단 역사의 새로운 역사를 새겼다.


▲한국시리즈 3번째 찾은 구광모 LG 회장, 헹가래 받고 감동하다

이날 잠실구장엔 LG그룹 오너가 4세인 구광모 회장이 찾아 시선을 모았다. 앞서 1차전에서 지난 2018년 그룹 회장에 취임한 뒤 처음으로 야구장을 찾아 관전했던 구 회장은 지난 11일 4차전이 열린 수원 KT위즈파크에도 나타나 힘을 불어넣었다. 이어 이날도 LG 구단을 대표하는 '유광점퍼'를 입고 시종일관 선수들이 치고 달리는 장면을 보는 것은 물론, 팬들의 모습을 담는 차분한 응원으로 눈길을 끌었다.

LG는 구 회장이 처음 찾은 1차전에선 패했으나 두 번 패배를 보여주진 않았다. 4차전에서 타선이 폭발하며 대승을 챙기더니 구 회장이 두 번째로 홈구장을 찾은 5차전에서도 투타의 완벽한 조화를 선보이며 쾌승하고 우승 기쁨을 안겼다.

LG 오너가 야구 사랑은 각별하다. 구본무 선대회장은 LG가 마지막으로 정규시즌과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1994시즌이 끝난 뒤 다음 우승을 기약하며 일본 오키나와산 아와모리 소주와 롤렉스 시계를 준비해놓기도 했다.

LG가 29년 만에 우승을 하면서 고객들도 기대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가전업계 세계 1위를 달리는 LG전자의 야구단 우승 기념 세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야구팀 모기업은 고객들을 위한 각종 우승 이벤트를 진행, 국민들과 챔피언 기쁨을 함께 누렸다. 지난해 우승한 SSG도 대규모 세일로 정상 등극의 감격을 팬들, 국민들과 나눴다.




▲오지환 한국시리즈 MVP, 롤렉스 주인공이 되다!

관심을 모았던 롤렉스 시계의 주인공은 '캡틴' 오지환으로 결정됐다. 롤렉스 시계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부터 LG 주장을 맡고 있는 오지환은 트윈스의 영구결번 레전드 이병규, 박용택도 이루지 못했던 '우승 캡틴'이 됐다.

이어 2023 한국시리즈 MVP까지 차지했다. 오지환은 기자단 투표에서 80표를 획득했다. 박동원(7표), 박해민(4표), 유영찬, 문보경(이상 1표)을 제치고 한국시리즈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오지환은 정규리그에서도 126경기 타율 0.268(422타수 113안타) 8홈런 62타점 16도루 OPS 0.767로 제 몫을 해줬다. 리그 전체에 투고타저 바람이 불었던 가운데 생산성 높은 타격은 물론 리그 최정상급 유격수 수비로 LG의 정규리그 1위 등극을 견인했다.

오지환은 생애 처음으로 밟은 한국시리즈 무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1~5차전 모두 5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출전해 타율 0.316(19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오지환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쏘아 올린 홈런 3방은 모두 영양가 만점이었다. 2차전에서 LG가 1-4로 끌려가던 가운데 추격의 불씨를 당기는 솔로 홈런으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3차전에선 한국시리즈 역사상 최고의 홈런 중 하나를 때려냈다. LG가 5-7로 뒤진 9회초 2사 1·2루에서 KT 클로저 김재윤을 상대로 결승 역전 3점 홈런을 폭발시켰다. 5회말 자신의 수비 실수를 만회하고도 남는 한방이었다.



4차전에서도 홈런포를 가동했다. LG가 6-1로 앞선 7회초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쳐내면서 KT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놨다. 단일 한국시리즈 최초의 3경기 연속 홈런의 신기록도 작성했다. 오지환은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며 '롤렉스 시계'도 가져가게 됐다. 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한국시리즈 MVP에게 수여하기 위해 1998년 구입한 이 시계는 25년 만에 주인이 가려졌다. 

LG 구단이 보관 중이던 이 롤렉스 시계는 현재 1억 5000만 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오지환은 한국시리즈 MVP 상금 1000만 원에 시계까지 품고 자신의 야구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이했다.


▲LG 돈방석에도 앉는다…44억원 잭팟 기대

29년 만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정상을 탈환한 LG 트윈스는 돈방석에도 앉을 전망이다. LG 우승으로 2023년 프로야구 일정이 모두 마무리되면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5개 팀에 돌아갈 배당금 규모도 확정됐다.

KBO리그 규정 47조 수입금의 분배 항목을 보면, KBO 사무국은 포스트시즌 입장 수입 중 행사 진행에 들어간 제반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액수를 배당금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른 5개 팀에 나눠 준다. 먼저 정규시즌 1위 팀이 배당금의 20%를 먼저 가져가고, 나머지 액수를 한국시리즈 우승팀 50%, 준우승팀 24%, 플레이오프에서 패한 구단 14%, 준플레이오프에서 패한 구단 9%,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한 구단 3%로 나눈다.

KBO 사무국에 따르면, 올해 포스트시즌 14경기 전체 입장 수입은 약 96억2천만원이다. 49%로 추정되는 제반 비용을 뺀 49억원을 5개 팀에 분배한다. LG는 정규시즌 1위로 20%인 9억8천만원을 먼저 받는다.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나머지 약 39억2700만원의 절반인 19억6300만원을 더 챙긴다. 두 액수를 합친 29억4300만원 정도가 LG에 돌아가는 우승 배당금이다.



여기에 모기업이 주는 보너스가 더 붙는다. KBO 사무국과 10개 구단은 성적에 따른 가욋돈(이른바 메리트 시스템)에 상한을 두기로 해 우승팀의 모기업은 야구단이 받는 전체 배당금의 50%까지 우승 보너스를 줄 수 있다.

따라서 LG 그룹은 배당금 29억4000만원의 50%인 약 14억7000만원을 우승 보너스로 선수단에 준다. 이 돈을 합치면 LG 트윈스의 우승 보너스는 44억1000만원으로 늘어난다.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KT는 약 9억4255만원, NC는 5억4980만원, SSG는 3억5340만원, 그리고 두산은 1억1780만원 정도를 배당금으로 받을 예정이다.


▲꼴찌에서 2위까지, KT 저력도 대단했다…이강철 감독 "졌지만 지지 않았다"

비록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시즌 초반 꼴찌에서 2위까지 치고 올라온 KT 저력도 빛났다.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신 이강철 감독은 "졌지만 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 모두 잘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 감독은 "먼저 LG의 우승을 축하한다. 응원해주신 팬들과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잘 준비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내년에도 kt다운 야구를 하겠다"고 입을 열었다. 특히 이 감독은 '팬'이라는 단어를 말하면서 감정이 북받친 듯 울컥하기도 했다. 이어 "우리는 부상 선수가 많았고, 초반에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그러나 비어있는 자리에 많은 선수가 올라와서 빈자리를 메웠다. 모두가 잘해서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고 돌이켜봤다.

이 감독은 "시즌 초반엔 여기까지 진출할지 생각 못 했다"라며 "포기하지 않고 절 믿어준 선수들 덕분이다. 모두가 고생했다"고 했다. 아울러 "(오늘) 좋은 타구가 많이 잡히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결과는 졌지만 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매우 잘했다"고 밝혔다.

KT는 올해 초반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면서 최하위까지 밀려났지만, 무서운 기세로 상승세를 타며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쳤다.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PO)에서도 1, 2차전을 내준 뒤 3,4,5차전을 모두 승리하며 KS 티켓을 따냈다. 포스트시즌 기간엔 손동현, 박영현 등 젊은 투수들이 맹활약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강철 감독은 "우승은 못 했지만, 얻은 것이 많은 한해였다"라며 "한 해 동안 감사했다"라고 인터뷰를 마쳤다.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시리즈 및 경기별 성적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산 베어스-NC 다이노스

*1차전(창원): 10월 19일, NC 14-9 승리
-승리투수 김영규, 세이브 이용찬, 패전투수 이영하, 데일리 MVP 서호철

▲준플레이오프 NC 다이노스-SSG 랜더스(시리즈 전적 NC 3승, 시리즈 MVP 김영규)

*1차전(인천): 10월 22일, NC 4-3 승리
-승리투수 김영규, 세이브 이용찬, 패전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 데일리 MVP 김성욱

*2차전(인천): 10월 23일, NC 7-3 승리
-승리투수 최성영, 패전투수 김광현, 데일리 MVP 박건우

*3차전(창원): 10월 25일, NC 7-6 승리
-승리투수 이재학, 세이브 이용찬, 패전투수 노경은, 데일리 MVP 제이슨 마틴



▲플레이오프 NC 다이노스-KT 위즈(시리즈 전적 KT 3승2패, 시리즈 MVP 손동현)

*1차전(수원): 10월 30일, NC 9-5 승리
-승리투수 에릭 페디, 패전투수 윌리엄 쿠에바스, 데일리 MVP 에릭 페디

*2차전(수원): 10월 31일, NC 3-2 승리
-승리투수 신민혁, 세이브 이용찬, 패전투수 웨스 벤자민, 데일리 MVP 신민혁

*3차전(창원): 11월 2일, KT 3-0 승리
-승리투수 고영표, 세이브 김재윤, 패전투수 태너 털리, 데일리 MVP 고영표

*4차전(창원): 11월 3일, KT 11-2 승리
-승리투수 윌리엄 쿠에바스, 패전투수 송명기, 데일리 MVP 윌리엄 쿠에바스

*5차전(수원): 11월 5일, KT 3-2 승리
-승리투수 손동현, 세이브 김재윤, 패전투수 김영규, 데일리 MVP 김민혁

▲한국시리즈 KT 위즈-LG 트윈스(시리즈 전적 LG 4승1패, 시리즈 MVP 오지환)

*1차전(잠실): 11월 7일, KT 3-2 승리
-승리투수 손동현, 세이브 박영현, 패전투수 고우석, 데일리 MVP 문상철

*2차전(잠실): 11월 8일, LG 5-4 승리
-승리투수 함덕주, 세이브 고우석, 패전투수 박영현, 데일리 MVP 박동원

*3차전(수원): 11월 10일, LG 8-7 승리
-승리투수 고우석, 세이브 이정용, 패전투수 김재윤, 데일리 MVP 오지환

*4차전(수원): 11월 11일, LG 15-4 승리
-승리투수 김윤식, 패전투수 엄상백, 데일리 MVP 김윤식

*5차전(잠실): 11월 13일, LG 6-2 승리
-승리투수 케이시 켈리, 패전투수 고영표, 데일리 MVP 박해민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박지영 기자/고아라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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