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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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기적의 승리→생존의 몸부림…슈퍼매치가 '데스매치'로 바뀌었다

기사입력 2023.11.13 10:11 / 기사수정 2023.11.13 10:11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수원 삼성이 10명이 싸우고도 3골을 뽑아내며 기적 같은 역전승을 챙기면서 K리그1 강등권 싸움이 승강제 실시 이후 가장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전체 38라운드 중 팀당 2경기씩 남은 상황이고, 이미 우승팀도 가려졌지만 올해 K리그1 만큼은 상위권 정상 다툼 및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티켓 경쟁이 아닌, 생존 싸움으로 시선이 집중되는 중이다.

그런 가운데 K리그 최고의 더비로 꼽히는 '슈퍼 매치'가 이번엔 생존을 위해 몸부림 치는 팀의 생사가 걸린 '데스 매치'로 바뀌는 진풍경도 펼쳐지게 됐다.

수원 삼성은 지난 12일 열린 수원FC와의 '수원 더비'에서 전반 16분 아시아쿼터 일본인 미드필더 카즈키의 이른 시간 퇴장에도 불구하고 이후 아코스티와 안병준, 김주찬의 연속골을 묶어 수원FC를 3-2로 눌렀다. 축구 경기에서 10명이 1골 넣으면서 이기는 경우는 가끔씩 있었지만 3골을 퍼붓는 경우는 거의 없다.

카즈키의 퇴장에 이어 전반 33분 수원FC 수비수 우고 고메스가 첫 골을 넣을 때만 해도 수원 삼성이 결국은 사상 첫 강등의 수모에 거의 다가서는 줄로 여겨졌으나 이후 선수들이 똘똘 뭉쳐 공격 의지를 숨기지 않았고, 염기훈 감독대행도 적재적소에 알맞는 용병술을 펼치면서 대역전승 드라마를 펼쳐나갔다.



이로써 K리그1 강등권 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10위 수원FC가 승점 32에서 더 나아가지 못한 가운데 11위 강원과 12위 수원 삼성이 36라운드에서 나란히 이겨 각각 승점 30, 승점29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남은 37라운드와 38라운드에서 피터지는 강등 혈투가 2023년 K리그1 클라이맥스를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37라운드 강원-수원FC, 38라운드 수원-강원 등 승점 6점 짜리 맞대결도 흥미진진하지만 팬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오는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FC서울-수원의 슈퍼매치로 쏠린다.

전통의 두 라이벌이 올해 치르는 마지막 슈퍼매치라는 의미를 넘어 수원이 이날 패하면 강등 확정이라는 초유의 굴욕을 당할 수도 있어서다.


수원은 수원FC를 이겨 일단 한숨 돌렸지만 여전히 최하위다. 결국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겨야 10위 혹은 11위에 주어지는 K리그2 구단과의 승강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어 자동 강등(다이렉트 강등)을 면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에 패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게다가 같은 시간 열리는 강원-수원FC 맞대결에서 강원이 이기면 수원은 강등이 99% 확정된다.

수원이 서울에 지고, 강원이 수원FC를 이기면 순위가 10위 강원(승점 33), 11위 수원FC(승점 32), 12위 수원(승점 29)가 된다. 

이렇게 되면 강원은 수원과의 최종 라운드 결과에 상관 없이 자동 강등을 피하면서 승강 PO를 통해 잔류를 도모할 수 있다.

수원FC 역시 K리그 규정에 따라 승강PO로 갈 것이 확실시된다. K리그는 두 팀간 승점이 같을 경우 다득점룰을 적용해 골 수가 많은 팀이 앞 순위에 자리잡는다.

현대 수원FC가 43골, 수원이 34을 기록하고 있어 남은 팀당 2경기에서 두 팀의 득점 수가 바뀔 확률은 크지 않다. 결국 수원FC와 수원이 승점 3점 차를 유지한 채 37라운드를 마치면 수원이 마지막 라운드 강원전에서 7~8골 대량 득점을 하고 이기지 않는 한 다음 시즌 2부로 내려가는 셈이다.



그런 시나리오 아래서 서울과 수원이 격돌한다.

두 팀의 라이벌 구도는 K리그를 넘어 세계 10대 더비 매치로 소개될 만큼 굉장하다. 최근 두 팀 모두 하락세를 겪고 있어 슈퍼매치의 재미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으나 이번 만큼은 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수원보다 먼저 승강PO를 겪으면서 생존 싸움에 벌벌 떨었던 서울은 이번 시즌엔 파이널B(하위스플릿)에 오기 전부터 잔류를 확정짓더니 최근 3경기 2승 1무를 기록하며 파이널B 최고 순위인 7위를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하지만 수원의 절박한 상황은 서울 선수들의 승부욕도 살려내는 것 아니냐는 게 축구계 관측이다.

김진규 서울 감독대행과 염기훈 수원 감독대행 역시 두 팀에서 레전드급 선수 생활을 한 터라 슈퍼매치에 대한 의욕이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전적은 서울이 3전 전승으로 앞서고 있다. 다만 수원이 수원FC에도 3전 전패로 눌렸다가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3-2 승리를 일궈낸 만큼 이번 데스매치 같은 슈퍼매치에서 전혀 다른 승부가 열릴 수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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