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올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몸값 상승을 이룬 선수들이 공개됐다.
시즌 초반 예상과 다르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 선수들 중 공격수 2명이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 토트넘을 이끄는 다니엘 레비 회장이 미소짓지 않을 수 없게 됐다.
9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더 선'은 현재 선수들의 몸값과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의 몸값을 비교한 후 상승폭을 토대로 순위를 매겼다. 이는 선수가 얼마나 '가성비' 좋은 선수인지 알아보는 척도로도 활용될 수 있다.
토트넘은 3위와 4위에 공격수 둘을 올려놔 선수 보는 눈이 남다르다는 점을 알렸다.
우선 4위에 공격형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이 자리를 잡았다. '더 선'에 따르면 매디슨은 지난 여름 레스터 시티에서 토트넘으로 약 4010만 파운드(약 645억원)에 이적했으나 3달이 지난 지금 매디슨의 추정 몸값은 6070만 파운드(약 970억원)다. 51%의 몸값 상승률을 보이며 4위에 자리잡았다.
매디슨 윗자리인 3위는 토트넘 오른쪽 윙어 자원 데얀 클루세브스키가 차지했다. 1년 6개월간 토트넘에서 임대 생활을 했던 그는 지난여름 고작 2600만 파운드(약 330억원)에 완전 이적했다. 지난 2022/23시즌 후반기에 부진해서 '과연 완전이적시킬 자원이 맞느냐'란 평가도 있었지만 막상 '완전한 토트넘' 선수가 된 뒤 기량이 더 좋아졌다. 두 골을 넣으면서 득점력에도 힘을 보태는 중이다. 클루세브스키는 4340만 파운드(약 700억원)까지 몸값을 끌어올리며 67%의 상승폭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지금까지는 토트넘의 지난여름 이적시장에서 수완이 상당히 좋은 편이 됐다.
토트넘은 2023/24시즌 개막을 앞두고 10년간 매시즌 30골을 책임졌던 간판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을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보냈다. 유럽 축구계에선 토트넘이 지난 시즌(8위) 못지 않은 부진을 겪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토트넘은 이를 비웃듯 매디슨, 클루세브스키를 비롯해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 측면 자원 브레넌 존슨까지 몸값에 비해 수준 좋은 선수들을 속속 챙겼다.
탕기 은돔벨레, 다빈손 산체스, 자펫 탕강가, 조 로든, 해리 윙크스같은 잉여 자원들은 과감하게 처분했다.
무엇보다 토트넘에 새로 부임한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의 모든 영입에 관여하며 영입대상 선수들과 1대1 면담을 통해 진정으로 토트넘에 합류하고 싶은지를 확인하는 등, 자신의 철학과 선수들이 잘 맞는지 파악하고 팀을 꾸렸다. 이는 지금까지 성공적인 리빌딩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지난 10월 영국의 언론 '가디언'은 "지난여름 토트넘에 영입된 선수들은 모두 토트넘행을 간절히 원해 온 선수들"이라고 했다. 이어 "토트넘은 지난여름 이적시장에서 한 선수를 영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해당 선수는 토트넘으로 오고 싶은 마음보다 당시 소속팀을 떠나고 싶어하는 마음이 더 커 보였다"고 밝혔다. 이적시장에서 선수의 멘털과 동기부여로 꼼꼼히 체크한 것이다.
한편 '더 선'이 집계한 순위표에서 1위를 차지한 선수는 첼시에서 노팅엄 포레스트로 이적한 칼럼 허드슨-오도이다. 지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첼시에서 뛴 젊은 유망주 허드슨-오도이는 실망스러운 퍼포먼스와 함께 독일의 바이엘 레버쿠젠으로 임대를 떠났다. 올 시즌을 앞두고 공격수 보강이 필요했던 노팅엄은 첼시와 긴밀히 합의해 임대 복귀한 허드슨-오도이를 단돈 300만 파운드(약 50억원) 헐값으로 데려올 수 있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4경기서 1득점을 올리고 있는 허드슨-오도이는 지난 9월 번리와의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경기서 노팅엄 데뷔골을 터뜨리며 화끈한 신고식을 치렀다.
허드슨의 몸값은 여름이적시장에 비해 무려 243%나 상승한 1040만 파운드(약 167억원)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