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황희찬이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기록한 환상 동점골이 프리미어리그 10월 이달의 골 후보에 올랐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2일(한국시간) '10월 버드와이저 이달의 골' 후보를 발표했다. 총 8개 골이 목록에 포함된 가운데 뉴캐슬전 동점골 주인공 황희찬 또한 한 자리를 차지했다.
황희찬은 지난달 29일 영국 울버햄프턴에 위치한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캐슬과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경기에서 1-2로 뒤지던 후반 26분 환상적인 동점골을 넣어 2-2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황희찬은 수비가 달려들자 왼발로 접어 수비 슬라이딩 태클을 피했다. 수비를 제친 황희찬은 골문 바로 앞에서 니어 포스트를 노린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골키퍼가 방향 예측도 할 수 없었을 정도로 정확하고 빠른 슛이었다. 리그 6호골이자 이번 시즌 7호골을 신고한 황희찬은 무릎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펼치며 기쁨을 만끽했다.
최근 좋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황희찬이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만 6골을 넣으면서 울버햄프턴 입단 후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세웠다. 2시즌 전 울버햄프턴 유니폼을 입었을 때 5골을 기록했던 황희찬은 지난 시즌엔 2골에 그치며 부진했다. 햄스트링 부상이 잦아 꽤 고생했던 황희찬은 올 시즌엔 철저한 관리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황희찬은 경기 후 "전반전이 끝난 뒤 동료들이 '할 수 있다'고 말하며 신뢰를 줬다. 후반에 골을 넣고 팀에 도움을 줘 행복하다"라고 팀 승리에 보탬이 돼 기쁘다고 밝혔다.
영국 언론의 찬양도 이어졌다. 미러는 "황희찬이 있다는 건 축복 받은 일이다. 황희찬은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득점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등장했다"라고 주목했다. 황희찬은 울버햄프턴이 창단된 1877년 이후 최초로 홈 6경기 연속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활약상에 더불어 주변 환경도 황희찬의 인기몰이를 더하고 있다. 지난 7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전을 앞두고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황희찬을 '더 코리안 가이'라고 표현하면서 영국 내에서 큰 화제가 됐다. 황희찬도 맨시티전에서 역전 결승골을 작렬시키며 맨시티를 침몰시켰고, 전 세계에 황희찬이라는 이름을 분명히 알렸다.
이번 10월 이달의 골은 황희찬의 인기 척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다. 얼마나 많은 팬들이 황희찬의 골을 1위로 선정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다른 후보들 역시 쟁쟁하다. 프리미어리그가 발표한 후보 8인에는 황희찬을 포함해 제이콥 브룬 라르센(번리), 잭 해리슨(에버턴), 브라이언 음뵈모, 사만 고도스(이상 브렌트퍼드), 디오구 달롯(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디 은케티아(아스널), 필립 빌링(본머스)이 이름을 올렸다.
이 중에서 해리슨, 고도스의 중거리 골, 빌링이 장거리 로빙 슛이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8개 골 중 박스 안 득점은 황희찬이 유일하다.
황희찬은 올 가을 꿈 같은 시절을 보내고 있다. 득점포를 연일 터트리는 것은 물론이고 명장의 극찬까지 받고 있어서다
지난 9월30일엔 맨시티를 지휘하는 명장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큰 존중을 갖고 말한다. 우린 항상 울버햄프턴과의 경기에서 고전했다. 울버햄프턴엔 퀄리티 갖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페드루 네투, 마테우스 쿠냐, 그리고 그 한국 선수는 정말 훌륭하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정확히는 "더 코리안 가이(The Korean guy)"라고 칭했다. 울버햄프턴에 한국인 선수는 황희찬 한 명밖에 없다.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코리안 가이'라고 했는데 이 표현이 한국과 영국에서 동시에 화제가 됐다. 울버햄프턴은 '더 코리안 가이' 셔츠까지 내놓을 정도였다. 그리고 맨시전에서 황희찬이 결승포를 터트리자 과르디올라 감독은 "황"이라고 정확하게 발음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같은 날 2023년 10월 EA SPORTS '이달의 선수' 최종 후보 6인을 공개했다. 선수상 후보와 함께 이달의 감독상 후보 4인도 함께 발표됐다.
선수상 후보에는 총 6명이 이름을 올렸다. 더글라스 루이스(2골 1도움·애스턴 빌라), 브라이언 음베모(2골 2도움·브렌트퍼드), 페드로 네투(3도움·울버햄프턴), 데클런 라이스(1골 1도움·아스널), 크리스티안 로메로(클린시트 2회·토트넘), 모하메드 살라(5골·리버풀)가 이름을 올렸다.
기대를 모았던 손흥민과 황희찬은 모두 후보에서 빠졌다. 대신 이들의 동료인 로메로와 네투가 들어갔다.
감독상 후보엔 10월 3경기 전승을 거둔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과 함께 미켈 아르테타(2승 1무·아스널), 우나이 에메리(2승 1무·애스턴 빌라), 위르겐 클롭(2승 1무·리버풀)이 감독상을 두고 경쟁한다.
투표는 영국 현지 시간으로 11월 7일 오전 9시까지 진행되며 10월 이달의 선수와 이달의 감독 모두 투표가 함께 진행된다.
토트넘은 10월 이달의 감독과 선수에 포스테코글루와 로메로가 이름을 올리며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초의 기록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바로 3회 연속 감독상과 선수상 동시 수상이다.
토트넘은 지난 8월 프리미어리그 개막 직후 제임스 매디슨과 포스테코글루가 8월 이달의 감독상과 선수상을 수상하며 올 시즌 첫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토트넘은 6년 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손흥민 이후 처음으로 감독과 선수가 이 달의 선수와 감독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이어 9월엔 팀의 주장 손흥민이 포스테코글루와 함께 트로피를 받아들었다. 손흥민은 9월 당시 번리전 해트트릭과 더불어 4경기 6골을 기록하며 모하메드 살라, 훌리안 알바레스 등을 밀어내고 개인 통산 4번째 이달의 선수상 수상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해당 수상으로 앨런 시어러, 티에리 앙리, 데니스 베르캄프, 프랭크 램파드 등과 함께 수상 횟수 동률을 이뤘다.
포스테코글루도 연속 수상에 성공했다. 2019/20시즌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 이후 2달 연속 수상은 처음이다. 포스테코글루는 10월 후보에 오르며 프리미어리그 데뷔 3달 만에 3번째 이달의 감독상 후보에 오르게 됐다. 프리미어리그 데뷔 이후 곧장 이달의 감독상을 3회 연속 수상한 경우도 전무후무하다. 부임 전 물음표였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프리미어리그 새 역사에 도전한다.
사진=프리미어리그,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