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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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이닝 12K' 페디 완벽투! NC, KT '9-5' 완파...KS행 확률 78.1% 잡았다 [PO1]

기사입력 2023.10.30 21:44 / 기사수정 2023.10.30 21:44



(엑스포츠뉴스 수원, 유준상 기자) 나흘 쉬고 플레이오프에 임한 공룡군단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다. NC 다이노스가 '에이스' 에릭 페디의 호투에 힘입어 시리즈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면서 원정 팬들의 성원에 화답했다.

NC는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플레이오프 KT 위즈와의 1차전에서 9-5로 승리하면서 시리즈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역대 KBO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기준, 1999~2000 양대리그·1995·2008·2021년 제외) 1차전 승리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78.1%(25/32)에 달한다. 1승을 선점한 NC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이유다.

반면 푹 쉬고 나왔음에도 1차전을 내준 KT는 다소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이며 큰 부담을 떠안게 됐다. 웨스 벤자민과 고영표, 2차전과 3차전에서 믿을 만한 선발투수가 나온다고 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KT다. 타선의 부진이 뼈아팠다.




▲나흘 쉰 NC, 3주 쉰 KT

9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로 3위 경쟁에서 살아남은 NC는 가을야구에서도 그 위용을 뽐내는 중이다. 지난 19일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공격력을 앞세워 14-9 승리를 거두고 시리즈를 끝냈고, '디펜딩챔피언'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3연승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준플레이오프가 3경기 만에, 그것도 NC의 3연승으로 끝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체력 소모를 최소화한 NC는 준플레이오프가 끝난 뒤 나흘간의 휴식을 취했고, 홈구장인 창원NC파크에서 훈련을 진행하며 컨디션을 조율했다. KT보다 휴식일이 짧긴 해도 시리즈가 길어지지 않기 때문에 NC로서도 나쁠 게 없었다.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KT는 지난 10일 두산과의 최종전을 끝으로 정규시즌 2위 확정과 함께 경기 일정을 마감했다. 이후 3주간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 선수들은 휴식과 훈련을 병행하며 숨을 골랐다.

또한 시즌 막바지 부상을 입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고영표, 벤자민이 몸 상태를 회복하면서 팀 입장에서는 윌리엄 쿠에바스-벤자민-고영표로 이어지는 3선발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부상을 털고 돌아온 엄상백도 출격 준비를 마쳤다. 엄상백의 경우 불펜에서 힘을 보탤 것이라는 게 KT의 계획이었다.

다만 간판타자 강백호가 지난 26일 청백전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옆구리 통증을 느꼈고, 오른쪽 내복사근 손상 진단을 받으면서 플레이오프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엔트리에 포진된 선수들이 강백호의 공백을 메워야 했다.




▲양 팀 선발투수 및 라인업

-NC: 손아섭(지명타자)-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제이슨 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서호철(3루수)-오영수(1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 선발투수 에릭 페디

-KT: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조용호(우익수)-문상철(지명타자)-배정대(중견수)-박경수(2루수),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

NC의 선발투수는 에릭 페디다. 올해 리그 최고의 투수로 거듭난 페디는 정규시즌 30경기 180⅓이닝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을 기록하면서 1986년 선동열(해태) 이후 무려 37년 만에 20승-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했다. KBO리그 역대 5번째 기록으로, 외국인 투수만 놓고 보면 페디가 처음이다.

그러나 페디는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1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타자의 강습 타구에 오른팔을 맞았고, 그 여파로 준플레이오프까지 단 한 경기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그나마 팀이 준플레이오프를 3경기 만에 끝내면서 쉴 시간이 충분했고, 수원으로 이동하기에 앞서 불펜피칭으로 최종 점검을 마쳤다.

강인권 감독은 "페디의 몸 상태는 완벽하게 회복이 됐다고 보여진다. 투구수는 딱히 정해놓은 건 없지만 상황에 따라 100구까지는 가능하다"며 "페디의 불펜 투구를 직접 지켜보지는 않았지만 40구 이상 던졌다는 건 거의 회복된 상태라고 본다. 컨디션은 썩 나빠 보이지 않는다"고 페디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라인업에는 이전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다. 강 감독은 "선발 라인업은 선수들의 현재 컨디션과 상대팀과 투수의 전적을 토대로 코치들의 의견을 듣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구성한다"며 "오늘 플레이오프 1차전은 1루수와 2번 타순에 고민이 있었다. 우리 상위 타선에 있는 선수들이 KT전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변화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추는 게 더 낫다고 봤다"고 전했다.

KT 역시 만만치 않은 선발투수를 1차전 선발로 내세웠다. 사령탑의 신뢰를 한몸에 받은 쿠에바스가 중책을 맡았다. 올해 6월 중순 보 슐서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쿠에바스는 정규시즌 18경기 114⅓이닝 12승 평균자책점 2.60으로 단 한 번의 패전 없이 승률왕을 차지했다.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는 우리 팀 에이스다. 시즌 끝나자마자 시리즈 첫 경기에 선발로 나서는 건 정해져 있었다. 어느 팀이 올라오더라도 1선발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정규시즌 막바지에) 벤자민이 좋지 않은 상태이기도 했고 고영표도 타구에 팔을 맞아서 안 좋았던 상태라 최대한 휴식을 주려고 생각했는데, 지금 두 선수가 괜찮아서 로테이션은 잘 돌아갈 것 같다"고 선발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강백호의 이탈로 타순 한 자리를 채울 선수가 필요했던 KT는 이호연과 문상철 두 선수 중에서 문상철을 먼저 선발로 기용했다. 이강철 감독은 "문상철, 이호연 둘 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문)상철이가 페디 상대로 6타수 2안타, (이)호연이가 3타수 1안타인데 상철이가 좀 더 많이 상대하기도 했고 우타자가 좀 더 좋은 기록이 있고 해서 그런 면에서 먼저 (문)상철이를 기용한다"고 설명했다.




▲경기 전 양 팀 사령탑 및 주요 선수 코멘트

NC는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플레이오프까지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지만, 한 차례의 패배 없이 다음 시리즈로 진출하면서 선수들이 체력을 비축한 게 큰 소득이었다. 젊은 투수들과 함께 불펜에서 힘을 보태고 있는 이재학도 플레이오프에 출전할 수 있을 정도로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강인권 감독은 "이재학은 캐치볼 과정까지는 불편함을 호소하지 않았다. 다만 불펜 피칭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만약 플레이오프 1차전에 등판해야 한다면 불펜 피칭을 조금 지켜보면서 확인해 보고 투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얘기했다.

NC보다 쉴 시간이 더 많았던 KT는 강백호를 제외하면 부상 때문에 걱정할 일이 없었다. 또한 정규시즌 상대전적에서 10승6패로 NC에 우위를 점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항상 시즌 시작할 때도 그렇고 우리 팀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결과적으로 우리 팀이 올라오긴 왔다"며 "투수력이 좋다고 말씀하시니까 감독으로서도 기분이 좋은 것 같은데, 단기전은 그날 컨디션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이나 기록적으로 좋다고 말씀드릴 수 있지만, 일단 경기에 들어가봐야 할 것 같다"고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




양 팀의 베테랑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시리즈를 준비했을까. NC 외야수 손아섭은 "사실 조금 힘들었는데 쉬고 플레이오프를 치를 수 있어서 체력 회복에 좋은 것 같다"며 "오늘부터 다시 텐션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손아섭은 "시즌 때와 똑같은 분위기로 하려고 한다. 플레이오프에 더 비장해지려고 하거나 선배들이 말을 많이 하면 후배들이 생각이 많아진다. 그런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다"며 "어쨌든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 세 번을 이겨야 하기 때문에 매 경기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KT의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한 내야수 박경수는 "잘 준비했다. 회복도 잘하고, 선수들이 3주의 시간을 잘 활용했던 것 같다. 휴식도 취하고 운동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며 "(실전과) 긴장감 자체는 다르지만, 청백전을 하면서 (실전 감각에 대한 걱정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며 "또한 연습 타격을 할 때도 최대한 볼의 속도를 빠르게 맞춰놓고 했던 것 같다. 크게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박경수는 "따로 얘기한 건 없다. 올핸 약간 기적과 같은 한 해라고 생각하고, 선수들도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자만이나 나태해진 것이 아니라 너무나 잘해온 만큼 이제는 좀 더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잘해온 만큼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다짐했다.




▲기선제압 성공 NC, 예상보다 험난했던 쿠에바스의 출발

준플레이오프로 자신감이 올라온 NC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1회초 테이블세터 손아섭과 박민우가 각각 단타와 2루타로 출루하면서 KT 선발 쿠에바스를 압박했다.

박건우가 무사 2·3루에서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마틴이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1사 2·3루에서 좌익수 뜬공을 쳤고, 그 사이 3루주자 손아섭이 홈으로 쇄도하면서 득점을 올렸다. 스코어는 1-0.

쿠에바스는 1회초를 1실점으로 마무리하긴 했지만, 무려 29구를 던지면서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 경기당 투구수가 약 93개였던 만큼 이미 많은 공을 뿌린 셈이다.



▲영웅이 되고 싶다던 오영수, 가을야구 첫 홈런 쾅!

지난 22일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났던 오영수는 "영웅이 되더라도 내가 되고, 역적이 되더라도 내가 된다는 생각으로 하려고 한다. 적극적인 마인드로 임할 생각"이라며 "내가 아무리 못한다고 해서 팀이 지고 이런 게 아니다. 하위타선에 배치되고 하니까 부담 없이 하려고 한다.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는 적극적으로 공략해보려고 한다"고 활약을 다짐한 바 있다.

그리고 오영수는 자신의 이야기를 현실로 만들었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풀카운트에서 쿠에바스의 149km/h 직구를 밀어쳐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터트렸다. 오영수의 데뷔 첫 포스트시즌 홈런.

이후 김형준-김주원-손아섭이 각각 삼진-뜬공-땅볼로 물러나긴 했지만, 오영수의 한 방 덕분에 NC로선 1회초를 1점으로 끝낸 아쉬움을 만회할 수 있었다.




▲페디의 순조로운 출발, 수비까지 도와줬다!

2주 가까이 실전 등판을 하지 못한 페디는 우려와 달리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1회말 김상수-황재균-알포드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데 이어 2회말에도 삼자범퇴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특히 수비까지 페디를 도왔다. 2회말 박병호와 장성우의 연속 삼진 이후 2사에서 조용호의 2루수 방면 땅볼 때 2루수 박민우가 민첩한 움직임으로 공을 잡아낸 뒤 송구 동작으로 연결하면서 이닝을 끝냈다.

▲수비까지 흔들리는 KT, 빈틈을 놓치지 않은 NC

2이닝 연속 득점으로 주도권을 잡은 NC는 행운의 득점까지 만들었다. 3회초 선두타자 박민우가 친 타구가 높이 떴는데, 3루수 황재균이 평범한 타구를 잡지 못하면서 포구 실책을 범했다. 

결국 실책은 점수로 연결됐다. 박건우가 잡아당긴 타구가 3루수 옆으로 빠져나갔고, 그 사이 1루주자 박민우가 2루와 3루를 차례로 통과하더니 홈까지 달려들었다. NC의 세 번째 득점. 아무도 몸을 풀고 있지 않던 KT 불펜에는 가볍게 움직이는 선수가 하나둘 나타났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이강철 KT 감독의 표정도 어두워졌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마틴의 2루수 땅볼 이후 1사 3루가 됐고, 권희동이 우전 안타로 3루주자 박건우의 득점을 도왔다. 서호철과 오영수가 나란히 뜬공으로 물러나며 이닝이 끝났지만, 두 팀의 격차는 4점 차까지 벌어졌다.




▲0의 행진 멈춘 문상철의 한 방, 실점 최소화한 페디

1회말에 이어 2회말을 출루 없이 마감한 KT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문상철이 볼카운트 3-1에서 페디의 153km/h 투심을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2020년 플레이오프와 2022년 준플레이오프에 참가한 '가을야구 유경험자'이지만, 포스트시즌에서 홈런을 때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상철의 홈런이 터진 이후 흐름이 묘하게 흘러가는 듯했다. 후속타자 배정대가 친 땅볼 타구가 2루 베이스에 굴절됐고, 예상보다 바운드가 높기 튀면서 유격수 김주원이 공을 잡지 못했다. 공식 기록은 배정대의 내야안타.

그러나 추가점은 없었다. 무사 1루에서 박경수가 루킹삼진으로 물러난 데 이어 유격수 김주원이 김상수의 까다로운 땅볼 타구를 잡은 뒤 2루수 박민우에게 토스하면서 1루주자 배정대가 2루에서 아웃됐다. 2사 1루를 맞이한 황재균의 결과는 헛스윙 삼진.





▲쿠에바스 무너트리고 빅이닝까지, 끝날 기미가 안 보였던 NC의 4회초

경기 초반 한 이닝도 빠짐없이 득점을 뽑은 NC는 4회초에도 상대 실책으로 기회를 마련했다. 선두타자 김형준의 볼넷 이후 김주원의 번트 시도 때 쿠에바스가 2루 송구 실책을 범하면서 무사 1·2루가 됐다. KT의 2이닝 연속 실책.

무사 1·2루에서 쿠에바스가 폭투까지 기록하면서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이동했고, 손아섭은 우전 안타로 3루주자 김형준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결국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던 쿠에바스는 두 명의 주자를 누상에 남겨둔 채 마운드를 떠났다.

이대로 경기를 포기할 수 없었던 KT도 급하게 엄상백을 호출했다. 그러나 물오른 NC가 가만히 있지 않았다. 무사 1·3루에서 박민우가 볼넷으로 출루한 데 이어 박건우가 희생플라이를 치면서 1점을 더 보탰다.

세 번째 투수 이상동이 등판한 뒤에도 NC의 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마틴의 좌익수 뜬공 이후 무려 11구 승부를 펼친 권희동이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때려내면서 2루주자 손아섭과 1루주자 박민우가 차례로 홈을 밟았다. 끝까지 타구를 따라가다가 슬라이딩 캐치 시도 과정에서 공을 놓친 중견수 배정대는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4회초에만 4점을 뽑아낸 NC의 빅이닝으로 스코어는 8-1까지 벌어졌다. 두 차례의 투수교체로도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한 KT의 더그아웃은 침묵에 빠졌다.




▲갑자기 분위기가 과열된 5회말, 무슨 일이 있었나

KT 중심타선 알포드-박병호-장성우가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4회말을 끝냈고, NC는 5회초 2사 1·2루의 기회를 무산시키면서 득점 획득에 실패했다. 경기 개시 이후 NC의 첫 무득점 이닝이었다.

그렇게 경기가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듯했지만, 5회말 1사 문상철의 타석에서 잠시 경기가 중단되는 일이 있었다. 주심을 맡은 이민호 심판위원은 페디의 7구째 커브가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판단하면서 볼넷을 선언했다.

그러자 페디는 심판의 볼 판정에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고, 더그아웃에 있던 강인권 감독이 급하게 뛰쳐나와 이민호 심판에게 다가갔다. 2루수 박민우도 마운드로 달려와 페디를 진정시켰다.

어느 정도 상황이 진정되는 듯했지만, 페디의 항의를 지켜보던 이강철 감독도 그라운드에 나왔다. 코칭스태프의 마운드 방문 횟수에 대한 어필이었다. 물론 KBO의 스피드업 규정상 코칭스태프의 마운드 방문 제한 횟수가 있긴 하지만 강인권 감독의 경우 5회말 수비 때 마운드 방문이 아닌 주심에게 온 것으로 판단하면서 투수를 교체하지 않아도 됐다는 게 한국야구위원회(KBO) 측의 설명이었다.

흔들릴 수도 있었던 페디는 이내 평정심을 되찾은 뒤 후속타자 배정대의 중견수 뜬공으로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KT는 2사 1루에서 문상철의 볼넷으로 득점권 상황을 만들었으나 조용호의 삼진으로 밥상을 걷어찼다.



▲경이로운 페디, 플레이오프 1경기 최다 탈삼진 경신!

NC가 5회초에 이어 6회초를 무득점으로 마무리했지만, 마운드를 지킨 페디는 여전히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6회말 선두타자 황재균에게 삼진을 솎아낸 페디는 알포드의 뜬공 이후 박병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매듭지었다.

페디는 지난달 19일 두산과의 원정경기에서도 6이닝 동안 12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바 있지만, 플레이오프로 범위를 좁히면 페디보다 많은 탈삼진을 잡은 투수는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없었다.

6이닝 동안 무려 12개의 탈삼진으로 KT 타선을 봉쇄한 페디는 역대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1989년 선동열(해태, 3차전 vs 태평양)과 2020년 크리스 플렉센(두산, 1차전 vs KT)의 11개였다.

반전은 없었다, 7회말 추격 기회 놓친 KT

NC가 투수를 김영규로 교체한 뒤 KT가 주자를 쌓았다. 7회말 선두타자 장성우의 안타와 오윤석의 내야안타로 무사 1·2루가 됐다. 연속 안타로 충분히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KT는 문상철이 뜬공을 쳤고, 1사 1·2루에서 배정대가 친 땅볼 타구가 3루수로 향했다. NC 내야진은 침착하게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완성, 그대로 7회말이 마무리됐다.




또 병살, 두 팀의 희비가 엇갈린 8회말

KT에게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대타 김민혁이 류진욱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기록, 추격의 불씨를 살리려고 했다.

이번에도 문제는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무사 1루에서 타석에 선 김상수가 볼카운트 2-2에서 류진욱의 6구째를 건드린 게 2루수에게 향했고, 7회말과 똑같이 병살타로 찬스를 날렸다. 두 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추격 의지가 꺾인 KT는 득점을 얻지 못한 채 8회말을 끝냈고, 홈 팬들은 일찌감치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추가 실점 위기를 여러 차례 넘긴 NC는 9회초 1사에서 권희동과 도태훈의 연속 안타 이후 도태훈의 1타점 적시타로 승리를 확신했다.

▲끝까지 물러서지 않은 KT, NC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KT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9회초 1사 후 박병호의 2루타, 2사 후 정준영의 내야 안타와 문상철의 볼넷 출루로 NC 투수 김시훈을 괴롭혔다.

NC 벤치는 이용찬을 투입했지만 KT 배정대가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다. 스코어가 9-5로 좁혀졌지만 점수 차가 컸고 NC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양 팀 투수 성적

-NC: 에릭 페디(6이닝 3피안타 1사사구 12탈삼진 1실점)-김영규(1이닝 2피안타 무실점)-류진욱(1이닝 1피안타 무실점)-류진욱(1이닝 1피안타 무실점)

-KT: 윌리엄 쿠에바스(3이닝 6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7실점 4자책)-엄상백(⅓이닝 1사사구 1실점 비자책)-이상동(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손동현(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주권(1이닝 1탈삼진 무실점)-박영현(1이닝 1탈삼진 무실점)-김영현(1이닝 1피안타 무실점)-김민(1이닝 3피안타 1탈삼진 1실점)

▲양 팀 주요 타자 성적

-NC: 손아섭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 박민우 4타수 2안타 2득점 / 권희동 4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 / 오영수 5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KT: 장성우 3타수 1안타 / 문상철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 배정대 3타수 1안타 / 이호연 1타수 1안타 / 김민혁 1타수 1안타

◆2023 KBO 플레이오프 NC-KT 경기 일정(현재 시리즈 전적 NC 1승)

-1차전: 10월 30일(수원KT위즈파크, NC 9-1 승리)
-2차전: 10월 31일(수원KT위즈파크)
-3차전: 11월 2일(창원NC파크)
-4차전: 11월 3일(창원NC파크 *필요시)
-5차전: 11월 5일(수원KT위즈파크 *필요시)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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