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과 격하게 포옹' 벤탄쿠르 열정…포스테코글루 "훈련 복귀하려고 몇 주간 오더라"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장기 부상을 입은 토트넘 홋스퍼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엄청난 복귀 열정을 보여주면서 약 8개월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토트넘은 2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맞대결에서 상대의 자책골과 손흥민의 추가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이날 4-2-3-1 전형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지난 풀럼전에 이어 이번 팰리스전에서도 후반 21분 득점을 터트리며 리그 8호골을 성공시켰고, 팀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이번 경기 풀타임을 소화했는데, 이는 지난 3라운드 번리전 이후 7경기 만이다.

전반전을 0-0으로 마친 토트넘은 상대의 자책골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후반 8분 페드로 포로의 패스를 페널티 박스 우측에서 받았던 파페 사르가 곧바로 패스를 시도했는데, 이 패스가 수비 몸에 맞고 제임스 매디슨에게 향했다. 매디슨은 중앙에 위치한 선수를 향해 낮은 크로스를 올렸는데, 이 공이 팰리스 수비수 조엘 워드의 발에 맞고 그대로 골망을 가르고 말았다.

리드를 잡은 토트넘은 손흥민의 추가골까지 터지면서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다. 후반 21분 사르의 패스를 받은 브레넌 존슨이 매디슨에게 공을 내줬고, 다시 매디슨의 패스를 받은 존슨이 컷백 패스를 시도했는데, 페널티 박스 중앙에 위치한 손흥민이 이를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의 위치 선정과 마무리 능력이 빛나는 장면이었다.

이후 토트넘은 팰리스에게 후반 추가시간 반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포로가 상대 롱 패스를 헤더로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포로 뒤편에서 기다리던 조던 아이유가 공을 잡고 발리 슛으로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아이유의 핸드볼 반칙이 의심되며 비디오 판독(VAR)을 통해 추가적인 확인이 있었지만, 득점으로 인정됐다. 다만 추가 실점은 허용하지 않으며 결국 2-1로 승리했다.

토트넘(승점 26·8승2무)은 이번 승리로 리그 선두 자리를 공고히했다. 아직 경기를 치르지 못한 맨체스터 시티(승점 21·7승 2패)와의 격차를 5점 차로 벌리며, 다음 라운드까지는 선두 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반면 팰리스(승점 12·3승 3무 4패)는 이번 패배로 리그 순위를 11위에 머무르게 됐다.

팰리스전 승리로 토트넘 개막 후 리그 무패행진을 유지하면서 선두 자리를 공고히 했는데, 이날 토트넘의 승리와 손흥민의 득점 외에도 팬들의 눈길을 끈 장면이 나왔다. 벤탄쿠르가 후반전 교체를 통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후반 44분이 되면서 경기 종료를 목전에 둔 토트넘은 데얀 쿨루세브스키를 불러 들이고, 벤탄쿠르를 교체로 투입했다. 후반전 막판에 투입된 벤탄쿠르는 추가시간 8분을 포함해 짧은 시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약 8개월 만에 그라운드에서 무사히 부상 복귀전을 치렀다.

벤탄쿠르는 지난 2월 4-1로 완승했던 2022/23시즌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 레시터 시티전에서 선발로 나와 득점을 터트리는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후반 15분 레스터 미드필더 낭팔리스 멘디와 충돌해 경기장에 쓰러졌다.

경기장에 쓰러진 벤탄쿠르는 무릎을 부여잡은 채 엄청난 고통을 호소했다. 더 이상 경기를 뛸 수가 없어 곧바로 경기장 빠져나가 정밀 진단을 받은 결과, 왼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돼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벤탄쿠르의 시즌 아웃은 토트넘에게 큰 타격이 됐다. 벤탄쿠르는 미드필더임에도 많은 득점을 터트리면서 부상을 입기 전까지 모든 대회 통틀어 26경기에 나와 6골 2도움을 기록했다. 당시 벤탄쿠르보다 더 많은 골을 터트린 토트넘 선수는 해리 케인과 손흥민 단 2명뿐이었다.




큰 부상이었기에 벤탄쿠르는 2023/24시즌이 시작됐음에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계속 재활 훈련을 받아야 한다. 최근 그라운드에서 공을 차는 모습이 포착돼 복귀가 가까워진 벤탄쿠르는 마침내 토트넘 10월 마지막 경기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교체로 나와 부상 복귀전을 가지는데 성공했다.

벤탄쿠르가 장기 부상을 극복하고 그라운드로 돌아오자 토트넘 팬들과 선수들은 그를 열렬히 환영했다. 경기가 끝나고 벤탄쿠르는 토트넘 원정 팬들 앞에 다가가 자신의 복귀를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팬들에게 직접 인사를 전한 벤탄쿠르는 이후 자신의 SNS을 통해 부상에서 회복하는 동안 응원을 보내준 가족들에게 감사 인사를 보냈다. 그는 "그들은 내 엔진이며 당신들이 없었다면 난 오늘 여기에 있지 못했을 거다"라며 "그들은 내 인생의 사랑이고, 매 순간 좋은 일과 나쁜 일을 함께해줘서 고맙다! 우린 그 어느 때보다 더 강해져서 돌아왔다"라고 밝혔다.

영국 '풋볼 런던'에 따르면, 장기 부상을 이겨내고 돌아온 벤탄쿠르에 대해 토트넘 사령탑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인터뷰로 "모든 축구선수들이 벤탄쿠르와 같은 선수를 동경한다"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어 "벤탄쿠르는 토트넘 선수 생활을 아주 잘 시작했지만 혼자서 재활 치료를 받아 동료들에게 돌아가려고 하는 건 힘들었다"라며 "그는 동료들과 함께 훈련하기 위해 몇 주 동안 내 문을 두드렸다"라며 벤탄쿠르의 강한 복귀 의지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또 "벤탄쿠르를 출전시킬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그는 훈련에서 정말 좋아 보였고, 아직 그를 기용할 이유가 없었기에 이는 내게 보너스"라며 "벤탄쿠르의 복귀는 우리에게 깊이를 더해줄 것이며 난 그에 대해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뿐만 아니라 토트넘 주장이자 평소 벤탄쿠르와 절친한 사이인 손흥민 역시 벤탄쿠르 복귀를 크게 반겼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나고 팬들에게 인사할 때 가장 먼저 벤탄쿠르를 안아주면서 그의 복귀를 진심으로 환영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벤탄쿠르는 날 미소 짓게 하는 믿을 수 없는 선수"라며 "우린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렸고, 난 벤탄쿠르가 오늘 그라운드에 나타났을 때 흥분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벤탄쿠르는 내 좋은 친구 중 한 명이다. 심지어 내가 작년에 부상을 당했을 때도 뒤에서 날 지지해줬다"라며 "벤탄쿠르가 건강하게 돌아온 것에 대해 매우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지난해 11월 경기 중 상대 선수와 충돌해 안와 골절 부상을 입은 바 있다. 당시 손흥민은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있었기에 부상으로 인해 대회에 불참할까봐 크게 걱정했었는데, 벤탄쿠르가 손흥민을 위로해준 선수들 중 한 명이라는 게 알려졌다.

절친한 친구가 장기 부상에서 돌아오자 기쁨을 감추지 못한 손흥민은 인터뷰뿐만 아니라 자신의 SNS에도 "돌아온 걸 환영해 로드리고(벤탄쿠르)! 모두들 즐거운 주말 보내길 바란다, 우린 계속 노력할 거다!"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손흥민의 메시지에 벤탄쿠르는 이모티콘을 통해 답글을 남기면서 다시 한번 두 선수 간의 돈독한 우정을 팬들에게 보여줬다.


사진=PA Wire, AP/연합뉴스, 벤탄쿠르, 토트넘, 손흥민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