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7.07 10:19 / 기사수정 2011.07.07 10:23
[엑스포츠뉴스=이누리 기자]
기대가 너무 컸나. 3회가 끝나고 난 후에 시청자 게시판은 뜨겁게 달궈졌다. 호평보다는 혹평이 많았고, 작가 교체까지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제 시작한 지 2주밖에 안된 프로그램인데도 불구하고 "대체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넌 내게 반했어' 이야기다.
7일 전파를 탄 MBC 드라마 '넌 내게 반했어'에서는 100주년 기념 페스티벌에 참여할 학생을 뽑기 위해 오디션을 진행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하지만, 오디션 보는 형식이 현실성 떨어져 보는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했다.
다른 학생이 시험을 보는 도중인데 막무가내로 끼어들어 무대를 함께하는 모습이나, 춤, 연기의 실력이 바닥인데 교수들은 "괜찮다"라고 하는 것 등이 방해요소라고 볼 수 있다. 예술대 학생들의 젊음과 패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어긋난 열정으로 느껴졌다.
또한, 이번 편에서는 캐릭터에 대한 문제가 점점 드러나기 시작했다. 주연을 제외한 캐릭터가 너무 많다. 여기저기서 산발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니, 시청자는 어느 한 곳에 이야기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심지어 인물이 또 한 명 등장했는데, 그럴수록 주연들의 입지는 좁아졌다.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던 역은 남자주인공이었다. 이신 역을 맡은 정용화는 여전히 대사가 없었다. 극중 중요할 수 있는 정용화의 아버지 만나는 장면 또한 간단하게 묘사되어, 인물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사라졌다. 남, 여 주인공을 맡은 정용화와 박신혜보다는, 오히려 우리와 강민혁의 내용이 더 많고 극적이었다.
그러다 보니 너무 지루했다. 시청자들은 마음속으로 "알겠다고.이제 그만"을 열심히 외쳤을 것이다. 장면 자체도 우리는 매일 춤을 추고, 박신혜는 항상 툴툴거리고, 정용화는 말이없고, 강민혁은 언니, 언니하고……. 성격 자체의 다양함을 잃었다.
또한, 이해할 수 없는 단어 선택으로 시청자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이규원 역을 맡은 박신혜는 한희주 역을 맡은 우리에게 "이라이저 같아"라는 말을 한다. 이라이저는 만화 '캔디'에 나오는 악역 이름이다. 주된 시청자들의 연령대를 생각할 때, 한번쯤 검색해봐야 알 수 있는 단어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소중하고 진중한 이야기를 가진 캐릭터들의 목표를 위해 달려가는 모습은 어떤 드라마에서건 감동을 선물한다. 그 속에 담겨있는 땀이 훗날 멋진 결실로 탄생할 것이라 믿기 때문에, 우리는 드라마를 보며 가끔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 중요한 것은 그들이 함께 화합하고 나아가는 이야기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드라마를 100% 사전제작하지 않는 이유는 시청자의 의견을 귀담아듣기 위함이 아닐까? 긍정적인 방향제시를 받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도 있을 텐데. 좀 더 신중하고 탄탄한 이야기가 안방에 찾아와 시청자의 '마음을 코딱지만큼 이라도 울릴 수 있길' 기대해본다.
방송연예팀 enter@xportsnews.com
[사진 = 넌 내게 반했어 방송 캡처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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