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들' 정지영 감독·설경구, 묵직한 실화의 힘 "지나가면 안 될 사건" [종합]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소년들'이 정지영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설경구, 유준상 등 베테랑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를 통해 묵직한 실화극을 완성했다.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소년들'(감독 정지영)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정지영 감독과 배우 설경구, 유준상, 진경, 허성태, 염혜란이 참석했다.

1999년 삼례나라슈퍼 사건 실화 소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소년들'은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형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사건 실화극이다.



설경구가 우리슈퍼 강도치사사건의 재수사를 시작한 완주서 수사반장 황준철을, 유준상이 우리슈퍼 강도치사사건의 범인을 검거한 전북청 수사계장 최우성 역을 연기했다. 

진경은 우리슈퍼 사건 피해자의 딸 윤미숙을, 염혜란은 재수사에 몰두한 황준철이 못마땅하지만 지지해 주는 아내 김경미 역으로 열연했다. 허성태는 유일하게 황반장을 믿고 따르는 후배 형사 박정규로 출연한다.

설경구는 '강철중', '공공의 적', '감시자들' 등에 이어 다시 한 번 경찰 캐릭터로 관객을 만나게 됐다.

설경구는 "저 역시 그 사건을 알게 된 순간 분노했지만 흘려보낸 것 아닌가 생각도 했다"고 돌아보며 "황반장은 이 사건과 무관한 캐릭터다.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서 어떻게 주안점을 뒀다기보다도, 이 캐릭터를 통해서 사건을 정확히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얘기했다.



유준상은 "이 사건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영화를 시작하면서 많은 자료를 검토했고, 제가 연기하는 최우성 역할에 대한 정확한 악의 명분이 설 수 있을까 생각했다. 나이 든 최우성이 성공에 대한 욕심을 가진 모습이 잘 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어서, 17년 후의 모습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허성태는 "조금 전에 이 영화를 보면서 너무 많이 울었다. 이 작품에 참여하면서 어떤 의도를 가지고 연기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정지영 감독님과 설경구 선배님까지 현장을 다 열어주셔서 애드리브도 해보고, 노는 기분으로 정말 저 혼자 신나게 놀았던 것 같다"고 만족했다.

염혜란은 "사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부끄럽지만 대략적으로만 알고 있었다. 저처럼 이 사건에 대해서 알고 계신 분들도 있지 않을까 해서, 제가 연기한 경미 역할이 보시는 분들의 시점과 가장 가깝지 않을까 생각한다. 설경구 선배님과 부부 호흡을 맞출 수 있어서 좋았다"고 웃었다.



영화는 지난 2020년 촬영을 마무리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오랜 기다림 끝에 올해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소년들'로 '부러진 화살'(2012), '블랙머니'(2019)를 잇는 실화극 3부작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된 정지영 감독은 "많이 알려진 사건이지만, 보통 이런 사건이 있었다고 지나가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 사건만은 그렇게 지나가면 안 될 사건이라고 생각했다. 거기에서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다시 잘 들여다보자는 마음이었다"고 이 사건을 영화로 만들게 된 이유를 전했다.

또 "이 사건에 대해 우리가 보도를 통해서 그저 보면서 '불쌍하다'라는 정도로 생각했었는지, 우리가 그냥 그 중 한 명의 관객은 아니었을지 잘 들여다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었다"고 덧붙이며 '소년들'을 향한 관심을 당부했다.

'소년들'은 11월 1일 개봉한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고아라 기자, CJ ENM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