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이보다 짜릿할 순 없다.
남자프로배구 KB손해보험은 17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1라운드 한국전력과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27 23-25 25-21 26-24 15-11)로 대역전극을 썼다. 리버스 스윕승으로 시즌 첫 경기를 기분 좋게 끝마쳤다.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가 폭발했다. 서브 5개, 블로킹 5개, 후위공격 14개를 곁들여 이날 경기 최다인 41득점(공격성공률 55.36%)을 터트렸다. 트리플크라운(한 경기 서브·블로킹·후위공격 각 3개 이상 성공)을 달성했다. 황경민이 20득점(공격성공률 62.50%), 리우훙민이 블로킹 1개 포함 9득점(공격성공률 42.11%)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전력에선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가 서브 3개, 블로킹 1개 포함 팀 내 최다인 25득점(공격성공률 47.73%)을 선사했다. 신영석이 블로킹 2개를 얹어 16득점(공격성공률 73.68%), 서재덕이 서브 1개, 블로킹 1개를 묶어 16득점(공격성공률 58.33%)을 보탰다.
▲선발 라인업
-한국전력: 미들블로커 조근호-아포짓 스파이커 서재덕-아웃사이드 히터 임성진-미들블로커 신영석-세터 하승우-아웃사이드 히터 타이스-리베로 이가 료헤이(등록명 료헤이).
2시즌째 동행 중인 타이스가 네덜란드 남자배구 대표팀에 다녀오느라 개막 직전 합류했다. 선수들과 손발을 맞춘 지 3~4일 정도 됐다. 매끄러운 플레이를 선보이는 게 관건. 훌륭한 실력으로 이름을 떨친 아시아쿼터 리베로 료헤이의 움직임도 관전 포인트였다.
-KB손해보험: 아웃사이드 히터 황경민-미들블로커 한국민-아포짓 스파이커 비예나-아웃사이드 히터 리우훙민-미들블로커 최요한-세터 황승빈-리베로 정민수 백광현.
2시즌째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은 비예나도 스페인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고 왔다. 종아리 근육 부상을 안고 입국한 것이 변수였다. 국내 병원에선 큰 문제 없다는 진단을 내렸지만, 비예나는 신경 쓰였다. 훈련을 많이 소화하지 못했다. KB손해보험은 비예나의 책임감에 기대를 걸었다. 지난 시즌 신인인 최요한과 아포짓 스파이커에서 미들블로커로 변신한 한국민의 이름도 눈에 띄었다.
▲1세트: 신영석이 이끌고, 임성진이 끝냈다
한국전력이 팀 리시브 효율서 61.90%-27.27%로 KB손해보험을 압도했다. 공격성공률 역시 53.13%-42.86%로 우세했다. 신영석이 블로킹 1개 포함 팀 내 최다인 7득점(공격성공률 75%)을 올리며 앞장섰다. 세트의 마침표는 임성진이 찍었다. 강렬한 서브를 뽐냈다.
비예나의 서브에이스로 KB손해보험이 4-3을 만들었다. 황승빈이 블로킹으로 타이스의 퀵오픈을 가로막아 5-4가 됐다. 그러자 타이스는 비예나의 후위공격을 블로킹하며 5-5를 빚었다. 이후 비예나도 타이스의 후위공격을 블로킹 해내며 9-9를 이뤘다.
한국전력은 14-14서 서재덕의 퀵오픈, 비예나를 가로막는 신영석의 블로킹으로 16-14를 만들었다. KB손해보험은 상대 김광국의 서브 범실과 임성진의 오픈을 막아낸 한국민의 블로킹으로 16-16 균형을 맞췄다. 이후 KB손해보험이 비예나의 오픈과 상대 임성진의 공격 범실로 18-17 역전했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작전타임을 부른 뒤 선수들에게 "너무 경직돼있다. 범실해도 상관 없는데, 하지 말아야 할 때 실수가 너무 많다. 범실하니 더 치고 나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은 21-20서 네트터치 지적에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원심이 유지됐다. 점수는 21-21. 이후 비예나의 후위공격과 상대 서재덕의 퀵오픈 아웃으로 23-21에 도달했다. 한국전력은 작전타임으로 흐름을 끊은 뒤 서재덕의 퀵오픈과 신영석의 속공으로 23-23,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번엔 KB손해보험이 작전타임을 썼다.
결국 24-24, 듀스로 이어졌다. 한국전력이 신영석의 속공과 임성진의 서브에이스로 26-25, 역전했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두 번째 작전타임을 요청한 뒤 "괜찮다. 리시브하면 된다. 이번에 돌려야 우리에게 기회 온다. 5번, 6번 자리로 다시 (서브가) 올 것이다. 어려우면 공을 띄워놓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임성진의 서브가 한 수 위였다. 사이드라인 쪽으로 예리하게 공략했고, 서브에이스로 1세트 마지막 점수를 장식했다.
▲2세트: 타이스가 깨어났다
타이스의 원맨쇼였다. 2세트에만 홀로 블로킹 1개, 서브 1개를 묶어 10득점(공격성공률 88.89%)을 터트렸다. 세트 팀 공격성공률 72.73%에 기여했다. 리시브는 여전히 탄탄했다. 팀 리시브 효율 61.11%를 선보였다. KB손해보험은 19.05%에 그쳤다. 공격에선 황경민이 팀 내 최다인 8득점(공격성공률 72.73%)을 올렸다.
KB손해보험이 한국민의 속공, 서브에이스로 2-0 우위를 점했다. 한국전력은 3-5서 상대 최요한의 서브 범실, 타이스의 오픈, 조근호의 속공으로 6-5, 점수를 뒤집었다. 서재덕의 서브로 상대를 흔든 뒤 임성진의 마무리로 10-8, 달아났다. 상대 황경민의 공격이 아웃되며 13-10으로 격차를 벌렸다.
후인정 감독은 작전타임으로 선수들을 불러모은 뒤 "상대는 리시브가 잘 되고, 우리는 안 된다. 무엇보다 범실이 너무 많다"며 집중을 요했다. 이후 최요한 대신 김홍정을 교체 투입했다. KB손해보험은 황경민의 3연속 퀵오픈 득점으로 14-14, 동점을 빚었다. 예리한 대각 공격이 빛났다.
한국전력은 작전타임으로 분위기를 재정비했다. 타이스의 퀵오픈과 서브에이스로 16-14, 멀어졌다. 그러나 신영석의 블로킹 네트터치로 실점했고, 임성진의 퀵오픈 연타가 상대 황승빈의 블로킹에 막혀 18-18이 됐다.
후인정 감독은 18-19서 작전타임을 쓴 뒤 선수들에게 "서브를 과감하게 때려라"라고 주문했다. 비예나의 후위공격에 이어 리우훙민이 서브로 상대 리베로 장지원의 리시브를 흔들며 20-19, 리드를 가져왔다.
한국전력은 타이스의 퀵오픈과 상대 비예나의 공격 범실로 21-20, 재역전했다. KB손해보험은 랠리 끝 비예나의 후위공격으로 21-21을 이뤘다. 이에 한국전력도 타이스의 퀵오픈으로 맞불을 놨다. 하승우의 서브로 상대 정민수를 공략했고, 타이스의 블로킹으로 23-21, 승기를 잡았다. 타이스의 오픈으로 24점, 서재덕의 퀵오픈으로 25점을 완성했다.
▲3세트: KB손해보험, 리시브+공격 살아나네
KB손해보험은 최요한을 빼고 김홍정을 선발 투입했다. 이날 처음으로 세트 팀 공격성공률에서 우세했다. 64%로 한국전력의 42.31%를 앞질렀다. 리시브 효율도 47.06%로 끌어올렸다. 비예나가 10득점(공격성공률 72.73%)으로 맹폭했고, 리우훙민이 6득점(공격성공률 71.43%)으로 지원했다.
KB손해보험이 리우훙민의 오픈으로 8-7, 먼저 8점에 닿았다. 한국전력은 임성진의 오픈과 상대 비예나의 공격범실로 9-8, 점수를 뒤집었다. 이후 타이스의 퀵오픈으로 11-9를 빚었다.
후인정 감독은 작전타임을 요청한 뒤 "리시브를 정확하게 해야 한다. 수비는 되고 있으니 연결하는 사람들이 천천히 해줘야 한다. 다들 너무 급하다"고 짚었다. KB손해보험은 비예나와 리우훙민의 연속 후위공격으로 12-12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타이스와 비예나의 화력 대결이 뜨거웠다. 장군멍군이었다. KB손해보험이 황경민의 중앙 후위공격으로 16점을 선점했다. 점수는 16-15. 한국전력은 상대 비예나의 서브 범실과 서재덕의 서브에이스로 17-16을 기록했다. 17-17서 임성진이 퀵오픈에 이어 서브에이스를 터트렸다. KB손해보험은 서브 인아웃 여부에 관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아웃으로 정정됐다.
18-18서 타이스의 퀵오픈이 아웃됐다. 권영민 감독은 작전타임을 쓴 뒤 하승우와 타이스를 격려했다. KB손해보험은 황경민의 퀵오픈, 비예나의 블로킹으로 21-19,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리우훙민의 블로킹으로 23-20. 상대 타이스의 블로킹 터치 아웃 득점에 비디오 판독을 썼고 노 터치 판정을 받아냈다. 24-20으로 세트포인트에 올랐다. 24-21서 타이스의 서브 범실로 한 세트를 만회했다.
▲4세트: 6점 차, 뒤집혔지만 또 뒤집었다
KB손해보험이 3-0으로 흐름을 이었다. 한국전력은 2-6서 서재덕을 불러들이고 박철우를 기용했다. KB손해보험은 한국민의 블로킹으로 타이스의 퀵오픈을 봉쇄했다. 황경민의 후위공격을 얹어 10-4까지 달아났다. 한국전력은 하승우를 빼고 김광국을 넣었다.
한국전력의 반격이 시작됐다. 조근호의 속공, 박철우의 오픈, 타이스의 서브에이스, 조근호의 블로킹, 타이스의 서브에이스로 5연속 득점에 성공, 9-10까지 따라붙었다. 이후 조근호의 서브로 상대 리우훙민을 흔들었고, 신영석이 오픈으로 마무리했다. 11-11 동점을 기록했다. 상대 비예나의 서브 범실, 신영석의 속공으로 13-12, 역전했다.
이후 타이스가 괴력을 발휘했다. 3연속 오픈 득점으로 18-15를 선물했다. KB손해보험은 17-20서 상대 임성진의 공격 범실과 비예나의 연속 서브에이스로 20-20, 균형을 맞췄다. 상대 서재덕의 공격 범실과 김홍정의 블로킹으로 22-20이 됐다.
한국전력은 임성진의 퀵오픈, 신영석의 블로킹으로 22-22, 점수를 만회했다. 이후 KB손해보험이 상대 임성진의 서브 범실로 24-23에 올랐다. 다시 듀스. KB손해보험이 황경민의 퀵오픈과 비예나의 블로킹으로 26-24를 완성했다.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다.
▲5세트: 결국, 해냈다
KB손해보험이 김홍정의 속공과 서브로 상대를 흔들며 4-2, 우세했다. 한국민의 블로킹에 상대 조근호의 속공 아웃으로 7-3을 이뤘다.
한국전력은 수비 강화를 위해 타이스 대신 장지원을 투입했다. 조근호의 속공과 서재덕의 블로킹으로 5-7, 추격했다.
그러나 KB손해보험이 비예나의 오픈과 블로킹으로 9-5, 4점 차로 도망갔다. 이후 비예나가 서브에이스와 후위공격을 추가해 13-8에 도달했다. 황경민의 퀵오픈으로 14-10.
홍상혁의 멋진 디그에 이어 황경민이 블로킹을 시도했다. 주심의 비디오 판독 요청으로 블로킹된 공의 인아웃 여부를 확인했다. 아웃으로 14-11이 됐다.
이후 KB손해보험은 비예나의 한 방으로 승리의 여신과 손을 잡았다. 귀중한 승점 2점을 획득했다.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