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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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초 차 金' 정철원 울린 대만 선수, 똑같은 실수로 금메달 놓쳤다

기사입력 2023.10.14 15:24 / 기사수정 2023.10.14 15:24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앞서가던 한국 선수가 세레머니를 하는 틈에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던 대만 선수가 똑같은 실수를 저질러 우승을 놓치는 웃지 못할 일이 발생했다.

14일 금일신문 등 대만 현지 매체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황위린이 전날 대만 타이난에서 열린 대만 전국체전 롤러스케이트 남자 1000m 경기에 출전, 준우승했다고 보도했다.

황위린이 우승을 눈앞에 두고 세리머니를 펼치다 역전을 당한 게 눈길을 끌었다. 그는 결승선 통과 직전에 두 주먹을 쥐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러나 뒤따르던 자오쯔정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왼발을 내밀어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1위(1분 27초 202)와 2위(1분 27초 172)의 기록은 불과 0.03초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는 황위린이 지난 2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극적으로 우승했을 때와 판박이다. 그는 지난 2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3000m 계주 경기에서 거의 똑같은 상황을 연출하며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당시 한국 롤러스케이트 스피드 남자대표팀은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위치한 첸탕 롤러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3000m 계주 결승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인호(논산시청), 최광호(대구시청), 정철원(안동시청)으로 구성된 남자대표팀은 대만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레이스 막바지까지만 해도 한국의 금메달이 유력해보였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선보인 한국은 마지막 바퀴를 돌 때까지만 해도 선두를 달리다가 결승선 바로 앞에서 대만에 역전을 허용했다. 한국의 최종 기록은 4분5초702. 1위 대만(4분5초692)과 0.01초 차이에 불과했다.

마지막 주자였던 정철원이 양 팔을 벌리며 결승선에 들어오는 사이 바깥쪽으로 파고든 대만의 마지막 주자가 극적인 역전극을 써낸 것이었다. 선두를 달리던 한국의 정철원이 결승선을 앞두고 승리를 예감하며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세리머니를 했는데, 이때 뒤따라오던 황위린이 왼발을 내밀었다. 한국 대표팀은 우승을 확신하며 태극기 세리머니를 펼쳤지만 기록에서 대만(4분 5초 692)이 한국(4분 5초 702)에 0.01초 차로 먼저 들어온 것이 확인됐다.

한국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만 해도 금메달을 확신하고 있었고, 태극기 세리머니를 선보이려고 하다가 뒤늦게 공식 기록을 확인했다. 선수들은 전광판을 통해서 1위가 아닌 2위로 레이스를 마친 것을 확인하자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방심이 화를 불렀다. 성급한 세레머니 때문에 매달 색깔이 바뀌었다. 종목을 막론하고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놔선 안 된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경기였다.



충격에 휩싸인 선수들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도 기자들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은 채 울먹이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시상대에 선 선수들의 표정은 시상식 내내 어두웠고, 메달을 목에 걸고도 활짝 웃지 못했다.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 선수들은 눈물을 흘리며 경기장을 나갔다.

정철원은 "아시안게임 3000m 단체전 결승 경기에서 결승 지점을 바로 앞에 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고 세리머니를 해 선수로서 하지 말아야 할 경솔한 행동을 했다"며 "같이 경기를 했던 선수들과 국가대표 경기를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죄송하다"고 사과해야 했다.

정철원은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행동에 진심으로 후회하며 반성하고 있다"며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로서 항상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반면,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둔 황위린은 "내가 여전히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보름이 채 지나기도 전에 기적을 만들어냈던 당사가 이번엔 완전히 입장이 뒤바뀌고 만 것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고의 명장면을 만들어냈던 황위린은 불과 보름 만에 대망신을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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