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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마운드 폭격 두산, 11-1 대승...로하스-이영하 앞세워 3위 희망 살렸다 [잠실:스코어]

기사입력 2023.10.12 21:41 / 기사수정 2023.10.12 22:27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가 NC 다이노스의 마운드를 무너뜨리고 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공격력이 모처럼 폭발하면서 준플레이오프 직행을 위한 희망의 불씨를 살려냈다. KBO리그 정규시즌 막판 순위 다툼도 두산의 승리로 더욱 흥미로워졌다. 

두산은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와 시즌 16차전에서 11-1로 이겼다. 전날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3-12 대패로 2연패에 빠졌던 아쉬움을 털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시즌 72승 65패 2무를 기록, 3위 SSG 랜더스와 격차를 1경기로 줄였다. 4위로 추락한 NC의 뒤를 0.5경기 차로 뒤쫓으면서 정규리그 잔여 5경기 결과에 따라 3위 혹은 4위 도약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NC와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도 8승 8패로 동률을 맞췄다.

두산은 선발투수 장원준이 2⅔이닝 4피안타 1탈삼진 1실점으로 선전했고 뒤이어 등판한 이영하가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불펜진도 게임 후반 NC의 저항을 실점 없이 잠재우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두산 타선의 집중력도 빛났다. 5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출전한 김재환이 오른손 통증으로 3회말 타석 후 교체되는 변수가 있었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리드오프 정수빈이 4타수 1안타 1볼넷 1도루 2득점, 로하스 4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 양석환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 양의지 4타수 1안타 1홈런 3타점 1득점 등 주축 선수들이 나란히 맹타를 휘둘렀다.

캡틴 허경민도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최근 주춤했던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로하스는 사이클링 히트까지 2루타 하나가 모자라면서 대기록 달성이 아쉽게 불발됐다. 

로하스는 7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풀카운트에서 NC 투수 신민혁의 몸쪽 꽉찬 공에 반응하지 못하면서 사이클링 히트의 기회가 사라졌다. 

NC는 8연패 후 2연승으로 잠시 한숨을 돌렸지만 이날 패배가 뼈아프게 작용하게 됐다. 상승세가 끊김과 동시에 단독 3위 도약의 기회를 날렸다. 공동 3위였던 SSG 랜더스보다 1경기를 덜 치른 상태였지만 두산에 덜미를 잡혀 외려 시즌 73승 65패 2무로 SSG(73승 64패 3무)에 0.5경기 차 뒤진 4위로 내려 앉았다.


믿었던 선발투수 이재학이 2이닝 7피안타 2피홈런 2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지면서 고개를 숙였다. 타선 침묵까지 겹치면서 무기력하게 두산에 승리를 헌납했다.



NC 캡틴 손아섭은 시즌 타율을 0.341에서 0.342로 끌어올리고 리그 타격 부문 1위를 굳게 지켰지만 팀 패배 속에 기뻐하지 못했다. 다만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타율 0.340)을 2리 차이로 앞서면서 타격왕 경쟁에서는 우위를 점했다.

NC 내야수 박주찬은 이날 9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전해 3회초 첫 타석에서 프로 데뷔 첫 안타의 기쁨을 맛봤다.  지난 10일 창원 한화 이글스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른 이후 두 번째 1군 경기 출장에서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을 맞게 됐다. 

두산 선발 라인업 : 정수빈(중견수)-로하스(지명타자)-양석환(1루수)-양의지(포수)-김재환(좌익수)-강승호(2루수)-김재호(유격수)-허경민(3루수)-조수행(우익수). 선발투수 장원준.

NC 선발 라인업 : 손아섭(지명타자)-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마틴(중견수)-박한결(좌익수)-오영수(1루수)-김주원(유격수)-박세혁(포수)-박주찬(3루수). 선발투수 이재학.





기선을 제압한 건 NC였다. 1회초 선두타자 손아섭이 안타를 치고 나간 뒤 박민우의 타석 때 두산 선발투수 장원준의 폭투를 틈타 2루까지 진루했다. 박민우의 안타로 주자를 더 모았고 1사 1·3루에서 제이슨 마틴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로 선취점을 얻었다.

두산도 곧바로 반격했다. 1회말 1사 후 호세 로하스가 이재학을 상대로 동점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려 1-1로 승부의 균형을 빠르게 맞췄다. 로하스의 시즌 18호 홈런.

기세가 오른 두산은 2회말 역전에 성공했다. 1사 후 강승호의 안타 출루 후 베테랑 김재호가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이재학을 상대로 1타점 2루타를 쳐내면서 스코어를 2-1로 만들었다. 

리드를 잡은 두산은 3회말 확실하게 승기를 잡았다. 선두타자 정수빈의 안타와 로하스의 기습 번트 안타로 무사 1·2루 찬스가 중심 타선에 연결됐다. NC는 극단적으로 당겨치는 성향을 가진 로하스를 상대로 내야수들의 수비 위치를 1, 2루간 쪽으로 극단적으로 옮기는 시프트를 선보였지만 이 틈을 파고든 로하스의 센스에 위기에 몰렸다.



두산은 NC가 흔들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3번타자 양석환이 클러치 본능을 발휘, 깨끗한 좌전 안타로 2루에 있던 정수빈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추가점을 얻었다. 3-1로 격차를 벌리고 편안하게 게임을 풀어갈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두산은 계속된 무사 1·2루에서 4번타자 양의지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양의지는 이재학을 무너뜨리는 3점 홈런을 폭발시켰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6-1이 됐다. 이재학은 양의지에게 홈런을 허용한 뒤 곧바로 강판되며 고개를 숙였다. 

이재학은 올 시즌 두산전 1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지난해 두산 상대 3경기(2선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69로 '곰 킬러'의 면모를 뽐냈지만 이날 만큼은 두산의 방망이에 뭇매를 맞았다. 



발동이 걸린 두산의 공격은 NC가 투수교체에도 멈출 생각이 없었다. 4회말 선두타자 허경민이 NC 두 번째 투수 이준호를 울리는 솔로 홈런을 쳐내면서 7-1까지 달아났다. 허경민은 최근 3경기 연속 무안타로 타격 슬럼프에 빠져 있던 상황에서 짜릿한 손맛을 보며 부활의 서막을 알렸다.

두산은 4회말 1사 후에도 쉴 새 없이 NC를 두들겼다. 리드오프 정수빈이 볼넷 출루로 공격의 물꼬를 또 한 번 터줬다. 로하스가 여기서 1타점 3루타를 때려냈다. 양석환까지 1사 3루에서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를 기록, 9-1로 도망가면서 사실상 승패가 결정됐다.

3회초 2사 후부터 마운드에 오른 두산 이영하도 타선의 넉넉한 득점 지원 속에 힘을 냈다. 6회초 2사까지 3이닝 동안 NC 타을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이승엽 감독이 일찌감치 이날 경기 총력전을 선언한 상황에서 이영하의 조기 투입은 예견돼 있었다. 이영하는 올 시즌 최고의 피칭으로 사령탑의 선택을 신의 한 수로 보이게 했다. 

이영하는 5회초 두산 2루수 강승호의 실책 여파로 2사 1·3루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NC 주축 타자 박민우를 좌익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하고 실점을 허락하지 막아냈다. 150km 초반대 강속구로 NC 타선을 윽박지르는 피칭이 인상적이었다. 



NC는 8회초 두산 투수 최지강의 제구 난조 속에 선두타자 박민우, 1사 후 마틴의 볼넷 출루로 1사 1·2루 반격 기회를 맞았지만 살리지 못했다. 바뀐 투수 박치국에 박한결이 삼진, 오영수가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점수 차를 좁히는 데 실패하면서 사실상 승패가 여기서 결정됐다. 

두산은 8회말 쐐기점까지 추가했다. 2사 1루에서 허경민의 1타점 2루타, 조수행의 1타점 적시타로 11-1까지 점수 차를 벌려 NC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놨다. 

두산 불펜은 NC의 저항을 쉽게 잠재웠다. 이병헌이 7회까지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최지강(⅓이닝 무실점)-박치국(⅔이닝 무실점)-홍건희(1이닝 무실점)가 릴레이 쾌투를 펼쳤다.

승리를 챙긴 두산은 오는 13일 잠실 KIA전 준비가 수월해졌다. 토종 에이스 곽빈이 선발투수로 출격하는 가운데 불펜을 총동원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NC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13일 창원 홈 경기에서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LG를 만나는 게 부담스럽다. LG는 한국시리즈 직행과 무관하게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 시즌 최종전까지 정상적인 게임 운영을 공언한 상태다. 

NC가 올해 상대 전적에서 6승 9패로 앞서 있기는 하지만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선발투수로 나서는 태너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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