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SSC나폴리 차기 사령탑 1순위로 꼽히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소문에 관한 질문을 받자 의미심장한 답변을 남겼다.
이탈리아 매체 '아레아 나폴리'는 11일(한국시간)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나폴리 주제에 관한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라고 보도했다.
2022/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챔피언 나폴리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9일 홈구장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에서 열린 AFC피오렌티나와의 2023/24시즌 세리에A 8라운드 맞대결에서 1-3으로 완패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나폴리는 올 시즌 벌써 홈에서 2경기를 패하며 지난 시즌 홈에서 기록한 총 패배와 동률을 이뤘다. 순위도 현재 승점 14(4승2무2패)로 5위에 위치했고, 1위 AC밀란(승점 21·7승1패)과의 승점 차도 7점 차로 벌어졌다.
나폴리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이유엔 핵심 센터백이자 지난 시즌 세리에A 베스트 수비수였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영향도 있지만, 새로운 사령탑 뤼디 가르시아 감독의 지도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 세리에A 우승을 일궜던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자 나폴리는 지난 4월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를 이끌었던 가르시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그러나 가르시아 감독은 부진한 경기력과 성적을 거두면서 나폴리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부진한 경기력과 더불어 지난달 25일 리그 5라운드 볼로냐 원정 경기 때 스코어가 0-0이라 득점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오시멘을 교체하려고 해 오시멘과 언쟁을 벌이면서 선수와 불화를 겪고 있다는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가르시아 감독이 자신의 전술을 팀에 입히는 과정을 겪고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인내심에 한계를 느낀 나폴리 팬들은 구단 공식 SNS 계정에 찾아가 "가르시아 아웃"을 외치기 시작했다.
구단 수뇌부도 가르시아 감독을 경질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했다. 일부 현지 매체들은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나폴리 회장은 큰 패배를 당한 후 분노했고, 몇 시간 동안 반성해야 했다. 회장은 VIP실을 나서면서 분노를 토해냈다"라고 전했다.
만약 나폴리가 감독 교체 카드를 꺼내든다면 차기 사령탑 1순위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꼽히고 있다. 콘테 감독은 지난 3월 토트넘 홋스퍼와 결별한 이후 어떠한 계약도 하지 않으면서 여전히 현장을 떠나 있다.
토트넘에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많은 비판을 받으며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했지만 콘테 감독은 세리에A 무대에서 큰 족적을 남겼기에 나폴리 팬들이 가장 원하는 지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시절 유벤투스 레전드였던 콘테 감독은 은퇴한 후 2006년 당시 세리에B 클럽이었던 SS 아레초 감독으로 데뷔하면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이후 친정팀의 부름을 받아 유벤투스 감독으로 임명된 콘테 감독은 부임 첫 시즌인 2011/12시즌 때 리그 무패 우승을 달성하면서 명성을 떨쳤다.
2019년부터 인터 밀란을 지휘한 콘테 감독은 2년 차인 2020/21시즌에 세리에A 우승을 거머쥐면서 9시즌 연속 우승 중인 유벤투스의 독주를 막는 데 성공함과 동시에 인테르에게 11년 만의 세리에A 우승을 안겨다 줬다.
콘테 감독이 나폴리 사령탑이 될 수 있다는 소문이 거세지자 이탈리아 축구소식에 정통한 잔루카 디 마르지오 기자가 직접 콘테 감독을 찾아가 질문했다. '아레아 나폴리'에 따르면, 두 사람은 최근 유벤투스 구단주인 아넬리 가문의 100주년을 축하하는 행사에서 만났다.
디 마르지오 기자로부터 나폴리에 관한 질문을 받은 콘테 감독은 "난 토트넘을 떠나겠다는 확실한 선택을 했다. 지금은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며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라면서 "그렇다면 우린 앞으로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우린 항상 존중과 예의를 교육받아야 한다. 저녁을 즐기자"라며 더 이상 나폴리에 관한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나폴리 부임설에 관해 긍정하지도 않았지만 적극적으로 부정하지도 않는 콘테 감독의 답변은 나폴리 팬들의 상상을 자극했다. 콘테 감독 외에도 나폴리는 전 첼시 사령탑 그레이엄 포터 감독과 마르세유, 갈라타사라이, 엘라스 베로나, 우디네세 등에서 감독직을 맡았던 이고르 투도르 감독의 이름도 거론됐다.
가르시아 감독은 10월 A매치 휴식기를 맞이하면서 팀을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됐다. 가르시아 감독이 반등에 성공하며 위기를 돌파할지 아니면 끝내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콘테 감독한테 지휘봉을 넘겨줄지 관심이 집중됐다.
사진=EPA, AP/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