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신현지 기자) 배우 송강호가 영화 '살인의 추억' 명대사 '밥은 먹고 다니냐'에 관한 비화를 밝혔다.
6일 유튜브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에는 '걸작 전문 배우, 송강호가 진솔하게 돌이켜보는 [역대 필모 비화]'라는 제목의 영상이 업로드됐다.
이날 평론가 이동진은 영화 '살인의 추억'의 명대사 '밥은 먹고 다니냐'에 관해 질문했다. 이동진은 실제로 송강호의 해당 대사를 한국 영화 통틀어서 명대사 1위로 선택한 바 있다.
송강호는 '밥은 먹고 다니냐' 대사가 시나리오에는 없었다는 비화를 전했다. 그는 "그 대사는 봉준호 감독의 치밀함이 이루어 낸 것이다. 경남 사천 (죽봉 터널) 빈 철로에서 촬영했었다"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하루는 제가 숙소에서 쉬고 있는데 봉 감독님이 점심을 같이 먹자고 전화가 왔다. 근데 그분은 아무 이유 없이는 점심을 같이 안 먹는다. 그래서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했다"라며 봉준호의 일화를 꺼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3일 후에 그 장면을 촬영할 거 같은데, 이 대사 말고 뒤에 뭔가가 더 있을 거 같다'고 하신 뒤, 계산하고 가셨다. 원래 시나리오에는 '됐다. 가라'가 마지막 대사였다"라며 봉준호가 자신에게 대사를 생각해 보라는 여지를 남겨뒀던 상황을 전했다.
송강호는 당시를 회상하며 "3일 동안 빈 선로를 걸으면서 너무너무 고통스러웠다. 다른 작품이나 장면에서는 (봉 감독이) 그러지는 않으셨다. 그 장면만 저를 지시하고 숙제를 남겨주신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가 내릴 때였는데, 촬영 팀만 먼저 그 대사를 들었다. 그 순간 스태프가 픽 웃더라. 너무 이상한 대사가 나오니까"라고 곤혹스러웠던 순간을 말했다.
이후 송강호는 "두 달을 편집했는데, 편집하는 59일 동안 그 장면이 없었다. 근데 봉 감독이 마지막 날 그 장면을 갈아 끼우더라. 그 대사가 튀어나올 것이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 한 거다"라며 봉준호 감독의 치밀함을 밝혔다.
이에 이동진이 감탄하자, 송강호는 "아마 첫날부터 넣었으면 보시는 분들이 다 반대했을 거다. 말이 안 되는 대사가 나오냐고. 근데 그런 걸 염려하신 것 같다. 59일 동안 다른 버전이 걸려있다가 바꾸신 거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사진 =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유튜브
신현지 기자 hyunji1102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