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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라탄의 '무서운 경고'…"과르디올라, 날 보면 도망가라" 밤길 조심?

기사입력 2023.10.06 18:23 / 기사수정 2023.10.06 18:23

이태승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맨체스터 시티를 지휘하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밤길 조심해야 하나. 최근 은퇴한 세계적인 축구 스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나와 마주치면 도망가라"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6일(한국시간) 영국 유명 TV 진행자 피어스 모건은 이브라히모비치와의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모건은 지난해 11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폭탄 발언을 이끌어낸 인물이다.

해당 인터뷰에서 즐라탄은 자신의 커리어와 현역 은퇴 이후 삶, 개인 사생활 등에 관한 일화를 풀어놨다. 그 중에서 빠질 수 없었던 감독의 이름이 나왔다. 바로 과르디올라 감독이다.




즐라탄은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 밀란 소속으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뛰며 3시즌 간 111경기 63골의 쾌조의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인터 밀란 또한 즐라탄 활약에 힘입어 세리에A에서 리그 3연패를 달리며 '승승장구'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인터 밀란과 즐라탄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연이 닿지 않았다. 2006/07, 2007/08, 2008/09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16강 탈락에 그치며 즐라탄은 '빅이어(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와 거리가 멀어보였다.

즐라탄은 유럽 제패를 위해 바르셀로나가 2008/09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거두자 바르셀로나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2009년 여름 바르셀로나가 인터 밀란에 소속팀 간판 스트라이커 사무엘 에투와 4000만 유로(약 560억원)을 넘겨주고 트레이드 형식으로 즐라탄을 데려왔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르셀로나를 이끌 때였다.

둘의 악연이 처음부터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 아니었다.

즐라탄은 모건과의 인터뷰에서 "언론은 항상 날 '넌 이 팀의 문화와 맞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그러나 그러한 비판을 피하기 위해 난 팀과 어울리려고 노력했다"며 "그것이 내 실수였다"고 밝혔다. 즐라탄은 커리어 내내 강한 에고와 존재감이 맞물리며 '상남자'식 언행으로 갈등을 빚었다. 바르셀로나로 간 이후 즐라탄은 달라져보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그런 그의 마음가짐 변화에도 과르디올라 감독은 즐라탄을 처음 만나자마자 "훈련장에 외제차를 끌고 오지 말라"고 전했다고 한다. 즐라탄은 "이미 그 시점부터 과르디올라는 내게 선입견이 있었다고 느꼈다"며 "그럼에도 감독의 명령이기 때문에 8개월 동안 그의 지시에 따랐다"고 했다.

즐라탄이 말을 잘 들었음에도 과르디올라 감독의 총애는 받을 수는 없었다. 즐라탄이 부진에 빠진 2010년, 즐라탄은 처음으로 과르디올라와 대화를 나누려 시도했다고 밝혔다.

즐라탄은 "펩에게 나의 부진에 대해 일반적인 대화를 하고 싶어 그의 사무실을 찾아갔다"며 "펩에게 내가 뛰고 있던 역할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했다.

즐라탄은 바르셀로나에 입단한 후 매 경기 골과 도움을 기록하며 환상적인 시즌을 보내는가 싶었으나 2010년 들어 급작스레 폼이 떨어졌다. 스페인 언론은 그를 '먹튀'라고 비난하기에 이르렀다. 즐라탄은 "펩 또한 '네 문제를 해결해보자'며 좋은 태도를 보였다"고 술회했다.

그러나 과르디올라의 속내는 따로 있었을까.



즐라탄과의 대화 이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계속 즐라탄을 벤치에 앉혔다.

즐라탄은 "처음 3경기까지 벤치에 앉았을 때도 괜찮다고 생각했다"며 "난 감독에게 '왜 경기를 못뛰냐'며 항의하는 사람이 아니다. 노력해서 자리를 따내는 사람이다. 그러나 4번째 경기까지 벤치에 앉히자 분노가 끓었다"고 했다. 이어 "펩은 내가 전술 관련 이야기를 꺼냈을 때 화가 나 나를 벤치에 앉힌 것 같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후 즐라탄은 과르디올라 감독 사무실로 자신의 외제차를 끌고 가 항의했다고 밝혔다. 과르디올라에게 따지러 간 즐라탄은 "날 갖고 장난질 하면 나도 똑같이 해주마", "날 불태우려한다면 너도 똑같이 불에 타게될 것이다"라며 거센 항의를 펼쳤다.

과르디올라는 즐라탄이 외제차를 끌고 온 모습에도, 즐라탄에게 아무말 하지 않았다. 즐라탄은 그 이후에도 "펩은 아침 식사 시간에도 날 피했고 훈련장에서도 날 피했다. 어쩌다 내 근처 선수에게 말을 걸고 싶을 땐 나를 피해 빙 돌아와 그 선수와 말하곤 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즐라탄은 바르셀로나를 떠나며 과르디올라에게 "남자답게 자신에게 맞서지 않았다"며 "겁쟁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외제차를 사놓고 시골길에서나 모는 바보"라며 과르디올라의 전술에 원색적인 비난을 날리기도 했다. 과르디올라는 그런 뒤에도 마음이 상한 듯, 즐라탄과 마주치길 꺼려했다.

즐라탄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합류한 이후에도 펩은 날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2016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깜짝' 이적을 감행한 즐라탄은 당시 맨체스터 시티 감독이었던 과르디올라 감독과 두 팀간의 경기에서도 만날 수 없었다고 했다. 즐라탄은 "난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펩은 아니었나보다"라며 "내가 (경기장)복도를 지나간 후에야 펩은 복도로 나와 경기장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감독으로서의 과르디올라 감독에 대한 평가는 확실했다. 즐라탄은 "펩은 대단한 감독이고 축구를 180도 바꾼 남자"라며 높은 점수를 줬다. 또한 "나와 펩은 한때 같은 꿈을 꿨다. 그의 성공에 기쁘다"고 발언했다. 피어스 모건은 장난스레 "지금 펩이 와서 맞선다면 받아줄 것이냐"고 묻자 즐라탄은 "아니? 나보면 도망가라"고 농담 아닌 농담을 건넸다.




바르셀로나 이후 AC 밀란으로 향한 즐라탄은 두시즌 동안 85경기 56골 21도움을 보이며 부진을 씻었다.

이후 프랑스, 미국, 잉글랜드 등 여러 나라에서 축구 경험을 쌓은 즐라탄은 커리어 마지막 클럽으로 다시 이탈리아의 AC 밀란을 선택했다. 밀란은 즐라탄의 노장 투혼 덕분에 팀의 오랜 암흑기를 끝낸 후 지난 2021/22시즌 10년만에 세리에A 우승 트로피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즐라탄 또한 화려한 '시가 세리모니'로 팀의 우승을 축하했다. 이어진 2022/23 시즌이 끝나고 AC 밀란에서 만 41세의 나이로 명예롭게 은퇴했다.


사진=연합뉴스, Piers Morgan Uncensored 동영상 캡처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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