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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아무 것도 못 해'"…리버풀 역대급 VAR 오심, 충격의 대화록 드러나→사건 전말은?

기사입력 2023.10.04 16:45 / 기사수정 2023.10.04 16:46

이태승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리버풀-토트넘전에서 발생한 오프사이드 오심이 화제인 가운데, 영국프로축구심판기구(PGMOL)가 비디오판독(VAR)실과 심판진 사이 당시 대화 내용을 공개헀다.

4일(한국시간) 영국 공영방송사 'BBC'는 "PGMOL에서 당시 심판진과 VAR실 사이 의사소통 대화록을 공개했다"고 전하며 대화록을 같이 보도했다. 해당 대화록엔 사이먼 후퍼 주심과 VAR 주심 대런 잉글랜드, VAR 부심, 그리고 VAR 리플레이 디렉터가 무전기로 소통한 내용이 담겨있다.


리버풀과 토트넘은 지난 1일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경기서 맞대결을 펼쳤다.

전반 33분까지 0-0의 팽팽한 경기를 펼치던 두 팀은 전반 34분 루이스 디아스의 골로 앞서나가는 듯 했다. 그러나 부심은 곧바로 오프사이드를 선언했고 후퍼 주심은 VAR을 간략하게 확인한 후 경기를 재개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 후 디아스는 오프사이드 위치가 아니었던 것으로 결판났다. 토트넘의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뒷발 끝보다 루이스 디아즈가 안쪽으로 들어와 있어 오프사이드 위치가 아니었던 것이다.




리버풀은 해당 오심에 격노해 구단 성명문으로 "스포츠 정신을 위협받게 한다", "(심판진과 VAR실 간의)대화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결국 PGMOL은 해당 사태가 "심각한 인간의 오류"라고 밝히고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대화록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주심: 살라가 공을 찬 장면을 달라.

VAR실: (해당 장면에) 두 프레임만 더 이동해서 선을 그어달라.

리플레이 디렉터: 선 긋겠다.


선을 그은 직후 VAR실은 후퍼 주심에게 확인이 끝났다며 오프사이드가 정심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디아스는 확연히 온사이드였다. 해당 장면 직후 VAR실은 "오프(사이드)"라고 전했다. 이후 주심과 VAR실은 서로 제대로 확인했다는 듯, 자축했다. 그러나 토트넘 프리킥 이후 경기가 재개된 뒤에 VAR실은 자신들이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리플레이 디렉터 : 잠깐, 이것이 오프사이드가 확실한가?

VAR 부심 : 맞다

리플레이 디렉터 : 우리가 (심판에게) 제공한 사진상으로는 온사이드다.

VAR 부심 : 주심이 오프사이드를 이미 선언했다.

VAR실 : (욕설)


이미 늦었다. 리버풀은 공격을 다시 시작한 상황이었고 토트넘의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살라로 향하는 패스를 막아내며 스로인이 선언된 상황이었다. 이때 PGMOL의 VAR 판정 책임자 올리 코후트가 경기를 잠시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VAR실은 중단 요청을 거절했다. VAR은 지속적으로 "이미 경기가 재개됐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Can't do anything)"이라며 경기 중단을 거부했다. 




리버풀의 스로인 이후 2분 뒤인 전반 36분 토트넘은 공세를 밀어붙여 손흥민의 골로 1-0을 만들어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리버풀은 전반 추가시간 4분에 코디 학포의 동점골로 1-1을 만들었으나, 앞서 퇴장당한 커티스 존스와 후반 24분 퇴장당한 디오고 조타의 부재로 수적 열세에 휩싸여 결국 후반 추가시간 6분에 조엘 마팁의 자책골로 2-1 패배를 당하게 됐다.

'BBC'의 보도에 따르면 "PGMOL은 (해당 오심으로) 현재 진행중인 판정 시스템에 대한 단점이 드러났다고 인정했다"고 전했다. 또한 PGMOL은 "3가지 개선사항을 통해 이와같은 오심을 방지하겠다"고 전했다. 3가지 개선사항으로는 "VAR실의 판정 전달 방식을 더 정확하게 할 것이고, 주심과 VAR실 간의 의사소통에 새로운 매뉴얼을 수립할 것이며 VAR은 VAR 부심과 함께 판정 결과를 논의한 뒤 주심에게 전달할 것"을 내세웠다. 

VAR의 논란에 해당 기능이 필요한 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전 첼시 윙어 팻 네빈은 "VAR은 필요하다"며 VAR을 지지했다. 팻 네빈은 'BBC' 라디오 방송에서 "VAR은 거의 모든 경기에서 심판이 잡지 못하는 반칙을 잡아낼 수 있다"며 VAR을 옹호했다. 그러나 축구팬들은 'VAR 무용론'을 주장하며 "VAR이 없던 시절로 돌아가야한다. 털 끝 하나 차이로 오프사이드가 결정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불만을 쏟아내온 바 있다. 때문에 이번 경기 오심으로 VAR 관련 논쟁은 더욱 불이 지펴질 전망이다.

해당 VAR 주심을 맡은 대런 잉글랜드는 리버풀과 토트넘의 경기 후 두 경기 정직 징계를 당했다.



한편, 오심을 잡아내기 위한 VAR이 사람의 실수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자 리버풀 팬들을 비롯한 많은 축구 팬들이 프리미어리그가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을 도입하길 원했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VAR 기술은 축구계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전 세계 수많은 리그들이 VAR 기술을 적극 활용해 오심을 최대한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카타르 월드컵에선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 단계 진화해 '반자동 오프사이드'라는 최첨단 기술이 도입되면서 큰 화제가 됐다.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은 공 내부에 센서를 탑재하고 경기장 곳곳에 설치된 12개의 카메라를 이용해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는 선수와 공을 건드린 순간을 정확히 잡아냈다. 골에 큰 영향을 끼치는 오프사이드를 두고 오심이 없어지니 팬들의 만족감도 크게 높았다.

월드컵에서 큰 화제를 일으킨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은 이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프리미어리그는 적어도 이번 시즌 중 해당 시스템을 도입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영국 '타임스'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와 월드컵에서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이 사용됐다. 이 시스템은 카메라, 팔다리 추적 기술 및 인공 지능을 사용해 공을 차는 순간 선수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는지 자동으로 감지한다"라며 "그러면 메시지가 자동으로 VAR 심판에게 전달되고, 심판은 공격자가 플레이를 방해했는지 여부를 판단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 덕분에 오프사이드를 판정하기 위해 VAR에서 직접 화면에 선을 그을 필요가 없어져 정확도가 향상되고 지연이 줄어들었다"라며 "토트넘-리버풀전에서 시스템을 사용했더라도 비슷한 실수를 저질렀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 이를 사용해 본 이들은 인적 오류가 크게 줄었다고 주장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이 큰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각 클럽들은 이번 시즌에 시스템 사용을 거부했다"라며 "클럽들은 아직 개발 중인 더 진보된 시스템을 선호한 것으로 이해된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BBC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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