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나승우 기자) 9년 만에 아시아 정상 복귀에 도전했던 여자 플뢰레 대표팀이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에 패한 후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채송오(충북도청), 홍서인(서울시청), 홍세나(안산시청), 홍효진(성남시청)으로 구성된 여자 플뢰레 대표팀은 28일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결승에서 숙적 중국과 접전 끝에 31-34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지난 2014년 인천 대회에서 남현희, 오하나, 전희숙, 김미나가 팀을 이뤄 금메달을 획득했으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준결승에서 일본에 져 3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선 8강에서 마카오, 준결승에서 홍콩을 각각 45-10, 45-25로 연달아 꺾어 9년 만에 결승 무대를 밟았다.
이번 대회 플뢰레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황촨촨을 앞세운 중국과의 피말리는 접전을 펼쳤으나 마지막 2라운드에서 차이가 벌어지면서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1라운드에서 홍세나가 황촨촨에 0-1로 졌으나 2라운드에서 채송오가 힘을 내 6-6을 만들었다. 이후 한국은 다시 1~2점 뒤진 상태에서 줄기차게 추격전을 시작했고 7라운드에서 홍서인이 왕유틴을 몰아붙인 끝에 19-17로 역전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8라운드에서 승부의 추가 기울어졌다. 홍세나가 천칭위안에게 2-9로 패해 21-26으로 재역전 당했다. 흐름을 빼앗긴 후 너무 쉽게 점수를 내줬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채송오가 황촨촨을 상대로 10-8 승리를 거두긴 했으나 이미 차이가 많이 벌어진 상황이라 점수를 뒤집는 데는 실패했다. 마지막 1분을 남겨두고 총공세를 펼쳤음에도 오히려 황촨촨에게 점수를 빼앗겨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선수들은 애써 밝은 표정을 지으려고 했으나 취재진의 질문이 시작되자 금세 눈물을 쏟아냈다.
리더 채송오는 "진짜 많이 준비한 대회였다. 그래도 우리가 목표했던 것보다, 예상했던 것보다 좋은 성적을 거둬 만족한다"고 울먹거리면서 "'메달은 딸 수 있을까'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렇게 보란듯이 결승까지 오게 된 건 엄청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대회 준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은메달도 충분히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다음 나고야 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채송오는 "지난 자카르타 대회 때는 언니들과 동메달을 땄다. 이번에 한 걸음 더 올라가서 은메달을 땄으니 다음에 후배들이 나고야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거다"라고 응원했다.
또한 "자카르타 대회 때 함께한 언니들이 은퇴하고 '최약체다', '메달은 안 바란다'는 말이 나왔다. 근데도 지금 우리가 이뤄냈다. 지난 번보다 한 단계 올라갔다는 거에 조금 더 의미를 부여하고 싶고, 더 성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채송오는 "운동하는 선수들은 다 알 거다. 지고 싶어서 지는 것도 아니고 모든 경기를 다 잘 뛸 수 없다. 단체전은 누가 한 명이 못 하면 다른 한 명이 채워주는 거다. 누구 때문에 졌다거나 누구 때문에 이겼다 그런 건 없다. 우리는 하나다. 좀 더 보듬어주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라고 노력한 동료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마지막으로 "질책도 질책이지만 한 걸음씩 올라가고 있으니 지켜봐 주시고, 응원 부탁드린다"며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사진=중국 항저우, 나승우 기자,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