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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영광6' 감독 "김수미 소원, 혹평 예상했지만…"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3.09.30 09:3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여러 의미에서 이슈의 중심이다. 11년 만에 돌아온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감독 정태원 정용기)가 영화를 바라보는 관객들의 다양한 평은 물론, 감독과 배우들의 거침없는 발언으로 안팎의 시선을 끌고 있다.

21일 개봉해 상영 중인 '가문의 영광: 리턴즈'('가문의 영광6')는 2012년 개봉한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 이후 11년 만에 돌아온 새 시리즈다. 오리지널 캐스트인 김수미, 탁재훈, 정준하를 비롯해 윤현민과 유라 등이 새 얼굴로 합류했다.

이야기의 큰 틀은 2002년 개봉한 '가문의 영광' 1편의 흐름과 궤를 같이 한다.

잘 나가는 스타 작가 대서(윤현민 분)와 가문의 막내딸 진경(유라)을 결혼시키기 위해 온갖 음모를 꾸미는 장씨 가문의 사생결단 결혼성사 대작전을 그린 코미디로 1편에서 정준호가 연기했던 대서 역을 윤현민이 맡았으며, 김정은이 연기했던 진경 역이 유라로 바뀌었다.



영화는 개봉 후 9일 동안 13만4908명(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의 관객을 모은 상황이다.

2002년 '가문의 영광'을 시작으로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2005),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2006),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2011)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2012)까지, 시리즈 누적 관객 수로만 2000만 명을 모았던 것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개봉 6일째 되던 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태원 감독은 앞서 전해졌던 언론과 관객들의 혹평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심경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슬프죠"라는 짧은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가문의 영광6'를 첫 소개하는 자리였던 제작보고회와 영화 공개 후 취재진과 간담회를 가졌던 언론시사회까지 "늘 평단으로부터 혹독한 평을 받아왔다. 작품성을 이야기하면 부족할 수 있겠지만, 관객 분들이 아무 생각 없이 편안하게 즐기시고 평가해주시길 기다리고 있다"며 우여곡절이 쌓였던 복잡한 마음을 드러내왔던 그다.



그런 복합적인 마음에도 11년 만에 다시 시리즈 제작에 나선 진짜 이유를 묻는 말에 정태원 감독은 "김수미 선생님께서 이 영화를 꼭 만들고 싶어하셨다. 3~4년을 계속 얘기하셨다. '가문의 영광4' 때 일본에서 촬영했던 추억이 힘들었지만 너무 행복했다고 하시더라. 그 시간을 한번 더 누려보고 싶다고 하셨다"고 얘기했다.

김수미는 2011년 개봉한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에서 타고난 리더십을 가진 굳건한 가문의 수장 홍덕자 역을 연기한 데 이어 이번 6편에 다시 출연하게 됐다.

서로의 오랜 인연은 충분히 의미를 둘 수 있는 부분이지만, 그런 인연의 부탁만으로 선뜻 제작에 나서는 것은 너무 큰 모험일 수 있지 않겠냐는 말에 정태원 감독은 "사실 그래서 (확실하게) 답을 하지 않고 몇 년을 넘어갔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선생님과는 워낙 가족 같은 사이다. 이제 당신의 나이도 일흔 다섯이 됐고, 언제까지 건강이 받쳐줄 지 모르니 건강할 때 꼭 다시 이 영화를 찍고 싶다고 하시더라. (확답을 안하고 있었는데) 올해 초에 또 그 얘기를 하셔서, 올해는 해야 되겠다 싶었다. 그 전부터 작가님과 상의를 하고 있었고, 시리즈를 돌아보니 1편이 가장 스토리에도 짜임새가 있었기에 이것을 리메이크해보면 어떨까 싶었다."



6편을 제작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내내 마음 속엔 수많은 감정이 교차했다. 

정태원 감독은 "1편 때부터도 늘 (영화에 대한) 평은 안 좋았다. 그걸 아니까, 그런 평을 들으면서까지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5편 이후에 10년 동안 만들지 않았던 이유도 그것이다"라고 말했다.

"어쨌든 다시 만들기로 했으니, 요즘 시대에 맞게 이야기를 각색하는 데 더 신경을 쓰려고 했다. 예전이었다면 솔직히 (주변의 의견을) 안 받아들였을 것이다. 폭력 문제 같은, 관객들이 조금이라도 불편해 할 수 있는 부분들은 모두 들어냈는데, (언론시사회로 영화를 처음 봤던) 기자 분들의 눈높이에는 안 맞았던 것이다. (나름대로의 노력을 했는데) 이런 평이 나와서 상당히 충격이었다."

정태원 감독의 심경 토로를 차분히 듣고 있던 정용기 감독도 말을 보탰다.

정용기 감독은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 2'(2005),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 3'(2006),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2012)의 연출을 맡았으며, 지난 4월에는 영화 '옥수역 귀신'으로 관객들을 만나기도 했다.



정용기 감독은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가 어느 날 '가문의 영광' 6편을 준비한다고 하시기에 깜짝 놀랐고, 김수미 선생님의 부탁이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원래 저는 스태프로 참여해 도와드리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감독님께서 어떻게 2, 4, 5편을 연출한 사람을 스태프로 쓰냐면서 공동 감독으로 가자고 하시더라. 정태원 감독님과 제가 서로 집중할 수 있는 롤을 나눠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듣고 있던 정태원 감독은 "리메이크였기 때문에 (기본 틀은 갖춰져 있으니) 오히려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상당히 많이 있었다. 정용기 감독과 같이 했기 떄문에 훨씬 수월했다. 저는 제가 맡은 것만 잘 하면 됐다"고 고마워했다.

지난 여름 2개월 여의 짧은 촬영 기간을 거친 뒤 9월 바로 개봉하게 된, 이례적인 빠른 작업 과정에 대해서도 "촬영 기간은 짧았지만, 그 기간 동안 정말 집중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정용기 감독은 "프로덕션에서 실수가 없도록, 여러 준비를 많이 했다. 장마 기간에 비가 오면 찍지 못하니 어떤 경우에도 대처할 수 있게끔 실외, 실내 장소를 항상 준비했고 촬영이 끝나면 바로 편집이 돼 음악감독에게 전해졌다. 짧은 촬영 기간이 작품의 퀄리티에 영향을 끼친 것은 없다고 본다. 오히려 프로덕션만 보면 짧은 기간이었지만 주 52시간을 지켜가며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작업했다"고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정태원 감독은 김수미가 직접 대사를 쓴 사실도 밝히며 "김수미 선생님의 대사 부분은 거의 본인이 다 쓰셨다. 사회적 이슈를 좀 넣고 싶어하시더라. 마약 이야기가 들어간 것도 그 때문이었다. 웃기기만 하는 것 말고, 뭔가 작품을 통해 좋은 선도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셨던 것 같다. 김수미 선생님은 이번 영화를 통해서 욕이든 뭐든, 정말 원없이 하셨다"고 전했다. (인터뷰②에 계속)

사진 = ㈜태원엔터테인먼트, NEW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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