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대표팀 합류 전 마지막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롯데는 2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14차전에서 5-2로 승리하면서 2연패를 끊었다. 시즌 성적은 59승66패(0.472)가 됐다. 7위 롯데와 8위 한화 이글스의 격차는 4.5경기 차로 벌어졌고, KIA 타이거즈에 승률에서 밀리면서 6위로 떨어진 SSG와의 격차는 4.5경기 차다.
역시나 이날 승리의 주역은 선발투수 박세웅이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마지막 등판에 나선 박세웅은 6이닝 동안 86구를 던졌고, 3피안타(2피홈런) 2사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면서 시즌 8승째를 올렸다.
1회말 리드오프 추신수에게 초구 홈런을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박세웅은 이후 안정감을 찾으면서 3회말까지 추가 실점 없이 투구를 이어갔다. 4회말에도 최정에 솔로포를 맞으며 흔들리는 듯했지만, 평정심을 유지하며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올 시즌 들어 피홈런을 2개 이상 기록한 경기가 딱 한 차례(4월 2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2개)에 불과했던 만큼 홈런 허용은 아쉬움이 남지만, 박세웅은 효율적인 투구로 실점을 최소화하며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직구(45개)·커브(20개)·슬라이더(17개)·포크볼(4개) 순으로 구사한 가운데, 직구 최고구속은 149km/h까지 찍혔다.
경기 후 박세웅은 "오늘(22일) 아버지 생신인데, 이렇게 승리를 하게 돼 기분이 좋다"고 미소 지은 뒤 "올 시즌을 통틀어봤을 때 투구한 경기 중에서 가장 만족하는 경기였다. 공을 던질 때 몸을 사용하는 느낌이나 이런 부분이 좋았던 것 같다. 페이스가 다시 좋아진 게 긍정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홈런을 맞은 상황을 복기한 박세웅은 "1회말을 시작하면서 맞았던 홈런은 정확한 코스에 들어갔다고 생각하고, 직구를 던진 게 (배트에) 걸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4회말 (최)정이 형에게 맞은 홈런은 실투라고 생각한다. 좀 더 몸쪽으로 던지려고 했는데, 실투가 돼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반성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대표팀에서 중도하차한 좌완투수 이의리(KIA 타이거즈) 대신 같은 팀에서 활약 중인 외야수 윤동희가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종운 롯데 감독대행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물론이고 팀 동료들도 깜짝 놀랐다.
박세웅은 "나는 모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됐다고 얘길 들었다. 우리 팀에서 많은 선수가 가면 좋은 것이니까 함께 가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왔으면 좋겠다"라며 "(윤)동희 같은 경우 처음으로 가는 대표팀이기도 하니까 (나)균안이와 내가 많이 챙겨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당분간 소속팀에서 경기를 뛸 수 없게 된 박세웅은 "팀이 계속 5강 싸움을 하고 있고 모든 선수, 감독님, 코치님들께서 우리 팀이 목표로 하는 것을 달성하기 위해 싸우고 있기 때문에 이 자리를 비운다는 게 좀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국가대표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좋은 성적을 갖고 돌아오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팀을 비우게 된 상황에서 나와 균안이를 대신해서 올라가는 투수들이 잘해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또 (심)재민이 형이나 (한)현희 형도 있고 밑에서 준비하는 선수들이 있으니까 (공백을) 잘 메워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팀원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또 박세웅은 "아무래도 (자리를) 비우는 기간에 취소된 경기들이 많았기 때문에 팀이 계속 연달아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취소 경기 수가 적었으면 선발투수들이 띄엄띄엄 경기를 나갔을 텐데, 그런 부분에 대한 무리는 있겠지만 오늘 같은 경기력을 발휘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나균안, 윤동희와 달리 굵직한 국제대회를 세 차례나 경험한 박세웅은 단기전의 특성이나 분위기 등을 잘 안다. 그는 "단기전인 만큼 팀 분위기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 단기전을 몇 번 치렀지만, 팀 분위기가 얼마나 올라왔는지 혹은 침체돼 있는지에 따라서 경기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맏형으로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좋을 것 같고 나를 많이 도와줄 수 있는 동생들이 가니까 좋은 분위기로 중국으로 넘어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박세웅이 자신을 '맏형'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대표팀의 특성상 비교적 그는 나이가 많은 편에 속한다. 경험도 많은 만큼 어린 투수들이 박세웅에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
언제든지 후배들을 맞이할 준비가 된 박세웅은 "원래 다 가르쳐 준다. 내가 가르쳐 준 뒤 좋아진 선수들도 있고 나를 어려워하는 선수들도 있는데, 선수들이 내게 배워서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꼭 가르쳐주고 싶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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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