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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벨호, 미얀마와 1차전 3-0 승리…'고구마 공격력' 개선 여지 남겨 [AG 리뷰]

기사입력 2023.09.22 22:22 / 기사수정 2023.09.22 22:34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아시안게임 4회 연속 메달에 도전하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첫 판에서 동남아 약체 미얀마에 낙승을 거뒀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22일 중국 원저우 스포츠센터 경기장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전반 24분 터진 이은영의 선제골과 후반 14분 지소연의 추가골, 후반 23분 전은하의 쐐기골에 힘입어 3-0 으로 이겼다.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아시안게임 첫 메달을 거머쥔 한국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연달아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광저우 대회와 인천 대회 3~4위전에서 중국을 연달아 따돌리며 시상대에 올랐던 한국은 지난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대만을 누르고 3회 연속 입상에 성공했다.

이어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사상 첫 결승 진출에 도전하는 상황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는 호주가 아시안게임에 참가하지 않다보니 일본, 중국, 북한과 충분히 우승을 다툴 만한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단 첫 테이프는 무난하게 끊었다. 다만 미얀마전에서 두 달 전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서 보여줬던 답답한 경기력이 어느 정도 재현된 것도 사실이어서 8강전 등 향후 토너먼트를 위해선 개선이 필요하게 됐다.

벨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골키퍼 김정미를 내세운 가운데 심서연, 장슬기, 김혜리(이상 수비수), 이민아, 지소연(이상 미드필더), 추효주, 손화연, 최유리, 천가람, 이은영(이상 공격수)를 선발로 내세웠다.

공격력 좋은 선수들을 전방에 대거 배치하는 등 벨호는 대량 득점을 통해 컨디션 조절 및 공격력 점검을 노렸으나 오히려 의도한 대로 풀리지 않아 메달 전선에 노란불 켜졌음을 확인한 셈이 됐다.

지난달 25일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표한 여자 FIFA 랭킹에서 한국은 20위, 미얀마를 5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력 자체를 놓고 보면 한국이 소나기 골을 쏟아붓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벨호는 상대 밀집 수비에 맞서 골결정력 결여를 다시 노출하고 말았다.

한국은 이른 시간 득점을 위해 노력했으나 별다른 찬스를 만들지 못하다가 전반 24분 이은영의 선제골로 0-0 균형을 깨트렸다.




한 차례 슛이 상대 몸을 맞고 나오자 지소연이 아크 정면에서 이를 잡아 페널티지역 안으로 넣었고, 이를 이은영이 페널티지역 가운데서 침착하게 트래핑한 뒤 오른발 대각선 발리슛으로 미얀마 골문 왼쪽 하단을 출렁였다. 지난 2월 영국 아널드-클라크컵에서 A매치 데뷔를 이룬 이은영은 자신의 국가대표 3번째 경기에서 데뷔골을 기록하게 됐다.

그러나 한국은 첫 골 이후 다시 고구마 같은 골결정력을 드러내며 전반 이내 추가골에 실패했다. 전반 31분 최유라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슛을 쐈으나 상대 선수 몸 맞고 아웃돼 허탕 친 한국은 3분 뒤인 전반 34분 이은영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 때 이민아가 상대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았으나 골지역 정면 헤더가 골문 왼쪽으로 벗어나 아쉬움을 삼켰다. 이후에도 변변한 득점 루트를 만들지 못하고 전반전을 1-0으로 마쳤다.

후반 들어 전열을 재정비한 한국은 이은영의 골을 도운 에이스 지소연이 한 방을 꽂아넣으며 승기를 잡는데 성공했다.

지소연은 후반 14분 지소연 아크 왼쪽에서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했다. 슛이 미얀마 골문 왼쪽 하단을 가르면서 2-0을 만들었다. 지소연은 이날 경기를 통해 A매치 149경기를 기록하며 한국 남·녀 축구 선수 통틀어 A매치 최다 출전 기록을 스스로 깨트렸는데 이를 자축하는 축포를 쐈다.



벨 감독은 2-0이 되자 이민아, 천가람을 빼고 전은하, 문미라를 집어넣어 E조에서 한국과 1위를 다툴 것으로 여겨지는 필리핀전 대비 테스트를 했다.

전은하는 이런 벨 감독 기대에 부응했다. 후반 23분 후방에서의 전진패스를 장슬기의 골문 앞에서 터치한 것이 상대 골키퍼에 저지됐으나 쇄도하던 전은하가 달려들면서 밀어넣어 3-0을 만든 것이다. 지난 2013년 캐나다와 친선 경기에서 A매치 데뷔를 이룬 전은하는 국가대표 생활 10년 15경기 만에 데뷔골을 터트렸다.

한국은 후반 38분 이은영과 손화연이 나오는 대신 정설빈, 문은주가 추가로 들어가 한 골 더 노렸으나 미얀마의 저항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미얀마는 이날 후반 중반 들어 결정적인 찬스를 만드는 등 라인을 끌어올려 한국을 상대로 한 골 넣기 위해 전력 투구했다.



벨호는 오는 25일 오후 8시30분 같은 경기장에서 필리핀과 E조 2차전을 치른다. 필리핀은 여자축구대표팀이 지난 7월 여자월드컵에서 뉴질랜드를 이겨 월드컵 첫 승을 거두는 등 아시아 5~6위권 전력을 갖고 있어 한국 입장에서도 준비를 단단히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은 23일 1차전에서 홍콩은 3-1로 누르고 첫 승을 거뒀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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