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윤동희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경기력향상위원회와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22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의 교체가 확정된 KIA 타이거즈 이의리를 대체할 선수로 롯데 외야수 윤동희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KBO는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전력강화위원회, 경기력향상위원회는 전문 외야수 및 우타자 보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며, 논의 끝에 윤동희를 최종 선발하기로 했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올 시즌 윤동희는 99경기 353타수 103안타 타율 0.292 2홈런 38타점을 기록 중으로, 5월부터 조금씩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냈다. 비록 8월 이후 조금 주춤하기도 했지만, 대표팀은 현시점에서 윤동희가 꼭 필요한 자원이라고 생각했다.
평소와 다름없이 경기를 준비하던 윤동희도, 롯데 선수단도 깜짝 놀랐다. 더구나 경기시작 2시간을 앞두고 전해진 소식에 사령탑도 조금은 당황한 모습이었다.
이종운 롯데 감독대행은 2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14차전을 앞두고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로는 윤동희에게 큰 영광이고 본인한테 좋은 기회니까 축하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선수와 사령탑이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없었다. 이 대행은 "우리도 일이 많은데, 따로 이야기할 상황이 아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어차피 선발진에서 두 명(박세웅, 나균안)이 가니까 또 (소속팀 선수가) 빠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시즌 초반 2군에 있을 때부터 가까이서 윤동희를 지켜봐온 이 대행은 "어떻게 보면 초반에 팀에서 큰 기대를 안 했을 수도 있는데, 본인이 스스로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워낙 본인이 열심히 잘했고 좋은 결과가 있으니까 이런 기회가 있는 것이다. 선수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워낙 집중력이 좋은 선수라 그런 부분에서 얘길 많이 했고, 타격에 있어서 조언을 좀 했을 뿐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집중력도 있고 욕심도 많았다"고 돌아봤다.
한편으로는 이번 결정이 롯데 입장에서 당황스럽기도 했다.
롯데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투수 나균안과 외야수 고승민을 엔트리에서 말소시키면서 외야수 김동혁과 내야수 정대선을 콜업했는데, 윤동희에 이어 고승민까지 자리를 비우게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1군 엔트리에서 활용할 수 있는 외야 자원은 김동혁, 김민석, 윤동희, 황성빈, 안권수까지 총 5명으로 23일 대표팀에 소집되는 윤동희를 제외하면 네 명밖에 없다. 게다가 2023 신인 드래프트 2차 7라운드 64순위로 입단한 김동혁은 1군 경험이 전무하다. 결국 롯데는 김민석, 황성빈, 안권수 세 명의 야수에 기대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 대행은 "고승민이 지금 기회를 받지 못하고 타격 밸런스도 잡히지 않아서본인도 지금 너무 안 되고 있었는데, 이렇게 있을 바에는 2군에 가서 연습을 하는 게 더 낫다고 봤다"라며 "윤동희가 빠질 것 같았으면 고승민을 내릴 상황이 아니었다. 윤동희가 없었다면 고승민에게 좋은 기회가 올 수 있었다고 보는데, 열흘을 못 쓰는 것이다"고 아쉬워했다.
갑작스럽게 대표팀으로부터 호출을 받은 윤동희는 리드오프를 소화한다. 김광현을 상대하는 롯데는 윤동희(우익수)-한동희(1루수)-정훈(지명타자)-전준우(좌익수)-유강남(포수)-니코 구드럼(유격수)-정대선(2루수)-김민수(3루수)-황성빈(중견수)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허리 상태가 좋지 않은 노진혁이 선발 출전을 하지 못한 가운데, 몸 상태를 100%까지 끌어올리지 못한 구드럼이 출전 의사를 밝혔다.
이 대행은 2루수로 선발 출전하게 된 정대선에 대해 "콘택트 능력이 좋고, 스웽 궤도가 좋아서 직구와 변화구를 다 칠 수 있다. 2군에서는 콘택트 능력이 가장 좋은 선수였기 때문에 나도 관심이 많았다"라며 "(몸살 증세로 말소된) 안치홍이 빠진 상황에서 다들 컨디션이 좋지 않고 해서 이럴 때 정대선에 한 번 기회를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선발투수는 박세웅이다. 이 대행은 "6이닝 정도만 던져준다면 코칭스태프는 고맙다. 우리 입장에서는 박세웅이 언제나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투구를 하고, 힘들어도 힘들다고 얘기하지 않는 선수다. 대표팀에 가기 전에 좋은 피칭을 하고 갔으면 좋겠다"고 박세웅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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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