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6.30 09:02 / 기사수정 2011.06.30 09:06
주중 드라마임에도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차승원, 공효진 주연의 '최고의 사랑'이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대중들은 '후속작이 뭘까'하며 기대했고, 드디어 29일, 새 막이 올랐다.
새 드라마 '넌 내게 반했어'는 예술대학 학생들의 청춘과 사랑을 그린 드라마다. 이야기가 이야기인 만큼, 톡톡 튀고 개성 있는 인물들이 안방극장을 사로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첫 방송된 '넌 내게 반했어'. 어떤 캐릭터들이 눈길을 끌었는지 매력도를 통해 살펴보자.
정용화_이신: '까칠남'이기 보다 다정한 모습이 더 많은 남자 (매력도: ★★☆☆☆)
언론에서 공개되었던 '까칠남','차도남'과 제일 많은 차이가 있었다. 실용 음악과에 재학중인 이신은 음악, 기타, 정교수 말고는 무심한 사람이었다. 자신이 관심 있는 것에는 무한 애정을 쏟지만, 그렇지 못한 것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스타일.
1회에서는 말보다 눈빛으로 표현했다. 눈빛에서 느껴지는 깊고 따뜻한 모습은 한마디 말보다 더욱 많은 바를 전달했지만, 행동에 연관성을 조금 떨어뜨렸다. 제주도에서 규원을 만났던 신이가 갑작스레 학교에 등장하고, 가족과 음악 말고는 관심없어 보이는 그가 단지 정교수가 우는 모습 때문에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었다.
설명이 필요한 장면에서의 침묵은, 다양한 캐릭터의 성격을 표현한다기보다, 시청자들에게 "쟤는 왜 저러지" 하는 의구심만 증폭시킬 뿐이었다. 1회 끝에서, 자신의 자존심을 자극한 규원과 대결을 펼치게 되는 장면이 그려졌는데, 여기서도 "내가 지면 네 노예할게"라는 말로 성격의 일관성을 지키지 못했다. 아직, 첫 걸음 내디뎠을 뿐이니, 대체적인 내용에 대한 설명과 분량을 적절히 배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신혜_이규원: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캔디보다 더 씩씩한 여자 (매력도:★★★☆☆)
이제껏 너무, 질리도록 봐온 캔디 같은 캐릭터. 어떠한 역경이 닥쳐도, 고난이 와도, "난 괜찮아 이겨낼 수 있어!"하며 꿋꿋하게 웃어넘긴다. 그녀는 국악과 학생이며, 자신의 신념만을 굳게 고집하시는 할아버지 때문에 가야금을 하게 된 것으로 추측된다.
과거 회상 신에서 드러났듯,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대립을 보고 자란 규원. 분명 자신만의 고충이 있을 텐데, 묵묵히 감수해내고 있다. 발랄하고 당당한 모습은, 그 누구도 그녀를 사랑하게끔 만든다.
하지만, 너무 '과했다.' 도서관 복도에서 신이에게 사탕 바구니를 굳이 전해주려다가 넘어지는 모습은 그녀의 성격을 과도하게 표현한 것 같았다. 첫인상부터 좋지 않았던 이신과 대결을 펼치게 된 규원은, 오버스럽지 않고 때론 진중한 성격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아야 할 것이다.
송창의_김석현: 고국으로 금의환향, 음악감독이자 교수님 (매력도:★★★☆☆)
브로드웨이에서 음악감독을 맡아 성공리에 공연을 끝마치고 돌아왔다. 자신을 마중나온 제자에게 "사람이 성공하면 이렇게 대접이 달라지네" 라고 우스갯소리를 할 만큼, 할 말은 하고 사는 스타일. 분량의 반절 정도에 '브로드웨이'를 계속 언급한 거 보면, 석현은 자기 잘난 맛에 사는 남자다.
본업으로 돌아와 '100주년 행사'에 참여하려는데, 윤수도 함께한다는 사실을 알고 표정이 굳어진다. 윤수에게는 차갑게 대하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파일에는 여전히 그녀가 등장한 신문기사가 가득하다. 자신의 일에는 자신감을 보이지만, 그녀에게 만큼은 한없이 여린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점이 캐릭터에 부여된 매력이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석현과 이신,이규원,정윤수가 관계를 맺게 되면서, 그의 성격에 뚜렷함을 갖게 해줄 것이다.
소이현_정윤수: 비련의 발레리나, 숨어서 춤추는 백조 (매력도:★★☆☆☆)
극중 무용과 교수로 등장하는 윤수. 매일 밤마다 숨어서 춤을 추지만, 항상 넘어지고 만다. 교통사고로 인해 발레를 하지 못하게 된, 비련의 여주인공이다. 1회에서는 신이를 만나게 된 계기와 과거 '특별한' 관계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석현과의 만남이 보여 졌다.
그러한 장면 후, 그녀는 계속 발레를 하다가 다리를 다쳤다. 한 장면이 반복되다 보니 그 외의 매력을 딱히 발견하기 힘들었다. 그녀만이 견뎌냈을 시간과, 석현과의 만남이 왜 그렇게 슬펐는지에 대해 분명하게 나타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구_이동진 (매력도:★★★☆☆)
자신의 신념 때문에 아들을 쫓아냈다. 그리고 손녀를 키웠다. 명창의 이름에 손색이 가지 않으려는 행동이 돋보인다. 전통과 현대를 퓨전 시키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손녀가 외국음악을 CD를 보고 다 버려버리는, 뚜렷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것 외에는 다 틀린 것이라는 약간의 흑백논리를 지닌 동진. 동진의 성격이 확실하고 분명한 것은 맞지만, 그에게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그려져야 한다.
'어떠한 이유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그는 어떠한 생각 때문에 그렇게 행동할까?' 등이 나타나지 않으면, 그냥 고집이 센 할아버지밖에 되지 않아 매력이 반감될 것이다.
강민혁_여준희 (매력도:★★★★☆)
1회에서 가장 뚜렷한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밴드 드러머로 활약하고 있어 인기를 차지하지만, 평소에는 아무도 못 알아볼 정도의 '찌질'함을 선보이는 준희. 하루하루가 배가 고파서 음식 남기는 꼴은 절대 못 본다. 밥 사주면 형, 언니라고 부르며 졸졸 따른다.
그만의 독특한 느낌을 시청자들에게 또렷하게 인식시켰다. 앞으로 그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기대된다.
우리_한희주 (매력도:★★★☆☆)
준희가 양념치킨의 냄새를 따라가다가 만난 파워풀한 여성. 춤추는 모습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준희가 "넌 뭐야?"라며 만난 것에 대해 황홀함을 감추지 못하자, "그러는 넌 뭔데"라며 차갑게 받아친다.
교수님 병문안을 위해 열린 일일호프에 혼자 등장한 희주는 "신이가 이런데 올 리가 없지"라는 말을 해, 이신과 관련 있는 인물임을 제시했다. 그녀 역시 춤추는 모습만이 아닌, 다양한 모습이 극중에 드러날 수 있어야 한다.
전체적으로 1회에 상당히 많은 사람을 소개하려다 보니 약간의 산만함을 숨길 수가 없다. 특히 규원만 너무 부각되고, 나머지 사람들은 말이 별로 없고 똑같은 내용의 장면만 반복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매력보다는 한 장면으로 인해 성격을 각인시키려는 듯 하다. 시청자들은 의아함을 품고, "알겠으니까 이제 다른 내용을 보여줘"라고 외칠 수 있다.
이제 한 걸음 뗐다. 전작의 인기몰이에 뒤지지 않으려면, 좀 더 공감 가는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청자가 '나라도 저렇게 했을 거야' 라고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캐릭터에 생명이 부여되고, 이 드라마의 재미가 더욱 극화될 것이다.
[방송연예팀] enter@xportsnews.com
[글] 이누리 기자 /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편집] 이우람 (@milan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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