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6.27 11:05 / 기사수정 2011.06.27 11:05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토끼와 거북이가 따로 없다.
이대호(롯데)와 최형우(삼성)의 홈런 레이스를 두고 하는 말이다. 27일 현재 두 선수는 홈런 18개와 16개로 나란히 1,2위를 달리고 있다. 이들의 뒤를 이병규(LG) 이범호(KIA)가 13개로 추격하고 있다. 전형적인 거포 스윙을 하는 최진행(한화)이 12개로 복병이긴 하지만 꾸준함에서 떨어지는 편이고 김상현(KIA)도 부상과 부진으로 8개에 그치고 있어 당분간 선두 그룹으로 치고 오르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페이스나, 스타일로나 결국 홈런왕 경쟁은 이대호와 최형우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토끼 이대호
사실 이대호의 홈런 페이스는 작년만큼 요란한 편은 아니다. 작년에도 장마 후 기온이 극도로 뜨거웠던 시기에 방망이가 덩달아 달아올랐지만, 그렇다고 해도 올 시즌 이대호는 2홈런 이상 몰아치기 경기가 2경기 뿐이다. 물론 방망이 자체가 식은 건 아니다. 이대호는 매 경기 꾸준히 안타와 2루타를 생산하고 있다.
올해도 이대호가 진짜 무서운 이유는 롯데 타선의 위력 자체가 작년만 못한 가운데에서도 홈런을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1경기 몰아치기는 2경기 뿐이지만, 5월 25일 사직 삼성전서 3홈런을 몰아친 것을 시작으로 24경기서 8홈런을 때려냈다. 3경기당 1개꼴로 성큼성큼 달아나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슬슬 본색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 거북이 최형우
최형우도 40홈런 돌파가 불가능하지 않다. 아직 최형우는 몰아치기 능력을 검증받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꾸준히 4번 타순에서 클러치 능력을 과시하고 있고 장타율도 0.563으로 데뷔 후 가장 높을 정도로 장타 생산에 능숙하다. 최형우가 40홈런을 달성한다면 2003년 이승엽(오릭스, 당시 56개)이후 8년 만에 삼성 출신의 40홈런 타자가 배출되는 것이다. 덧붙여 이대호와 최형우가 동시에 40홈런 달성에 성공한다면 2003년 이승엽 심정수(당시 현대, 53개) 이후 8년만에 두 타자 동시 40홈런 타자로 기록된다.
▲ 토끼와 거북이, 현실도 동화처럼?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경주는 동화 속에선 결국 거북이의 대역전승으로 끝이 난다. 그렇다면 현실 세계에서는 어떻게 될까. 동화 속처럼 이대호가 방심을 하지 않는 한 쉽게 홈런 선두 자리를 내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거의 모든 코스를 홈런으로 연결할 수 있는 이대호에 비해 아직 홈런 존이 상대적으로 적은 최형우가 불리한 조건인 건 사실이다.
다만 최형우가 끝까지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이대호의 홈런 수도 더욱 늘어날 공산이 있다. 2개 차이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쉽사리 승자를 예측할 수 없다. 집중 견제와 무더위를 이길 수 있는 정신적 강인함은 필수다. 이대호와 최형우가 나란히 40홈런을 넘어 흥미진진한 홈런 레이스를 펼칠 수 있을까.
[사진=이대호 최형우 ⓒ 엑스포츠뉴스 DB]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