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지난 2년 동안 뛰던 PSG(파리 생제르맹) 시절을 원치 않았던 이적이라 밝히면서 미국에 와 행복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언론 '마이애미 헤럴드'는 오는 20일(한국시간) 오전 10시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 위치한 게오디스 파크에서 열리는 내슈빌과의 2023 MLS(메이저리그사커) 리그스컵 결승전을 앞두고 18일 진행된 리오넬 메시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도했다.
최근 MLS 무대를 평정 중인 메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PSG에서 뛰던 시절과 미국 마이애미에서 지내는 시간이 매우 행복하다고 밝히면서 눈길을 끌었다.
바르셀로나 역대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메시는 지난 2021년 여름 구단의 재정난으로 인해 재계약을 체결하지 못해 PSG와 2년 계약을 맺으면서 유소년 시절을 포함해 무려 21년간 함께한 바르셀로나를 떠나야 했다.
1군 데뷔한 이후 줄곧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라리가에서만 뛰던 메시는 새로운 팀과 리그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PSG 데뷔 시즌에 메시는 11월까지 리그에서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1월에 코로나19에 걸려 폐가 손상되는 후유증까지 걸렸다. 결국 메시는 지난 시즌을 리그 6골 15도움으로 마무리하면서 명성에 비해 다소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메시는 메시였다. PSG 2년 차이자 마지막 시즌인 2022/23시즌 때 메시는 모든 대회에서 47경기에 나와 30골 21도움을 기록하며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와 함께 PSG 공격진을 이끌었다. 리그에서 도움 16개를 기록하며 도움왕에 오른 메시 활약상에 힘입어 PSG는 리그1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계약 기간이 만료되자 메시는 PSG와 계약 연장을 하지 않으면서 FA(자유계약선수)가 됐다. 친정팀 바르셀로나와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이 메시한테 구애를 보냈지만 메시 최종 행선지는 미국 인터 마이애미였다.
지난 16일 정식으로 인터 마이애미 선수가 된 메시는 약 한 달 동안 마이애미에서 지낸 소감을 묻는 질문에 "난 지금 매우 행복하다. 난 이 도시에 오기로 결정했고, 이는 하룻밤 사이에 내린 게 아니었다"라며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곳에 있고, 이는 우리의 결정이었기에 모든 것이 훨씬 쉬웠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난 PSG로 가는 걸 원하지도 않았고, 계획하지도 않았다. 난 바르셀로나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라며 PSG로 이적이 원치 않았던 결정이라 밝히면서 충격을 줬다.
그러면서 "난 바르셀로나에 머물고 싶었지만 내가 살던 곳과 다른 도시에 사는 것에 익숙해져야 했다"라며 "프랑스 파리에서는 힘들었지만 지금 마이애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정반대이다"라고 밝혔다.
마이애미로 오기로 한 결정에 대해선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내린 가족의 결정"이라며 "스포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의 일상에 대해서도 지금 우리가 내린 결정에 매우 만족한다. 우린 매우 환영받는 도시를 즐기고 있다"라며 설명했다.
또 "얼마 전에 댈러스에서 경기를 했는데 그곳 사람들도 날 반겨주고 안아줬다"라며 "그리고 난 평생 사랑했던 축구를 즐기고 있기에 이 순간이 감사하고 행복하다"라며 PSG 시절과 달리 마이애미 생활에 큰 만족감을 보였다.
메시는 거듭 인터 마이애미 구단과 도시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이 도시와 클럽 사람들이 우리를 쉽게 만들어줬다. 팬들과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까지 멋진 도시라서 행복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현재 적응 기간에 있다. 아직 집도 없고, 아이들도 곧 학교에 가야 하고, 일상생활에 익숙해져야 하는 데 도움이 되면서 생각보다 훨씬 쉬웠다"라며 "바르셀로나에서 파리로 이동하는 건 다소 복잡했지만 지금은 다르다"라고 덧붙였다.
메시가 PSG를 떠나 미국에 와서 행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인터 마이애미 역시 메시 영입으로 상승세를 달리면서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WIN-WIN' 거래가 됐다.
메시가 합류하기 전까지 6경기 동안 승리가 없었던 인터 마이애미는 메시를 영입한 이후 7경기에서 6승 1무를 거뒀다. 무승부를 거둔 한 경기는 스코어 4-4가 된 댈러스와의 리그스컵 16강전으로, 승부차기 끝에 인터 마이애미가 승리하면서 8강으로 올라갔다.
현재 인터 마이애는 리그스컵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리그스컵은 북중미카리브 축구연맹(CONCACAF)의 대륙 클럽대항전 성격의 대회로 미국 MLS와 멕시코 리가 MX 47개 클럽이 모두 참가하는 대회다. 기존에 CONCACAF 챔피언스컵이 챔피언스리그 성격을 띤다면, 리그스컵은 바로 아래 하위 지역 대회 성격을 띤다.
리그스컵을 우승하면 상위 대회인 CONCACAF 챔피언스컵 결선 토너먼트에 직행하고 2, 3위 팀은 해당 대회 1라운드 진출권을 확보한다. 인터 마이애미는 이미 결승에 진출해 2020시즌 창단 이래 4시즌 만에 챔피언스컵 진출에 성공했다. 이는 역시나 메시 덕분이었다.
메시는 인터 마이애미에 합류하자마자 득점을 몰아치면서 리그스컵 전 경기 득점을 기록해 6경기 9골 1도움이란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6일 필라델피아 유니언과의 리그스컵 준결승에서도 득점을 뽑아내며 4-1 압승을 이끌었다.
2019년부터 시행된 리그스컵에서 결승전에 오른 인터 마이애미는 오는 20일 오전 10시에 내슈빌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 구단 창단 이래 첫 리그스컵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된다. 행복한 삶을 얻은 메시가 인터 마이애미에게 트로피를 선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AFP, E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