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월드컵경기장, 김정현 기자) 4년 전, 잔디에 걸려 무릎을 부여잡았던 불투이스(수원삼성)가 새롭게 슬라이딩 세레머니를 업데이트하며 활짝 웃었다.
수원이 18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27라운드 맞대결에서 불투이스의 결승 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수원은 홈 2승째를 챙겼다.
수원은 7월 한 달간 무패 행진을 달리다 휴식기 직후 수원더비 패배로 분위기가 가라앉았지만, 지난 전북현대 원정에서 승점 1점을 챙긴 데 이어 이날 제주와의 홈 경기에선 승점 3점을 챙기며 27라운드를 치르지 않은 강원을 최하위(3승 11무 12패 승점 20 득점 18)로 끌어 내리고 11위(4승 8무 15패 승점 20 득점 26)로 올라섰다.
후반 36분 경미한 부상을 당한 박대원을 대신해 투입된 불투이스는 후반 39분 이기제의 코너킥을 헤더로 연결해 승리를 가져왔다.
불투이스는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양 팀 다 어려운 경기였다. 우리는 잘 뛰었지만, 마무리를 잘하지 못했다. 우리는 운 좋게 이겼지만, 승리해 승점 3점을 가져간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이기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승점 3점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다음 경기를 위해 집중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 감독은 불투이스의 헤더 득점에 "지금까지 본 헤더 골 중 가장 아름다웠다"라고 표현하며 칭찬했다. 이를 전하자, 불투이스는 환하게 웃으며 "득점한 건 운이 좋긴 했다. 단 10분만 뛰었기 때문이다. 내겐 운이 좋아 결승 골을 넣을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좋은 시그널이라고 느끼고 있다. 내가 노력하면서 내 퀄리티를 보여주고 팀을 도와준다는 걸 다시 느꼈다. 무언가 내게 갑자기 큰 힘을 준 것 같기도 하다. 팀이 더 잘하고 있고 이 흐름을 쭉 이어가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싶다. 1년 반 동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나분만 힘든 게 아니다. 모두가 아주 힘든 시기를 이 빅클럽에서 보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불투이스는 모든 구단에서 득점이 있었지만, 이번 득점이 수원 이적 2년 차 만에 넣은 첫 득점이다. 2021시즌 울산에서 3득점을 기록한 뒤, 2년 만에 리그 득점이기도 하다.
불투이스는 "내 가족들과 친구들이 1년 반 동안 왜 득점을 하지 못 했냐고 놀렸다. 난 1년 반 동안 득점해야 한다고 너무 집중했던 것 같다. 뒤돌아보면 너무나 득점을 원했다. 수원 옷을 입고 득점하지 못했다. 오늘에서야 득점했다. 골은 자연스럽게 나온다. 오늘은 득점을 생각하지 않았는데 넣었다. 아직 시즌이 남아서 오늘처럼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라고 답했다.
불투이스는 4년 전인 2019시즌 울산현대와 전북 현대의 리그 37라운드 맞대결 당시 동점 골을 넣고 무릎 슬라이딩 세레머니를 하다가 잔디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 세레머니는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돌아다니며 팬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다.
불투이스는 4년 만에 다시, 수원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득점에 성공한 뒤 잔디 위로 무릎 슬라이딩 세레머니를 업데이트했다.
세레머니를 하면서 4년 전 기억이 떠오르지 않았는지 묻자, 불투이스는 "득점하자마자 바로 떠올랐다. 다시 그 세레머니를 하고 싶었다. 4년 전이었고 인스타그램에도 그 '짤'이 돌아다녔다. 팬들이 다시 득점하고 세레머니를 해달라고 메시지를 보냈다"라며 "골을 넣자마자 꼭 이 세레머니가 떠올랐다. 오늘 잔디가 잘 젖어 있어서 사고 없이 세레머니를 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