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감독님 말씀이 맞다. KBO 역사에 내 이름을 남기고 싶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최근 가장 많이 칭찬하는 타자 중 한 명은 리드오프 겸 중견수 정수빈이다. 정수빈은 올 시즌 95경기에서 타율 0.286(350타수 100안타) 1홈런 27타점 26도루로 팀의 돌격대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출루율(0.364)은 타율 대비 8푼 가까이 높고 도루 성공률도 86.66%로 생산력이 넘친다. 리그 최정상급 외야 수비 범위는 올해도 두산의 투수진을 든든히 지켜주고 있다.
8월 들어 타격감은 더 뜨겁다. 11경기에서 타율 0.370(46타수 17안타) 1홈런 6타점 7도루로 맹타를 휘두르며 두산의 순위 경쟁에 큰 힘을 보태는 중이다.
입추(立秋)였던 지난 8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올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 올린 뒤 "가을에 좋은 기억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멋진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정수빈은 "데뷔 후 매년 가을쯤 컨디션이 많이 올라와서 아무래도 인식 자체가 가을에 강하다는 이미지가 생긴 것 같다"며 "올해도 입추 때쯤 페이스가 좋아졌는데 지금 감을 시즌 끝까지 잘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또 "매년 시즌 초반부터 5월까지 좋지 않다가 이후부터 내 컨디션을 찾고 해줘야 할 몫을 해냈던 것 같다"며 "팀이 중요한 순위 다툼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에는 의미 있는 기록도 세웠다. 지난 1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개인 통산 80번째 3루타를 생산했다. 1982년 KBO리그 출범 후 통산 3루타가 80개가 넘는 타자는 전준호 롯데 자이언츠(통산 100 3루타) 코치뿐이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이튿날 정수빈이 세운 기록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통산 기록은 1위가 아니면 얘기해서는 안 된다"고 웃은 뒤 "정수빈이 꼭 최다 3루타 기록을 깼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정수빈 역시 사령탑과 생각이 같았다. 평소 기록에 대해서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 성격이지만 개인 통산 최다 3루타만큼은 확실한 목표 설정을 해놨다.
정수빈은 프로 데뷔 첫해였던 2008 시즌 6개의 3루타를 시작으로 2016 시즌을 제외하면 풀타임을 소화했던 시즌은 매년 최소 4개 이상의 3루타를 생산하고 있다. 2011, 2013, 2020 시즌 8개가 개인 시즌 최다 3루타 기록이다. 올 시즌에도 벌써 7개의 3루타를 기록 중이다.
정수빈은 "3루타 기록은 내게 정말 의미가 크다. 전준호 선배님의 기록을 은퇴 전까지 꼭 깨고 싶다"며 "(이승엽) 감독님 말씀처럼 KBO 3루타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다면 영광일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내가 홈런 타자가 아닌 부분도 있지만 3루타는 정말 쉽게 치기 어렵다. 3루타는 홈런 못지않게 짜릿한 부분이 있다"며 "통산 100 3루타 이상을 넘어서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풀타임을 뛰었을 때 매년 평균 7개 정도를 기록 중인데 은퇴 전까지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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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