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지수 기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팀의 토종 에이스 곽빈의 겸손함 넘치는 화법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상대를 존중할 줄 아는 태도가 선수에게 가장 큰 무기라는 입장이다.
두산은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시즌 14차전을 치른다. 전날 11-4 대승의 기세를 몰아 연승과 함께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 확보를 노리고 있다.
두산의 믿는 구석은 선발투수로 출격하는 곽빈이다. 곽빈은 올 시즌 15경기에서 9승 4패 평균자책점 2.46으로 리그 최정상급 선발투수로 발돋움했다. 이날 승리투수가 된다면 프로 데뷔 첫 시즌 두 자릿수 승수 고지를 밟게 된다.
공교롭게도 곽빈이 시즌 9승을 따낸 상대도 한화였고 장소도 대전이었다. 곽빈은 지난 1일 한화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2피안타 1피홈런 1볼넷 1사구 10탈삼진 1실점 호투로 두산의 승리를 견인했다.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는 하나 더 있다. 곽빈과 이날 선발 맞대결을 펼치는 상대는 지난 1일과 동일하게 한화가 자랑하는 특급 유망주 문동주다.
문동주도 프로 2년차인 올해 19경기 6승 7패 평균자책점 3.39로 성공적인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고 있다. 지난 1일 두산전의 경우 5이닝 5피안타 1피홈런 4탈삼진 2실점으로 제 몫을 해줬지만 패전의 멍에를 쓰며 곽빈과 희비가 엇갈렸다.
곽빈은 지난 1일 경기 종료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문동주가 나보다 후배지만 더 좋은 투수라고 생각해 배울 건 배우자라는 마인드로 던졌고 너무 즐거웠다"고 선의의 경쟁을 펼친 문동주를 치켜세웠다.
이승엽 감독은 12일 게임에 앞서 취재진에게 곽빈의 문동주 관련 발언을 전해 들은 뒤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최고의 무기는 겸손이다"라며 "(곽빈이) 속으로야 그런 마음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똑같이 말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곽빈이 (지난 1일 한화전에서) 승리투수가 됐으니까 서로를 존중해 주는 게 보기 좋다. 속으로는 본인이 최고라고 생각할 것 같다"고 웃은 뒤 "곽빈의 모습이 정상적인 프로 선수로서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다. 성적도 정말 좋다"고 강조했다.
이승엽 감독은 그러면서 현재 팀 투수진을 향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두산은 라울 알칸타라-브랜든 와델-곽빈으로 이어지는 1~3선발이 원활하게 돌아가면서 치열한 순위 다툼에서 승수를 쌓을 수 있는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알칸타라, 브랜든, 곽빈까지 원 투 쓰리가 안정적으로 돌아가면서 선발 로테이션 운영에 굉장히 도움이 되고 있다"며 "알칸타라가 최근 3경기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그래도 많은 이닝을 던지면서 제 몫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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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