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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팀 타율 1위' 삼성의 공격엔진 김현준, "이정후 선배님과 비교? 한참 멀었어요"

기사입력 2023.08.11 10:00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투·타 동반 부진 속에서 전반기를 마무리한 삼성 라이온즈가 후반기 들어 타격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 11일 현재 후반기 팀 타율 0.320으로 리그에서 가장 수치가 높다. 4할대 타율로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 중인 구자욱, 김성윤 등 여러 선수가 힘을 모으는 상황 속에서 이 선수의 이름이 눈에 띈다. 바로 외야수 김현준이다.

2021년에 1군 무대를 처음 밟은 김현준은 2년 차가 된 지난해 118경기에 출전하면서 363타수 100안타 타율 0.275 22타점 OPS 0.715를 기록했다. FA(자유계약)로 팀을 떠난 박해민(LG 트윈스)을 대신해 중견수로 나서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적응해갔다.



그러나 새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시범경기에서 부상을 입은 김현준은 오른쪽 유구골 골절 진단을 받았고, 2개월간 회복 및 재활 과정을 밟은 끝에 남들보다 늦게 시즌을 시작했다. 11일 현재 시즌 성적은 62경기 251타수 78안타 타율 0.311 2홈런 25타점 OPS 0.741.

5월만 해도 잠잠했던 김현준이지만, 날씨가 더워질수록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후반기에도 17경기 76타수 25안타 타율 0.329 13타점 OPS 0.760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일각에서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부상으로 이탈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대신 김현준을 대표팀에 발탁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박진만 감독도 "지금 봐서는 (이정후의 대체 후보로) 1등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팀으로서는 좀 아쉬울 수 있지만, 선수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대표팀에 한 번 다녀오면 그만큼 성장하고 또 향후 성장할 수 있는 커리어가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국가대표로 대회에 출전함으로써 한층 더 성장하고 돌아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김현준의 대표팀 도전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본인도 컨디션이 올라왔다는 걸 느끼고 있을까. 지난 6일 대구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만난 김현준은 "지금은 (모든 공을) 다 치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나쁜 공에도 좀 손이 나가고 하는데, 비슷하거나 애매하면 돌린다.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면 억울하지 않나. 차라리 치고 아웃이 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서 타석에서 어떤 공이든 안타를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으로 임하고 있다"고 최근 자신의 타격을 돌아봤다.

이어 김현준은 "투수들이 2스트라이크 이후에 나를 상대로 유인구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은데, 잘 떨어지는 변화구를 참기 힘들다고 생각해서 그냥 (낮은 걸) 치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현준은 최근 들어 수비에서도 호수비를 선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그는 "이상한 수비를 많이 해서 욕을 많이 먹었는데, 후회 없이 과감하게 하려고 한다"며 "첫 발 스타트도 그렇고 좋은 자세에서 잡게 된 건 타구가 많이 오면서 하다 보니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부상으로 빠진 공백기가 아쉬울 법도 했지만, 늦게 시즌을 시작한 게 체력적인 면에서는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게 김현준의 이야기다. 그는 "오히려 두 달간 빠지면서 체력이 비축된 것 같고, (부정적인 것보다는)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야구대표팀이 대체 발탁을 놓고 고심 중인 가운데, 선수 본인은 대표팀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김현준은 지난 5일 LG전에서 3루타 1개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공교롭게도 이날 류중일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이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류 감독의 라이온즈파크 방문 소식을 몰랐던 김현준은 "나중에 중계를 보면서 알았는데, 정작 당사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웃었다.

대체 발탁 가능성 때문이 아니더라도 김현준은 플레이 스타일이나 포지션 등 여러 면에서 이정후에 가까워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그는 "새 발의 피도 안 된다. 같이 야구를 해 보고, 하는 걸 볼 때면 한참 멀었다. 내가 발전하는 것만큼 (이정후) 선배님도 계속 발전하신다"며 "선배만큼 위협적인 타자는 아닌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보다 지금의 김현준은 표정도,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다. 본인도 이를 느끼고 있을까. 그는 "똑같이 하고 있는데, 팀이 잘 되고 이기니까 좋은 것 같다"고 미소를 지은 뒤 "프로는 결과가 어느 정도 받쳐줘야 하는 것이기에 당장 현재에 집중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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