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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아시아 축구의 무덤?…'715억원 사나이' 김민재는 다르다→주전+우승+인기 다 잡는다

기사입력 2023.07.20 06:00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아시아 축구의 무덤'에서 김민재가 신기원을 열어젖힌다.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한 김민재가 아시아 이적료 1위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나선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바이에른 뮌헨과 5년 계약을 체결한 김민재는 하루 뒤인 19일 독일 남부 오스트리아 국경에 위치한 테게른제의 훈련 캠프에서 오전 및 오후 훈련을 전부 소화했다. 뮌헨 구단은 전통적으로 시즌 시작을 테게른제에서 하며 좋은 성적을 다짐한다. 지난 17일 출국,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뮌헨에 도착한 김민재는 18일 입단 공식 발표가 이뤄지면서 독일 최강팀의 일원이 됐다.

이어 독일 체류 사흘 째를 맞아 드디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뮌헨 구단은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일까지 테게른제 호수의 캠프에서 훈련을 진행할 것"이라며 "바이에른 뮌헨의 새로운 3번 김민재도 같이 훈련하고 있다"고 했다. 구단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김민재는 코치로 추정되는 인물 한 명과 함께 잔디구장에서 오전에 러닝을 진행했다. 김민재는 지난달 15일 기초군사훈련을 위해 논산훈련소에 들어갔다가 지난 6일 퇴소, 곧장 뮌헨 구단이 서울에서 실시한 메디컬 테스트를 받은 뒤 열흘 가량 쉬었다.





이날 훈련이 지난달 초 나폴리에서 귀국한 뒤 소속팀에서 받은 그라운드 첫 훈련인 셈이다. 뮌헨 구단은 이날 김민재와 코치 한 명의 러닝에 영상 담당 직원 한 명을 붙여 그의 러닝 모습까지 동영상으로 담았다.

김민재는 훈련장 내 웨이트트레이닝 장에서 사이클을 타는 등 컨디션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위해 땀을 흘렸다.

'바이에른 맨' 김민재의 시계가 입단식과 함께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특히 뮌헨 구단은 그간 아시아 선수와 좋은 인연을 맺지 못했기에 이번 김민재에게 쏟는 관심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김민재 역시 "꿈의 구단"이라며 뮌헨에서의 성공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이상 스페인)와 세계 3대 명문으로 꼽히며 '레바뮌'에 속해 있는 뮌헨은 앞선 두 스페인 명문 구단과 다르게 아시아 선수를 영입하거나 길러낸 적이 있다. 김민재 이전에 이란에서 3명, 그리고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한 명씩을 1군 무대에 올렸다. 하지만 5명 모두 신통치 않은 활약으로 롱런하지 못하고 이적해 김민재는 얼마나 다를까란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


아시아 선수 중 가장 처음으로 뮌헨에 합류한 선수는 지난 1996 아시안컵에서 4골을 퍼부으며 이란의 한국전(8강) 6-2 대승에 기여했던 대형 공격수 알리 다에이였다. 1998년 당시 분데스리가 팀이었던 아르미니아 빌레펠트에서 26경기 7골로 활약한 그는 1999년 뮌헨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뮌헨과의 인연은 달콤하지 않았다. 독일에 거주하는 수많은 이란 교민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독일 최강팀에서 데뷔했으나 당시 독일 국가대표였던 카르스텐 얀커에 밀려 후보 선수에 그쳤다. 분데스리가 3골 등 총 44경기에 출전해 7골을 넣은 다에이는 분데스리가 우승, DFB 포칼컵 우승 등을 경험했지만 한 시즌 만에 다시 헤르타 베를린으로 이적했다. 

다에이 이후 2004년 바히드 하세미안이 독일 보쿰에서, 2005년 알리 카리미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아흘리에서 뮌헨으로 옮겨 이란 출신 뮌헨 선수의 명맥을 이어갔다. 하지만 둘 역시 다에이의 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세미안은 보쿰에서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뮌헨에서는 15경기 1골에 그치며 한 시즌 만에 하노버로 이적했다. 

카리미의 경우 첫 시즌 27경기에 출전하며 많은 기회를 얻었고, 계약 연장에 성공했으나 2006/07시즌 부상으로 많은 기간 이탈했고 이후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며 카타르 SC로 이적하고 중동으로 복귀했다.

뮌헨 구단의 아시아 4호, 5호 선수는 각각 일본과 한국에서 나왔다. 2009년 감바 오사카에서 클럽 역사상 최초로 만 17살의 나이에 1군 무대를 밟았던 우사미 다카시가 완전 이적 옵션이 포함된 임대 생활을 1군에서 시작하게 된 것이다.





당시 우사미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J리그에서 돌파 능력과 결정력이 좋아 각광받았는데 뮌헨에선 거의 2군에 머물렀다. 우사미는 결국 공식전 5경기 출전에 그쳤고, 뮌헨이 완전 이적 옵션도 행사하지 않으며 감바 오사카로 복귀했다.

한국에선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했던 정우영이 가장 먼저 뮌헨 1군 무대를 밟았다. 고교 3학년 때 뮌헨 U-19(19세 이하) 테스트에 합격, 뮌헨 유스팀에 합류한 정우영은 2018/19시즌 뮌헨 2군에 합류해 주전으로 뛰더니 해당 시즌 11월에 뮌헨 1군에도 콜업돼 경기에 출전했다.

특히 2018/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벤피카전에 교체로 들어가 한국 선수로는 이 부문 최연소 출전 기록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별다른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고 결국 2019/20시즌을 앞두고 프라이부르크로 이적했다가 올 여름 슈투트가르트로 다시 옮겼다.

그야말로 아시아 축구의 무덤이 된 게 뮌헨의 오늘날까지 모습이다. 독일 국가대표를 비롯해 유럽과 남미에서 몰려든 화려한 스쿼드 속에서 아시아 선수들이 기를 펴지 못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다를 것으로 여겨진다. 김민재는 아시아 6호 뮌헨 선수이자, 수비수로는 1호다. 특히 앞서 뮌헨에서 뛴 아시아 선수들이 분데스리가 작은 클럽에서 활약하거나 혹은 아시아 구단에서의 좋은 경기력을 인정받아 뮌헨에 왔다가 쓴 맛을 본 경우하면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나폴리를 우승으로 이끌고 뮌헨과 장기 계약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더 크다.

이적료 역시 뮌헨이 5000만 유로(715억원)를 쏘면서 김민재를 단숨에 아시아 축구 사상 가장 많은 이적료를 기록한 선수로 만들어줬다. 그 만큼 김민재의 기량을 검증했고 향후 롱런할 것으로 내다봤다는 얘기다.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이 콕 찍어 데려왔다는 선수라는 점에서도 김민재는 즉시 주전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김민재는 투헬 감독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뮌헨이 자신을 간절히 원한다는 것을 느꼈다. 실제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훈련장에서 보자마자 "키도 크고, 빠르다"며 천군만마를 얻은 듯한 표정이었다.

아시아 축구에 난공불락처럼 여겨졌던 바이에른 뮌헨에서의 맹활약을 이제 김민재가 써내려가기 위해 출발선에 섰다. 아시아의 스타가 이탈리아 최고 수비수를 거쳐 뮌헨의 별로 올라설 준비를 마쳤다.


사진=바이에른 뮌헨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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