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나의 숨터뷰'는 음악 산업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담아 전하는 엑스포츠뉴스만의 기획 인터뷰입니다. 관객들과 아티스트들의 '숨'으로 가득찬 음악 산업 현장, 그 속에서 뜨거운 열정을 안고 희망을 꿈꾸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아티스트의 손과 발이 되고, 날개를 달아 주는 존재. 웃음과 눈물로 가득한 아티스트의 성장 서사, 그 과정에서 늘 동행하는 매니저의 진심이 감동을 극대화시킨다.
엑스포츠뉴스의 '숨터뷰' 열한 번째 주인공은 연예 기획사 스타팅하우스 윤영찬 매니지먼트 본부장이다.
그는 14년 경력의 아이돌 전문 매니저로서 그룹 포미닛, 비투비, 펜타곤, (여자)아이들, 전소미 등과 함께했다. 현재는 소속사 신인 걸그룹 에이디야(ADYA)의 당찬 행보 속 성장 스토리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 매니저와 아티스트 사이 '신뢰'의 무게감
윤 본부장이 15년 가까운 세월 동안 매니저로서 아티스트들과 함께할 수 있던 비결은 바로 서로 간의 믿음이다. 그저 매니저와 아티스트 사이 '비즈니스 인연'에서 그치지 않고 '인간적인 인연'으로 이어가기 위한 윤 본부장의 노력은 15년째 계속 된다.
지금보다 더 환경적으로나 시스템적으로 열악했던 2000년대 후반, 아이돌 시장은 과도기의 변화 속 모두가 진통을 겪었다. 아이돌 시스템에 대한 이해나 인간적인 공감 없이 호기심만으로 뛰어들었다가는 얼마 지나지 않아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뒤따르던 시기. 단단한 내공과 묵직한 책임감을 안고 버텨내야만 하던 그때 그 시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오랜 세월을 매니저로서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곁을 지키고 이들의 성장 과정에 늘 함께해온 이유. 바로 따뜻한 온기 때문이다.
"물론 매니저와 아티스트가 비즈니스적으로 만난 사이는 맞지만 서로 진심을 다했을 때 온기를 느낀다면 인간적인 인연으로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포미닛, 비투비, (여자)아이들 멤버들을 만나면 일부러 과거 흑역사 시절 이야기를 꺼내서 웃곤 하죠. 그때 그 시절 추억이 지금의 인연을 이어갈 수 있는 힘이 되니까요."
각 팀으로서의 신뢰를 넘어 인간적인 신뢰를 만들 수 있는 힘 역시 윤 본부장이 지닌 장점 중 하나다. 한 배를 탄 팀이라고 해도 저마다 꿈과 고민이 다를 수밖에. 윤 본부장은 멤버 개인의 꿈과 고민을 듣고 나누며 성장을 돕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우리끼리 하는 이야기는 우리끼리만 하고 끝내자'라는 마인드에요. 한 팀이라고 해도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때가 있고, 두세명씩만 따로 이야기를 나눌 때가 있어요. 어떤 상황이든 그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퍼지지 않도록 주의했어요. 어떤 경우라고 해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전달해서는 안 되니까요. 고지식하고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결국 신뢰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영향력 있는 매니저로서 '책임감'의 중요성
지난 과거의 '라떼' 시절, 포미닛 중국 일정을 맞추기 위해 공항에서 무릎을 꿇는가 하면 비투비 막내 육성재 수능 도시락을 싸는 등 수많은 추억 에피소드 속에서 '열정 매니저'로 성장한 윤 본부장. 그 역시도 우여곡절 성장기를 거치면서 힘들고 지치는 날이 많았지만, 결국 또 그 추억들이 그를 웃음 짓게 만든다.
"매니저라는 일을 하면서 힘들고 지친 경우도 많았지만 아직 너무 재밌어요. 지금도 지방 행사 일정에 함께 가는데, 무대 뒤에서 지켜볼 때면 그렇게 뿌듯하고 흐뭇하죠."
그렇게 뒤에서 지켜보기만 해도 든든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윤 본부장은 이제 그의 길을 뒤따르는 후배들을 위한 길라잡이 역할을 자처한다. 물론 자신의 길이 '정답'이라는 것은 아니다. 후배들에게 필요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는 윤 본부장이다.
면접 방식부터 색다르다. 딱딱한 사무실에서 갖춰진 모습만 보여주는 흔한 면접이 아닌 식사를 하거나 티타임을 나누는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 서로의 본모습을 알아보는 방식이다.
"면접이라고 부르기 보다 미팅이라고 표현해요. 밥 먹고 커피를 마시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그 사람의 실제 모습이나 진심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죠. 회사에서 각 잡고 15분 정도 이야기를 나눌 때는 알아보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윤 본부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책임감'이다. 연예인이 궁금해서, 엔터테인먼트 회사 시스템을 알고 싶어서 문을 두드리는 이들이 아닌 진심으로 아이돌 매니저로서 책임감을 갖고 있는 이들을 찾는다.
◆ 베테랑 매니저가 되기까지 '성장'의 원동력
그 역시도 현재 소속사 대표이자 큐브엔터테인먼트 근무 당시 윤 본부장을 매니저로서 성장케 한 임용운 대표의 가르침이 크게 작용했다고. 이날 모든 이야기의 끝은 임용운 대표로 귀결될 만큼 윤 본부장의 모든 생각과 가치관의 배경에는 임 대표의 영향력이 상당했다.
"매니저로서 시작부터 지금까지 과정을 함께해준 대표님이 저를 성장시킨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대표님의 섬세하고 디테일한 면을 따라하기 벅찬 시절도 있었지만, 그때 그 가르침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어요."
"매니저가 단순하게 운전하고 커피 심부름하는 역할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단단하게 알려주신 분이에요. 한 단계 더 나아가 생각하라고 강조하셨죠. 시키는 것 이상으로 생각을 해야 매니저로서 더 크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신 분이에요. 저 역시도 대표님의 뜻을 따라 후배들에게 늘 '생각'을 하라고 조언합니다."
◆ 'K팝 아이돌'의 성장을 지켜보는 'K-매니저'의 자부심
수많은 선배 매니저들이 다져온 길, 그 뒤를 이어 윤 본부장이 새롭게 세운 역사들이 더해져 매니저 업계 역시 한층 더 단단하게 정착됐고 성장했다. 윤 본부장은 K팝 아이돌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매니저로서 더욱 큰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자랑했다.
"매니저라는 직업이 힘들다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물론 힘들기는 하지만 K팝 시장에서 매니저라는 존재가 없어서는 안 될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만큼 자부심을 갖고 많은 분들이 매니저의 꿈을 키웠으면 좋겠어요."
윤 본부장 역시 지금도 새로운 꿈을 키우며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포미닛, 비투비, (여자)아이들의 성공 신화를 이뤄낸 윤 본부장이지만 매니저로서 그의 꿈과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현재 스타팅하우스 신예 에이디야의 성장과 성공을 위해 전력질주 중이다.
"에이디야의 성장을 보여주고 싶어요. 인지도가 쌓이고 인기가 많아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도 충분히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 하고 끼도 많은 친구들이지만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과 회사의 서포트 그리고 팬들의 사랑 속에서 무궁무진 성장해 나가는 에이디야의 모습을 기대해 주세요."
에이디야의 성장을 돕기 위해 윤 본부장과 역사를 함께한 아이돌들이 힘을 합칠 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자아내기도. 비투비, (여자)아이들 등이 에이디야의 데뷔곡 '퍼(Per)' 챌린지를 통한 '내리사랑'이 바로 그런 벅찬 감동을 배가시킨다.
"저와 인연이 있는 아이돌 친구들이 에이디야와 함께 챌린지를 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어요. 특히 에이디야가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여자)아이들 데뷔곡 '라타타(LATATA)' 커버 무대를 했을 때 기분이 몽글몽글했어요. 이때 '엠카운트다운' MC를 맡고 있는 미연이 '우리 무대 커버해줘서 고마워요'라며 멤버 한 명씩 안아줄 때 감동했죠."
스텝 바이 스텝, 한 계단씩 성장해온 윤 본부장에게 에이디야는 "꿈이자 미래, 포트폴리오"라는 자부심이다. 로드 매니저부터 매니지먼트 본부장이라는 자리에 이르기까지 달려온 그가 앞으로 보여줄 선한 영향력에 기대가 모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 방탄소년단 앨범 등을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해서 전시를 하고 제 이름까지 벽면에 새기게 되었어요. K팝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벅찼죠. 앞으로도 천천히 하나씩 만들어가면서 선한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스타팅하우스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