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유준상 기자) 말 그대로 최악이었다. 삼성 라이온즈가 투-타 그 어느 것도 수확이라고 할 만한 걸 찾기 어려울 정도로 참담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삼성은 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10차전에서 4-10으로 패배했다. 6연속 루징시리즈 및 4연패를 확정했고, 시즌 성적은 27승45패(0.375)가 됐다.
삼성으로선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을 선발로 내세운 경기였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연패 탈출을 바라봤다. 이날 경기 전 박진만 감독도 "항상 뷰캐넌이 에이스답게 연패를 끊어줬기 때문에 오늘도 에이스다운 모습으로 연패를 끊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초반까지는 나쁠 게 없었다. 1회말 강민호의 1타점 적시타로 먼저 주도권을 잡았고, 뷰캐넌은 3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그러나 3회말부터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갔다. 무사 1·2루에서 호세 피렐라의 타구가 2루수 쪽으로 향했는데, 한화 2루수 정은원이 노바운드로 타구를 잡아낸 뒤 2루로 송구했다. 이미 3루에 도달해 있었던 2루주자 김현준은 결국 포스 아웃.
삼성 입장에선 긍정적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주루 플레이였다.
여기에 삼성은 4회초와 5회초 노시환에게 연타석포를 맞아 와르르 무너졌다. 4회 노시환의 솔로포를 포함해 2점을 헌납한 데 이어, 5회 노시환의 스리런 홈런으로 순식간에 두 팀의 격차는 4점 차로 벌어졌다. 뷰캐넌이 내려간 이후에도 불펜이 6회부터 3이닝 연속 실점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균열이 발생했다. 삼성은 1-8로 끌려가던 8회초 2사 만루에서 정은원의 1루수 땅볼 때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던 투수 김대우가 1루수 오재일의 송구를 놓쳤고, 그 사이 주자 2명이 홈을 밟아 2점을 내줬다.
경기 중반에 접어들면서 승부의 추가 한화 쪽으로 기울어지기는 했지만, 집중력을 잃은 선수들의 플레이에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대우의 포구 실책을 포함해 이날 삼성은 3개의 실책으로 '자멸'했다.
삼성 구단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총 1만8151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경기 중반까지 3루 관중석을 지키던 홈 팬들은 9회 이전에 자리를 떴고, 라이온즈파크에는 한화 팬들의 응원가가 크게 울려 퍼졌다.
9회말 조민성-김현준-안주형의 1타점 적시타가 삼성의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7월 첫 날부터 선수들과 팬들 모두 예전 왕조를 구축하던 삼성 야구의 씁쓸한 현실을 마주해야만 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