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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남명렬·이상윤·카이 '라스트 세션', 유신론VS무신론 깊어진 논쟁 [종합]

기사입력 2023.06.22 12:53 / 기사수정 2023.06.22 17:0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연극 ‘라스트 세션’이 기존 배우들과 새로운 배우의 하모니를 통해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인다.

'라스트 세션'이 7월 8일 대학로 TOM(티오엠) 1관에서 개막한다. 

미국 극작가 마크 세인트 저메인, 아맨드 M. 니콜라이의 저서 ‘루이스 vs. 프로이트’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C.S. 루이스의 가상의 논쟁을 그리는 2인 극이다.

국내에선 2020년 초연했고 2022년 재연을 거쳤다. 관객이 직접 선정하는 제16회 골든티켓어워즈 연극 부문을 수상했다. 안소니 홉킨스, 매튜 구드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돼 오는 12월에 개봉한다.



초연, 재연에서 활약한 신구와 재연에 무대에 올랐던 남명렬은 프로이트 역을 맡는다. 초연과 재연에 출연한 이상윤과 7년 만에 연극으로 돌아오는 카이가 루이스를 연기한다.

신구는 22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 집 다목적홀에서 진행한 연극 ‘라스트 세션’ 기자간담회에서 "더 좋게, 즐기실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 부족하고 미진하게 생각되는 부분이 늘 많았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채우고 메워 이번에 더 잘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라스트 세션'을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꼽은 신구는 "매번 다 좋다고 이야기한다"라며 웃었다.

신구는 "이번이 세 번째다. 그런데도 서로 모여 우리가 대본을 계속 읽어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에 있다. 오래 토론하는데 쉽게 답이 안 나오는 부분이 있다. 아무리 명확하고 확실하게 발음하고 대사를 전달해도 관객이 어떻게 우리가 말하는 걸 이해할 수 있을까 의문이 생기더라"고 했다.


이어 "이번 공연은 미진한 부분을 채워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특히 대사를 명확하게 확실하게 전달해 관객이 편하고 즐겁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대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라며 중점을 둔 부분을 언급했다.



남명렬은 "파크컴퍼니가 처음 시작하고 얼마 안 된 시점에서 5년 전쯤 이 작품을 읽어봐달라고 내게 얘기한 적이 있었다. 대학로에서 인기 있는 드라마와 이야기의 진행 등이 다르더라. 이제 막 시작하는데 좀 더 대중성 있는 작품을 해야 회사가 발전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우려했다"라고 떠올렸다.

그는 "1년 반쯤 후에 내게 이 작품을 같이 하자고 했다.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작품을 좋아한다. 작품성 자체에 대한 우려는 없었다. 단지 관객이 얼마나 좋아해 줄까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막상 올리고 나니 관객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연극을 좋아하는 관객들이 치열한 지적 토론을 즐기는 걸 좋아한다고 느꼈다"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올해 88세인 신구는 "자연인으로서 죽을 때가 가까워지지 않았나. 누구도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이게 마지막 작품일 수도 있다. 힘을 남겨두고 죽을 바에는 여기에 쏟고 죽자 하는 생각도 있다. 이건 내가 선택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는 모르지만 지금 심정은 그렇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젊은 배우들이 꾀부리지 않고 열심히 하니 내가 고맙다. 내가 오히려 힘을 받고 이 작품이 아주 잘될 것 같다. 보는 분들이 지난번 공연보다는 편하게 이해하면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남명렬은 "2020년에 초연에 참여했고 삼연에 다시 하게 됐다. 이상윤, 카이 배우와 만나서 연습하고 있다. 이상윤의 연기가 깊어졌다. 프로이트와 루이스가 자기의 신념을 가지고 논쟁하는데 어느 순간 루이스의 얘기에 설득 상했다. 이상윤 배우가 연기하는데 '그거 맞는 것 아냐?' 해서 대사를 놓친 적 있다. 대사가 갑자기 생각이 안 나더라. 이상윤의 연기가 굉장히 깊어졌다"라며 칭찬했다.



카이에 대해서는 "카이 배우만의 활력이 있다. 자기가 가진 신념, 유신론에 대한 신념이 활력있게 다가와 이번 공연이 기대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상윤은 "부담감이 있다. 공연할 때마다 최선을 다해 당시에 할 수 있는 걸 다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음 시즌을 하기로 할 때 '저번 시즌에 다 한 것 같은데 뭐가 또 있을까' 한다. 뭐가 많이 있더라. 아직 많이 있다는 걸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지난 시즌에도 정말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삼연 역시 연습할 때마다 또 많이 있다. 끊임없이 해도 계속 있다. 시작하기 전에는 부담됐는데 연출부와 배우들과 얘기하다 보면 지난 시즌과 다르게 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안 가져도 되겠더라"고 이야기했다.

삼연까지 출연을 결정한 계기로는 "처음에는 고민했다. 작품에 대한 고민보다는 연극을 많이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새로운 작품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상윤은 "처음에는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무렵 신구 선생님과 식사 자리를 가졌다. 선생님이 내가 혹시 안 할 수 있다는 건 전혀 생각하시지 않더라. 같이 하는 전제 하에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을 하셨다. 처음에는 '네' 하면서도 '그렇게 하겠습니다'까지는 못했다. 계속 말씀하시니 이렇게까지 선생님이 같이 하는 거로 전제하시고 믿고 계셔서 안 한다고 하면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서 자리가 끝날 때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결정이 됐다"라며 과정을 언급했다.

그는 "같이 호흡하다보니 결정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앞에 두 번 보다 기대된다"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이상윤은 "신구 선생님과 세 번째 연기를 하면서 확실하게 느낀 게 있다. 늘 겸손하게 기본으로 돌아가 연습에서 보여주시는 걸 보면서 많이 배웠다. 어찌 보면 시작점을 달리 해서 그 위를 보면서 연기할 수 있는데 늘 기본으로 돌아가신다. 훨씬 어린 나나 연출부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시는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라며 대선배인 신구를 보며 느낀 점을 고백했다.

이어 "최근에 선생님이 하신 연극을 보러갔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선생님에게 익숙해져서 같이 하는 선생님이라고 생각했는데 '아 맞다, 이런 배우였지' 하고 압도당했다. 연습 때는 똑같이 기본으로 돌아가 하시는 거 보고 당연한 얘기지만 까불지 말고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다짐했다.

남명렬에 대해서는 "선생님과 3년 만에 만났는데 유신론이었다 무신론이 되신 사람으로서의 신념이 강하시더라. 날카롭게 연기해주셔서 대단하시다고 생각했다. 굉장히 배려해주시고 저의 이야기를 수용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같은 역을 맡은 카이에게 자극받은 일화도 밝혔다.

그는 "카이 씨는 내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루이스를 접근해줬다. 나는 프로이트와 계속 싸워야지 했는데 카이 배우는 연습 초기 때 사실 루이스는 프로이트에게 배우기 위해 온 것 같다고 얘기하더라. 난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난 '선생님들을 이겨야지' 했는데 그 입장에서 접근하니 달라지더라. 큰 자극이 됐다"고 추켜세웠다.



카이는 "이상윤 배우와 '라스트 세션'으로 처음 대면했는데 대학(서울대학교) 동기다. 자연 계열과 예체능의 차이를 느꼈다. 이상윤 배우의 굉장히 논리적이고 현실에 입각한 체계적인 접근법을 보면서 연극만이 가진 매력을 느껴보고 자극을 받는 좋은 계기가 됐다"며 화답했다.

카이는 "남명렬, 신구 선생님과 만나 뵙기 전에는 어르신들에게 많은 지도를 받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지만 절대 선생님으로서, 선배로서 지도하거나 이끌거나 강요하는 게 없이 말씀하셨다. 배우 대 배우로서 경청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주셔서 감동했다. 젊은 배우들의 큰 지표가 돼주시는 두 분께 큰 존경심과 경외심을 갖게 됐다"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또 "완성도가 깊은 작품이다. 한 명의 연기 무대 스승을 모시면서 2인극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 아주 매력적이어서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있었다"며 7년 만의 연극 복귀작으로 '라스트 세션'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평생을 철저한 유신론자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이 작품이 가진 매력을 크게 느꼈다. 단순히 유신론을 주장하기보다는 프로이트라는,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깨닫는 시기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 작품을 매력적으로 느껴 선택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며 작품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였다.

사진= 고아라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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