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1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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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 아직 보여줄 게 남아 있다

기사입력 1970.01.01 09:00 / 기사수정 2011.06.11 16:00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볼 건 다 보여 준건가. 그렇지 않다.

화려한 복귀였다. 역사상 이런 환대는 없었다. 심지어 한화는 사직 구장에서 컴백 기념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그 정도로 취재진과 야구 팬들의 가르시아에 대한 관심은 컸다. 더욱이 복귀전 상대가 롯데라는 점, 장소마저도 가르시아와 떼 놓을 수 없는 사직이라는 점에서 궁금증과 관심은 더욱 증폭됐다. 그렇게 한화 새 외국인 선수 카림 가르시아가 10일 사직 롯데전서 복귀 신고식을 가졌다.

▲ 가르시아는 가르시아다

가르시아는 이날 복귀전서 5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 4타수 1안타로 복귀 첫 안타를 신고했다. 비록 팀의 6-7패배를 바라봐야 했지만 시차 적응과 컨디션 관리가 여의치 않았다는 걸 감안하면 무난한 출발이었다. 이날 하루만으로도 가르시아는 가르시아였다는 걸 알게 해주는 대목이 있었다.

0-4로 뒤진 2회초. 독수리 유니폼을 입고 친정팀을 상대하는 역사적인 첫 타석. 볼 카운트 1-0서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볼을 냅다 잡아당겼다. 1루수 땅볼이었다. 4회초에도 2구째에 급히 배트를 내다가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100% 풀스윙은 자제했으나 초구부터 과감하게 휘두르는 모습은 여전했다. 그 사이 부산 팬들은 자발적으로 "가~가~가 가르시아~"로 시작하는 가르시아송을 부르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비록 이제 '멕시칸 독수리'가 됐지만 롯데 팬들에게도 여전히 사랑받는 존재였다.

그러나 8회 마지막 타석서 특유의 선풍기 스윙으로 삼진을 당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볼카운트 2-2서 강영식의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크게 휘둘러 헛스윙 삼진, 그 후 보폭을 크게 쿵쿵 내 딛으며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이 역시 가르시아만의 액션이었다. 삼진을 당해도 시원스럽게 당했다.

▲ 툭 건드려 안타를 만들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장면은 따로 있었다. 바로 복귀 첫 안타를 신고했던 6회초였다. 타석이 돌아올수록 가르시아 송이 커지는 가운데 볼카운트 2-1서 장원준의 바깥쪽 공을 밀어쳐 3유간을 가르는 안타를 뽑아냈다. 그답지 않은 콤팩트한 스윙이었다. 지난 3년간 한국 무대를 겪었지만 여전히 가르시아는 뚝 떨어지는 유인구나 급격히 높고 낮은 코스의 볼에 약한 편. 적어도 밀어서 안타를 친 장면에서는 그의 한화 적응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암시를 하기에 충분했다. 

▲ 아직도 남아 있는 것

그러나 아직도 보여주지 않은 게 있다. 일단 화끈한 홈런포다. 가르시아 특유의 오른팔만 사용하는 팔로우 스윙으로 만든 아치는 시원스러움 그 자체였다. 하체를 잘 쓰지 않고 한 팔로 팔로우 스로우를 해 담장을 넘기는 장면은 당연히 한화가 가장 원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최진행 장성호와 시너지효과를 내기 위한 특효약도 역시 가르시아의 홈런이다. 과연 그의 복귀 첫 홈런은 언제 어디서 터져나올까. 참고로 과거 그는 홈런 스윙임에도 홈런이 되지 않는 타구에 오른쪽 허벅지를 갖다 대 일부러 배트를 부러뜨리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한 가지 또 있다. 가르시아는 강견으로 유명하다. 일단 첫 경기서는 강견을 과시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복귀 첫날부터 우익수 수비를 소화했다는 점에서 적어도 당장 컨디션 난조로 지명타자로 갈 일은 없을 듯하다. 어쨌든 이 역시 외야 수비가 썩 강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듣는 한화에 이득이다. 한대화 감독은 3루 수비가 되는 외국인 타자를 꾸준히 원했으나 일단 가르시아가 합류하면서 한화의 외야수비도 한층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타구 위치 선정 능력은 보통 수준이지만 가르시아의 간결하고도 강하고 정확한 송구는 우리나라 일부 수비력이 약한 야수들이 느끼고 배울 필요도 있다.

그리고 어쩌면 더 중요한 것. 바로 새로운 홈인 대전 팬들의 응원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화 응원단 측은 이미 가르시아 송을 활용해서 그의 응원가를 편집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가르시아는 이미 전국구 스타 외국인 선수로 발돋움했기 때문에 한화는 성적뿐 어니라 흥행과 관중 유치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르시아의 대전 데뷔전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사진=롯데 시절의 가르시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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