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김의철 사장이 대통령실의 수신료 분리징수 권고에 대해 철회를 요구한 가운데, KBS 콘텐츠의 경쟁력에 대해 언급했다.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아트홀에서 수신료 분리징수 권고 관련 KBS 사장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KBS 김의철 사장, 최선욱 전략기획실장, 오성일 수신료국장이 참석했다.
이날 김의철 사장은 타 채널과 비교해 KBS 드라마와 예능의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뼈 아픈 지적"이라며 "근본적으로 KBS의 이슈가 되고 있는 수신료 재원을 살펴보면 공적 재원이 45%, 나머지는 콘텐츠나 광고 수입이 기반으로 규모가 약 1조 5천억 원 대"라고 운을 뗐다.
이어 "KBS는 예능과 드라마의 경쟁력에 상당히 노력하고 있지만 힘에 부치는 면이 있다. 현재 제작 환경을 살펴보면 편당 엄청난 제작비가 든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재정적으로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에 뒤처지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막장) 가족극, 일일극 소재 역시 내부에서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슈 중 하나다. KBS는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고, 매너리즘적인 코드가 아닌 새로운 코드를 고민 중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선욱 전략기획실장은 "KBS의 역할을 놓고 두 가지 견해가 있는 것 같다. 드라마나 예능의 경쟁력이 줄고 나서 화제가 되는 프로그램을 요구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우리 생활의 밀접한 이야기를 해달라는 시청자분들도 있다. 이에 대해 저희는 공영방송의 역할이 후자에 더 닿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KBS의 경쟁력을 어떻게 볼 것인가 데이터로 볼 때 KBS 1TV와 2TV는 국내 224개의 집계 채널 중에서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상위권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또 KBS를 매일 이용하는 우리 국민들의 일일 시청 시간은 2시간이 넘는다. OTT 플랫폼 넷플리스가 월평균 한 달에 10시간 내외라고 볼 때, 견줄 수 있는 수치다"고 설명했다.
최 전략기획실장은 "KBS (콘텐츠가) 재미가 없을 수 있지만 우리 사회에 조금 더 가까이 있는 역할로서 공영방송은 필요하다고 본다. 상업 매체와의 비교로 중요함을 판단하기 보다 고유의 역할을 묻고 판단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김의철 사장은 "KBS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외풍에 시달려왔고 그때마다 KBS 구성원들은 싸워왔다"며 "만일 전일 정권에서 사장으로 임명된 제가 문제라면 제가 사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또한 "대통령과의 면담을 정식으로 신청하고, 관련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 그리고 KBS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수신료 징수 방식에 대한 정식 논의하자"고 덧붙였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5일 한전이 전기료와 통합 징수해 온 KBS 수신료를 분리 징수하도록 법령을 개정하라고 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에 권고했다.
사진 = KBS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