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대한민국 현역 최고 포수를 향한 국민타자의 믿음은 밖에서 보는 것 이상으로 두터웠다. 6년 152억 원이라는 거액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4차전에 앞서 공식 인터뷰 중 양의지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칭찬을 쏟아냈다.
이 감독은 "개막 후 우리 투수들의 볼넷 숫자나 팀 평균자책점, 선발진의 많은 퀄리티 스타트까지 지난해보다 좋아지고 있는데 이 비결은 양의지의 힘이 아닐까 싶다"며 극찬했다.
양의지는 이 감독의 칭찬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이날 공수에서 펄펄 날았다. 타격에서는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른 것은 물론 투수들을 안정적으로 리드하면서 팀의 9-6 승리를 견인했다.
승부처였던 4회말 두산이 6-4로 앞선 무사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이형범은 경기 후 "양의지 형의 리드를 믿고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선배를 향한 고마움을 전했다.
두산은 이날 키움을 꺾으면서 5연승을 내달리고 주중 3연전 위닝 시리즈를 확보했다. 또 NC 다이노스를 제치고 5위에서 4위로 올라서는 기쁨을 맛봤다.
이 감독은 최근 두산의 상승세에는 양의지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보고 있다. 시즌 초반 타격감이 완전치 않은 상태지만 마운드가 매끄럽게 돌아가고 있는 데는 '포수 양의지'의 존재감 덕분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이 감독은 "양의지가 타격은 본인이 생각했던 만큼 올라오지 않아 답답했겠지만 이 부분을 투수 리드로 충분히 커버해 줬다"며 "우리가 팀 공격이 다소 부진했음에도 투수들의 활약으로 현재 성적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또 "양의지는 더 이상 해줄 말이 없다. 포수 마스크를 쓰고 게임을 뛰는 것만으로 우리 팀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며 "타격까지 더 잘 쳐주면 금상첨화지만 더 잘하기를 바라는 건 욕심인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양의지가 몸값을 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주저 없이 "그 이상을 해주고 있다. 보여주는 성적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답했다.
양의지는 지난겨울 6년 총액 152억 원의 초대형 FA 계약을 맺고 5년 만에 두산으로 돌아왔다. 2018 시즌 종료 후 첫 번째 FA 자격을 취득해 NC 다이노스로 이적하면서 '두산의 양의지'를 다시 보는 건 쉽지 않아 보였지만 이 감독의 구애와 두산 구단의 적극적인 투자로 '양의 귀환'이 이뤄졌다.
이 감독은 다만 "모든 평가는 양의지의 계약 기간이 끝난 다음에 평가를 해야 한다. 이제 30경기를 조금 넘겼는데 현시점에서 평가하는 게 합당치 않다. 양의지를 향한 평가는 6년 뒤 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사진=고척, 김한준 기자/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